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GPD Technology의 폴더형 UMPC인 GPD Pocket 2의 개발에 관련된 인터뷰를 요약했습니다.
GPD Pocket 2는 GPD Pocket의 상위 모델이 아닌 후속작입니다. GPD 포켓은 이제 단종. 가격은 조금 올랐지만 성능이 2배가 되면서 시스템 안정성도 비약적으로 향상됐습니다. 아톰 프로세서의 경우 지금까지 500개 이상의 칩이 고장나서 교환했다고 하네요. 아톰의 경우 시스템이 특수해서 칩만 바꾸면 바이오스 포스팅이 안됩니다. 메인보드 자체를 바꾸면 사용자의 데이터가 유지가 안됩니다. 반면 코어 m3는 일반 PC처럼 프로세서만 교환하면 되니 수리가 쉽습니다.
가격과 제품 위치가 다르니까 소량 생산은 지속해도 될것 같지만, 올해는 브랜드 이미지와 제품 품질 개선이 목적이기에 다소 가격이 비싸도 좋은 제품을 판매하고 싶다네요. 그래서 기존 제품은 완전히 단종.
GPD 포켓 2는 5월에 티저를 공개했을 때만 해도 광학 포인팅 디바이스를 넣지 않기로 결정했으나, 사용자들이 넣어달라는 요구가 많아 급하게 넣었다고 합니다. 내부에서 스펙을 책정하기 위해 4명이 회의했을 때, 포인팅 디바이스를 넣자는 사람은 1명 뿐이었고, 나머지 3명은 터치 스크린으로도 충분하다, 마우스를 쓰면 된다, 쓸 줄 모르는 사람도 있다고 주장했다네요.
하지만 바라는 사람들이 많아서 넣기로 했는데, 이 광학 포인팅 디바이스를 생산하는 제조사는 세계에 단 두곳밖에 없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여러 제품에 쓰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으니까요. 이 얼마 안 되는 제조사를 찾다보니 출시가 7월에서 10월로 늦어진 것도 있다고.
광학식 포인팅 디바이스는 작지만 높이가 어느 정도 있습니다. 이미 케이스나 기판의 디자인이 정해진 뒤에 넣기로 결정했기에, 케이스, 메인보드, 배터리 배치를 바꾸지 않는 선에서 추가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가장 쓰기 쉬운 G/H/B 버튼 사이가 아니라 다른 곳에 넣게 됐다네요. G/H/B 사이에 넣으면 버튼을 잘못 누를 수도 있고, 메인보드와 배터리의 공간을 차지한다는 문제점도 있습니다.
GPD WIN은 플라스틱이고 GPD 포켓은 금속 케이스를 씁니다. 플라스틱은 열 전도성이 낮아 발열이 더 높아도 되지만, 금속 케이스는 바로 느낌이 오니까 표면 온도를 낮추는 게 중요합니다. 코어 m3는 TDP가 4.5W인데 성능을 제대로 내기 위해선 쿨링팬이 있어야 합니다. 서피스는 팬리스지만 이게 충분한 성능을 내진 못한다고. 팬을 단 대신 소음이 신경쓰이는 사람들을 위해 팬을 끄는 버튼을 넣었습니다. 이 때는 성능이 떨어지나 웹서핑이나 동영상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GPD WIN 2와 같은 SSD가 아니라 eMMC를 사용한 이유도 역시 열 때문. SSD는 빠르지만 발열도 높아 금속 케이스에서 뜨겁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습니다. GPD 포켓 2에 들어간 128GB eMMC는 하이엔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제품으로 오히려 SSD보다 더 비싸다네요.
키보드는 비싼 대만 업체에서 주문했습니다. 1억원을 들여 키보드를 만들고, 키 높이와 스트로크를 3.5mm로 줄여 액추에이터 포인트도 단축하고 반응성을 높였습니다. 다만 생각만큼 터치 느낌이 좋지 않은 건 아쉬운 부분. 아직은 샘플이라 바뀔 수 있습니다. 배열은 꽤나 여유있게 바꿨습니다.
GPD 포켓 2의 설계에서 힘들었던 건 크게 두가지. 첫번재는 디스플레이 신호의 변환입니다. GPD 포켓 2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는 태블릿/스마트폰에서 쓰는 물건으로 MIPI (Mobile Industry Processor Interface)라는 인터페이스를 씁니다. 그러나 코어 m3는 이 MIPI를 지원하지 않고 eDP만 있습니다. 그래서 신호를 변환해야 합니다. 원래는 중국산 컨트롤러를 쓰려 했으나 컨트롤러 면적이 크고 소비 전력이 높았습니다. 나중에는 도시바 컨트롤러를 써서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두번째는 전원 솔루션입니다. GPD WIN 2의 충전을 위해선 AC 어댑터나 보조 배터리가 USB PD 2.0을 지원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GPD 포켓 2는 전원 디자인을 바꿔 5V 2A의 AC 어댑터나 배터리로 충전이 가능해졌습니다. USB 3.0 타입 A 포트도 하나 늘리고 전원 공급을 보강해 하드디스크처럼 소비 전력이 많은 제품도 문제 없이 작동합니다. USB C 도킹을 쓰면서 충전도 됩니다. 마이크로 HDMI는 뺐는데, 일반 HDMI라면 몰라도 마이크로 HDMI는 결국 변환이 필요하기 때문. USB C로 영상 출력을 하면 된다는 입장입니다.
올해 1월에 GPD의 규모는 30명. 그 중 개발이 반, 영업이 반입니다. GPD 포켓 2의 개발이 끝났으니 새로운 제품을 구상하거나 프로젝트에 착수하는 상태입니다. 새로 직원을 뽑으려 해도 쉽지 않다네요. 본사가 위치한 중국 심천에 예전만큼 젊은이가 없다고. 사실 중국에서 PC 사업을 이미 사양 산업으로 간주하는 분위기가 크다고 합니다. 심천은 전세계의 공장과도 같지만 앞으로 스마트폰이나 PC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은 없을 거라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