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폰에 대해 찾아보는 관심은 사라진지 오래지만, LG 벨벳에 대한 보도자료를 하도 뿌려대다 보니 안볼수가 없더라고요.
스펙은 이미 다른분들이 많이 언급했으니까 넘어가겠습니다. 하나씩 빼먹는것도... 일단 넘어가겠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듀얼스크린이 있더라고요? 저는 대체 왜 디자인을 강조하는 스마트폰에 듀얼스크린이 들어가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LG G2는 비록 후에 터치결함이 있긴 했지만 굉장히 균형이 잘 잡힌 명작이었습니다. 그런데 G3에서 QHD, 스냅드래곤 810, PCB결함으로 인한 무한부팅 등 3연타를 맞고 많이 아팠죠. 이때부터 LG에선 결심을 합니다. 부족한 스펙을 기믹이나 디자인으로 매울 생각을 하게된것이죠. 사실 이 생각 자체는 나쁜게 아니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제품이 나오니 선택권이 늘어나는 셈이거든요.
정리해보겠습니다.
LG G4 - 가죽 뒷판 - 부정적
LG G5 - 모듈 - 부정적
LG G6 - 특징 없었음
LG G7 - 밝기 부스트 - 디스플레이 품질 이슈로 인해 부정적
LG G8 - 크리스탈 사운드 - 부정적
LG G8 - 정맥인식 - 부정적
LG V10, 20 - 세컨드 스크린 - 긍정적
LG V30 - 뉴 세컨드 스크린 - 부정적
LG V50 - 듀얼스크린 - 긍정적
LG V 시리즈 - 고음질 DAC - 긍정적
LG G, V 시리즈 - 밀스펙 - 긍정적
LG G 시리즈 - 붐박스 - 부정적
위 목록은 세일즈 포인트로 사용된 주 특징이지만, 이외에도 정말 다양한 기믹들이 추가되거나 빠지거나 해왔습니다. 즉, LG 모바일부서는 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굉장히 열심히 일한 결과물들이죠.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성능이 상향 평준화가 되면서, 교체주기가 점점 늦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평균 사용시간도 늘어났습니다. 이걸 다시 해석하면, 하나의 스마트폰을 예전보다 장기간 동안 사용한다는 뜻입니다. 첫인상엔 제품이 가진 기믹이 신선하고, 새롭게 느껴져서 그 느낌이 구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괜찮은 세일즈 포인트죠. 하지만 기믹이 사용패턴에서 벗어난다면 단발성에 그치게 됩니다. 그 이후 사용자의 경험을 결정하는 스마트폰의 핵심은 기기 완성도입니다.
기기 완성도라고 하면 의미가 모호하죠. 이럴땐 잘 팔리는 모델을 보면 됩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잘되고, 디자인 괜찮고, 가볍고, 배터리 오래가고, 디스플레이 좋고 등등...
기믹을 탑재한다는 것은 완성도를 일정정도 희생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추가기능 구현을 위한 하드웨어가 들어가면서 전체 무게가 늘어나고, 내부 공간이 요구됩니다. 따라서 기존 요소를 줄여야하죠. 가장 만만한 배터리와 스피커가 줄어듭니다. 당연히 완성도는 떨어지고요. 혹은 PCB기판을 적층시켜 뺄셈 없이 덧셈만 할 수도 있지만 이때는 제조원가가 상승합니다. 물론 기믹에 쓰이는 부품도 제조원가 상승 요인이 됩니다. 가격적 매력이 떨어지겠죠.
듀얼스크린만 떼어서 보면, 듀얼스크린이라는 발상 자체가 갤럭시 폴드를 견제(?)하기 위한 기믹이었고, 어느정도 효과를 발휘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듀얼스크린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LG모바일에 전혀 도움되지 않습니다. 우선 높은 추가비용때문에 정가를 주고 듀얼스크린을 구매하는 사용자는 거의 없었습니다. 사전예약 상품으로 이걸 지불하는 형태는 LG모바일의 적자를 증가시키거나, 이 비용을 출고가에 미리 계산해서 가격적 매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개발에 필요한 물적, 인적 리소스도 어느정도 가져가죠. 특히 듀얼 스크린을 어느정도 쓸만하게 만들려면 소프트웨어적 투자가 필수적인데 지금 OS업데이트도 말이 많은 마당에 과연...? 이 모든걸 다 극복하고 소비자 손에 듀얼스크린이 쥐어졌을 때 100% 사용된다면 충분히 개발할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모바일 기계에 치명적인 '무게증가'가 남아있죠.
솔직히 말하면 중국회사가 더 잘하고 있습니다. 공산당 보조금을 다 제외하고 순수하게 기계 자체만 뜯어보면, 기믹은 홍보용 또는 기술과시용 제품에나 들어가지 주력라인업엔 없습니다. 고가형부터 저가형까지 각 포지션에 맞는 기기 완성도에 자원이 집중되어있습니다.
LG 모바일도 선택과 집중을 잘 했으면 좋겠습니다.
저장소버그, 메인보드 고장, 무한부팅, 액정 불량 등등으로 한두번 쓰고 학을 뗀 뒤 더이상 쳐다도 안 보는 상황이라...
교체주기가 주로 2~3년인데, 이떄동안 쭉 말아먹었으면 진짜 기회를 놓친거죠.
그러다 보니 소비자 하나라도 더 끌어올라고 이상한 기믹에 신경쓰고, 그러다 보니 정작 필요한 기술은 없고...
뭐 이런 관점에서 이미지 망한 G 버리는 건 나쁘지는 않았다고 봐요. (V는 살짝 의아...)
더 이상 쓸 카드가 없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벨벳이 듀스 집착하고 가격은 89 이러면 와 반성했네 잘도 사주겠다 이런말 나오겠지만//
넥서스5 시절 썼을 떄 그래도 나쁘지는 않았는데 (웰드라인 이슈로 더이상 쳐다보지도 않지만) 요즘은 참 그렇네요.
너무 옛날 아니냐 하면 넥5->S6->S8+(현재 사용중) 이렇게 보면 평범한 교체주기니, 뭐 스스로 쌓은 업보라 볼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