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칩이 인텔이 생산할 것이라는 오래된 소문
애플 아이폰은 완전한 인텔 인사이드가 될까요? 애플이 인텔로 파운드리를 바꾼다는 소문은 몇 년 전부터 반도체 업계에서 돌고 있었습니다. 8월만 해도 애플의 다음 칩인 A11이 인텔 10nm가 될거라는 추측이 난무했습니다.
인텔은 다른 회사의 반도체 칩의 제조를 위탁하는 파운드리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큰 성공을 거뒀다고는 말하기 어렵습니다. 만약 애플을 파운드리 고객으로 유치하는 데 성공한다면 파운드리 사업은 단숨에 탄력이 붙습니다. 따라서 인텔이 애플에 접근하는 건 확실합니다.
예전부터 아이폰 7에 인텔 무선 모뎀이 들어간다는 보도는 계속 나왔고 실제로 인텔 제품이 들어갔습니다. 정확히는 인텔 무선 모뎀을 쓴 모델과 퀄컴의 CDMA를 쓴 2가지가 있습니다. 모델 모듈 제조사끼리 호환되지 않으니 2개의 공급 업체를 쓰는 건 네트워크의 문제입니다.
이번 아이폰 7에서 인텔은 아이폰의 부품 공급을 할 수 있었습니다. 모뎀 모듈 중 베이스 밴드 모뎀 프로세서는 모바일 SoC와 함께 스마트폰의 핵심 반도체로 칩의 단가도 비쌉니다. 이걸 획득한 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이것은 인텔 무선 사업부에 있어서 아이폰에 다시 진입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인텔의 무선 모뎀 사업은 원래 인피니언에서 인수한 곳이고, 인피니언은 3G 시절 아이폰에 모뎀 모듈을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인텔의 LTE 모뎀 솔루션
스마트폰에서 중요한 2개의 칩 중 하나인 베이스밴드 프로세서는 아이폰 7에서 인텔이 상당수를 차지하게 됐습니다. 그럼 다음 질문은 애플 Ax 시리즈 모바일 SoC를 인텔이 가져갈 수 있냐는 것입니다. 아이폰의 모바일 SoC는 그동안 삼성과 TSMC에서 제조했습니다. 그러나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에 착수하면서 애플에 SoC 생산을 강력하게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텔, TSMC, 글로벌 파운드리의 공정 로드맵
인텔의 가장 큰 과제는 팹 용량을 채우는 것
인텔은 현재 반도체 팹의 용량을 어떻게 채우냐는 큰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인텔은 지금까지 PC 시장을 확대를 배경으로 공장 생산 능력을 늘려 왔습니다. 이렇게 하면 평균 다이 크기를 유지하며 프로세스를 미세화해 성능과 기능을 향상한 PC용 칩을 생산, 팹 가동률을 높게 유지해 수익을 내고, 이로서 방대한 규모의 팹 투자를 지속해 왔습니다.
그러나 PC는 세계적으로 부진한 상황이며 성능에 대한 수요도 줄어들었습니다. 일반 사용자가 성능에 대한 수요가 약하면 칩의 다이 크기를 크게 유지하면서 성능과 기능을 높일만한 동기 부여가 약해집니다. 그보다 단가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며 다이 크기는 갈수록 작아집니다.
칩의 다이가 작아지면 팹의 생산 능력이 남아돌게 됩니다. 생산 수요가 줄어 매출이 감소하면 팹에 엄청난 투자를 유지할 수가 없게 됩니다. 그러면 첨단 공정의 팹을 유지한다는 인텔의 장점이 없어집니다.
첨단 공정의 미세화로 트랜지스터 당 비용을 줄이는 것이 인텔의 전략이며, 제품 수요를 유지하는 게 이 전략에서 필수입니다.
인텔에 있어 타격이었던 건 스마트폰용 SoC 사업에서 사실상 발을 뺐다는 것입니다. 성장하는 모바일 시장에서 칩 점유율을 확보해 생산 용량을 채우려는 계산이 빗나갔지요.
생산 용량에 맞춰 수요를 확보하는 것.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수단으로 인텔이 시작한 게 파운드리 사업 진출과 프로세서 이외의 제품으로 확대입니다. 파운드리 사업에서 FPGA 시장 최대 규모를 지닌 알테라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또 알테라를 인수해 자사 라인업으로 프로세서 외에 첨단 공정을 쓰는 제품을 확대했습니다. 그러나 알테라를 제외하면 지금까지 크게 눈에 띄는 성공은 거두지 못했습니다.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을 펼치면서 인텔의 IP를 장점으로 내세웠습니다. 여기에는 아톰 계열 CPU 코어의 라이센스도 포함됩니다. 인텔은 아톰 기반으로 작동하는 리눅스 커널과 ARM 바이너리를 x86으로 바꿔주는 소프트웨어 기반도 갖췄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텔 CPU 코어는 모바일에서 성공하지 못했고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ARM과의 제휴를 발표한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인텔은 2016년 8월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기술 컨퍼런스인 Intel Developer Forum (IDF) 16 San Francisco에서 ARM과의 제휴를 발표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ARM 피지컬 IP 플랫폼인 ARM Artisan을 인텔 팹에서 다룹니다. Artisan은 ARM 프로세서를 위한 셀 라이브러리와 메모리 컴파일러 등이 포함됩니다. 또한 ARM 코어의 물리적 설계를 인텔 프로세스에 최적화하는 POP (Process Optimization Pack)도 제공합니다.
ARM이 인텔과 제휴
이 제휴로 ARM이 설계한 CPU IP를 사용한 SoC를 인텔 팹에서 만들기가 쉬워졌습니다. 인텦은 파운드리 사업에서 x86 (IA) 계열 아키텍처에 대한 집착을 그만두는 현실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이 발표와 동시에 LG 전자가 인텔 파운드리 고객으로 참가했습니다. 또한 저렴한 비용으로 모바일 SoC에서 유력 주자로 꼽히는 중국 Spreadtrum도 인텔의 고객이 됐습니다. 인텔의 ARM을 향한 노선 변경에 본격적인 반응이 왔습니다. 인텔이 제조하는 ARM SoC가 스마트폰 시장에 어느 정도 보급될 것으로 보입니다.
LG의 모바일 SoC도 인텔 파운드리의 고객이 됨
무엇보다 인텔과 ARM의 제휴는 ARM 라이브러리 및 CPU IP 프로세스 최적화 설계에 관한 것으로. ARM이 설계한 코어를 사용하는 칩 제조사에 도움이 됩니다. 애플처럼 자체 개발한 마이크로 아키텍처의 CPU 코어를 자사 회로 설계에 넣는 제조업체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인텔과 ARM의 제휴와는 아무 상관 없이, 애플은 원래 인텔 팹에서 Ax 시리즈를 만드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ARM 피지컬 IP와 POP를 갖춘다는 건 인텔 파운드리 전체의 환경을 구축하는 데 있어 중요한 단계입니다. 인텔 파운드리는 원래 표준 셀 라이브러리의 변형이나 IP 라인업, EDA 툴의 지원 등에서 다른 대형 파운드리보다 뒤쳐졌습니다. 인텔과 ARM의 파트너쉽은 에코 시스템을 성숙시키는 계기가 되며 이것은 애플에게 있어 인텔 팹의 매력이 늘어난다는 걸 의미합니다.
인텔 파운드리의 에코시스템이 성숙 중
애플에게 있어 매우 매력적인 인텔의 팹
만약 애플의 Ax 시리즈 SoC가 인텔 팹에서 생산된다면 인텔에게 있어서 장점은 매우 큽니다. 인텔의 모뎀 모듈이 아이폰 7에 팔린 건 매출에는 좋은 일이나 팹 용량을 채운다는 점에선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인텔은 베이스 모뎀을 외부 파운드리에 제조 위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큰 물량을 갖춘 Ax SoC를 인텔에서 제조하면 매출 뿐만 아니라 팹 가동률도 상승하기에 인텔에게 좋은 일입니다. 또 애플 칩을 위탁 생산한다면 인텔 파운드리도 강력한 실적을 갖추게 됩니다.
애플 입장에서 보면 인텔 팹은 나름대로 매력적입니다. 인텔 프로세서는 노드에 붙은 숫자가 같아도, 파운드리 프로세스보다는 더 선진 공정입니다. 성능에서도 첨단 공정이라 공정 기술에서 다른 회사와 차별화가 가능합니다. 비용의 경우 인텔은 IDF에서 파운드리 프로세스의 비용을 줄여나가는 방향이라 밝혔습니다.
인텔과 파운드리 업체의 트랜지스터 크기
이런 상황을 보면 인텔은 애플 SoC 파운드리의 유력 후보라고 추측됩니다. 애플은 삼성에서 TSMC로 파운드리를 바꾼 전적이 있으며 특정 파운드리에 집착하진 않습니다. 그리고 2개의 파운드리를 동시에 쓰는 건 비용이 많이 들어가니 어지간하면 하나로 합칠 것입니다.
원래 인텔은 초기 아이폰이 나올 때 애플에 칩 제조 제휴를 제안했다고 합니다. 다만 당시 인텔은 칩 아키텍처의 주도권을 쥐고 있었고, 독자적인 노선을 걸어가려는 애플은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인텔 전략이 변하고 파운드리로서 역할에 충실해지면서 인텔도 TSMC나 삼성과 같은 입장에 서게 됐습니다.
인텔 프로세스 세대마다 이루어진 트랜지스터 영역 확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