최근에 8년 넘게 가던 정육점의 고기 수준이 점점 떨어지는 것 같아서 새로운 정육점을 트고 있었습니다. 예전의 그 맛이 안나는 때가 두번 세번 이어지면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는거겠죠.
저렴한 부위부터 사서 먹어보면서 찾아나가봅니다. 돼지는 전지 목살 삼겹살 소는 국거리 위주로요.
그런 중에 좀 가격이 나가긴 하지만 꾸준히 질이 좋던 정육점을 찾아 제 여정의 종착지, 마지막 단계인 채끝을 사 봤습니다. 물론 명절특집겸 겸사겸사..
투쁠 등급의 채끝입니다. 이틀 전에 들어왔다네요. 손질하면서 가장 바깥쪽 지방을 걷어낸 후에 계량하는걸 보고 당분간 계속 이 집을 가게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했어요. 워낙 양심리스한 고깃집을 많이 가서 그런가..
저는 코팅팬 러버라서 코팅팬으로 조리했습니다. 마이야르 오우 마이마이야르...
소고기에 무슨 파채냐 고기에 대한 모독이다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최근에 가벼운 파채 소스 시판품을 찾아서 그걸로 버무려 먹고 있습니다. (화면에 소스 봉지가 있는데 저거 아닙니다 ㅠㅠ)
은은하게 달고 산미가 도는 간장베이스의 소스인데, 밍밍하지 않고 감칠맛이 제법이라.. 역시 과학의 맛이군 고개 끄덕 한번하고 씁니다.
대충 가위로 슥슥 잘라서 먹습니다. 지방양이 많아서 금방 포만감이 옵니다. 등급이 좀 낮은걸 사야 더 많이 먹을 수 있는데... 어흥..
얼마나 벌어야 이런걸 별 생각없이 사먹을 수 있을까 상상했지만 할 수 있는게 로또 밖에 없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네요. 열심히 벌고 모아서 연말에 한번 더 사먹도록 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