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은 화목보일러를 씁니다. 시골 사는 사람들한테 딱 어울리는 난방기구죠, 그치만 나무 값도 비싸고 장작 패고 나르는 것도 일이라서 꽤나 고된 일이기도 합니다.
오늘도 평소처럼 시내에서 공부를하고 집에 온 후 마당으로 나가 강아지 고양이를 대리고 놀고있는데, 집 앞 숲길에 있는 버드나무 고목이 눈에 띄더라구요. 바짝 말라 비틀어진게 불쏘시개로 적당하겠다 싶어서 냉큼 가서 집어들었는데
비록 작지만 뿌리도 내리고, 잎파리도 피우고.. 생명력이 참 대단하더라구요. 다 썩어 비틀어진 고목에서.. 그렇지만 이대로 두었다간 부모님 중 한분에 의해서 몽땅 화목보일러로 입장할게 뻔해서, 이 가지만 잘라서 옮겨 심어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톱질하다가 엄지손가락까지 썰어버릴 뻔 했네요 ㄷㄷ)
전에 동네 할아버지께 씨감자 단면에 나뭇재를 발라서 심으면 병균을 막아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던게 생각이 나서 나뭇재도 한번 슥슥 발라줬습니다.
흙도 좋고 낙엽도 많은 옆산에 심어주고 싶었는데, 윗 집 아저씨가 매년 봄마다 농약을 잔뜩 치던게 생각나서 그냥 저희 집 옆마당에 심어줬습니다. 흙이 말라보여서 걱정했는데 파보니까 생각보다 물기가 많아서 썩 괜찮을 것 같더라구요. 물도 흠뻑 적셔줬는데, 모쪼록 잘 자라주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나무 심는 일을 도와준 제 조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