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네티즌이 두루마리 휴지에 샤오미 미밴드3를 둘러놓은 채로 심박수 측정 기능을 작동시켰더니, 분당 86회의 맥박이 측정되었다고 합니다. 이에 미밴드3의 심박수 측정 기능이 엉터리가 아니냐는 논란이 중국에서 일고 있다네요.
기본적으로, 스마트밴드 또는 스마트폰 등의 장치에서 인체의 분당 심장박동횟수를 알아내는 원리는 병원에서 사용하는 맥박산소측정기(Pulse oximeter)의 그것과 상당히 유사합니다. 인간의 혈액 속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혈색소(hemoglobin)는 산소를 운반하고 있을 때와 운반하지 않을 때 흡수하는 빛의 스펙트럼이 서로 다릅니다. 맥박산소측정기는 이 원리를 이용한 장치로, 660 nm의 붉은빛과 910 nm의 적외선을 손끝이나 귓볼의 모세혈관에 비추었을 때 반사되어 돌아오는 붉은빛과 적외선의 비율을 통해 혈액내 산소 포화도를 계산하지요. 이때, 맥박산소측정기의 센서가 탐지하는 신호의 강도는 각 순간의 혈압에 비례합니다. 따라서, 일정 시간동안 탐지한 센서의 신호에서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피크치의 빈도를 세기만 하면 그것이 바로 심박수가 됩니다.
(2차 출처 : https://www.quora.com/How-do-optical-heart-rate-sensors-work)
스마트밴드 등에서 사용하는 심박수 센서는 여기에서 착안하여, 피부 아래의 혈관에 빛을 비추었을 때 반사되어 돌아오는 빛의 신호강도를 근거로 심박수를 탐지하지요.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바로 이렇게 반사되는 빛의 양은 착용자의 움직임 등 여러 다른 요소에 의해서도 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스마트밴드의 심박수 측정 정확도에 대한 지적은 예전부터 나왔습니다. 특히 격렬한 운동 중이나 직후와 같이 심장이 빠르게 뛰는 상황에서 몇몇 스마트밴드의 심박수 측정 정확도는 50% 미만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아예 무생물인 휴지에서 맥박을 측정해낸 것은 뭔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아무래도 스마트워치가 손목과 딱 밀착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심박수를 측정하려고 센서의 신호를 과도하게 증폭하거나 혹은 미세한 요동조차 맥박으로 인식하도록 설계했는데, 이로 인해 노이즈에 불과한 신호를 맥박으로 인식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하여튼, 중국 SNS에서는 두루마리 휴지 외에도 물병이나 종이뭉치 등 각종 원통형 물건에 스마트워치를 밀착시켜 심박수 측정을 시도하는 인증샷이 유행이라고 하네요. 결과는 (당연하지만) 제품과 환경에 따라 각각 다르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결과들을 볼 수 있으면 재미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