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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익스프레스에서 200mm짜리 웨이퍼를 사서, 제품 사진 배경 소품용으로 잘 썼습니다. 웨이퍼가 조금만 더 컸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던 차에, 200mm 웨이퍼를 팔았던 판매자가 300mm 웨이퍼를 나름 괜찮은 가격에 판매하는 걸 발견, 바로 샀습니다. https://gigglehd.com/gg/7689746
그랬더니 이렇게 흉칙한 게 왔네요.
원래 쓰던 것도 다이가 생각처럼 안 예쁘다고 궁시렁거렸는데 쓰다보니 그럭저럭 쓸만했거든요? 그런데 저 시뻘겋고 새까만 건 도저히 쓸 수가 없어요.
판매자한테 디스폿을 걸고 '색갈만 다르고 똑같은 물건이다' '반품은 니가 배송료 내라' 등등의 설전이 오가는 건 둘째치고, 일단 이걸 어떻게든 살려봐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리플 중에 아세톤에 담그면 빠질 것 같다는 말이 있어서 시도해 봤습니다.
저 빨간색이 입혀진 부분과 정상 웨이퍼의 색(?)이 남아있는 부분을 만져보면 질감/촉감의 차이가 전혀 없어서, 이게 과연 아세톤 정도로 빠질만한 성질의 것인가 미심쩍었으나, 아세톤은 2000원 밖에 안 하니까요. 아세톤에 담궜다고 녹아서 없어질 웨이퍼도 아니고요.
다이소 2000원 짜리 아세톤에 얼마나 담궈야 할지는 모르겠지만요.
대충 1시간 쯤 뒤에 가 보니 아세톤의 색이 변했습니다. 원래 투명색이었는데 지금은 허연 국물 같은 게 떠다니고 있군요.
저 쟁반이 음식물 쓰레기 말리는 용도로 쓰던거라, 웨이퍼, 쟁반, 아세톤 중 무엇이 작용한 것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어쨌건 뭔가 변화하고 있으니까 효과가 있는건가 싶어서, 웨이퍼 표면을 손가락으로 살살 문질러 봤거든요.
그랬더니 깨졌습니다. 웨이퍼 오른쪽의 반사가 괜히 영롱해 보여서 살짝 짜증이 나는군요.
아세톤은 효과가 없는 것 같고, 저렇게 깨진 웨이퍼는 정이 떨어져서라도 쓸 생각이 없어서 그냥 버리기로 했어요. 배달 음식의 1회용 접시 위에다가 저 조각들을 올려가며 치우는데.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손가락으로 좀 눌렀다고 웨이퍼가 깨지나? 이게 그렇게 약한 물건이었나? 하고 더 눌러봤더니-
와장창.
쟁반이나 일회용 접시나, 평평하지 않고 빈 공간이 있어서 웨이퍼가 깨질만한 공간이 충분히 나오다보니 이렇게 된 거라고 해석 중입니다.
가끔 마누라한테 장난칠때 손가락으로 옆구리를 찔러 보는데, 맹세코 그때의 1/10 만큼도 힘을 안 줬거든요? 웨이퍼가 참 약한 물건인가 봅니다.
그리고 마누라한테 왜 이런 짓을 부엌에서 하냐고 잔소리를...
집에 애가 오면 이런 영양가 없고 정신나간 짓은 안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