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KIST 고교 인턴십이 어제 끝나고 관종폰 질문할때 언급했던 장학금 10만원이 나왔습니다.
기간동안 친해졌던 세명의 친구들과 해어져서 슬프고 허전함이 들지만, 뭐 그건 이겨내면 되고요.
정말 좋은 경험들도 많이 하고 왔습니다. 제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는 좋은 계기였습니다.
뭐 여튼 중요한건 이게 아닙니다. 또 저번처럼 관종폰 질문을 하지는 않겠습니다.
블랙베리에는 브랜드 충성도를 그래프 윗부분을 뚫게 만드는 키보드 외의 요소가 있습니다.
디자인? 작은 크기? 액정? 볼륨키 중간의 Play/Pause 키? 다 아닙니다.
이것, 그리고 이것에 굉장히 최적화된 블랙베리 7.1 이전의 OS 때문이죠.
둘 중 하나라도 없으면 제구실을 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툴벨트가 있으면 뭐합니까. OS가 여기에 최적화되지 않는다면..
블랙베리 OS 7.1과 그것이 탑재된 폰에는 항상 저 툴벨트가 존재했습니다.
손가락을 거의 움직이지 않고도 모든 작업을 할 수 있죠. 그래서 일부 모델은 터치스크린이 존재하는데도 터치를 안하게 되는 기현상이 발생합니다.
이게 정말로 편해요. 만약에 문자가 왔다고 가정해 봅시다. 전원키를 눌러서 락을 해제하고 트랙패드에 손에 가도록 적절하게 파지한 뒤 엄지손구락만 조금씩 움직여 주면 만사 OK.
다른 종류의 폰은 적어도 손가락을 많이 움직여야 하고, 크기가 작으면 그만큼 손가락을 적게 움직일 수 있지만 터치의 정확도가 떨어지게 되서 결과적으로 이상한 거 터치하고 뒤로가기 누르고를 반복하다가 야마가 돌아서 폰을 집어던지게 되죠. 작은 폰은 속도도 작다는건 덤. 터치를 메인 입력으로 사용하는 건 이러한 큰 단점이 있어요. 직관적인 면이나 미디어를 즐기는 데는 좋지만...
인터넷을 할 때는 자동으로 마우스 커서로 전환됩니다. 그래서 블랙베리가 화면이 코딱지만한 거에 비해 해상도가 좋다서 코딱지만 한 글씨를 눌러야 할 때에도 터치패드를 마우스 커서로 쓰면 쉽게 누를 수 있어요.
굳이 터치 두번 해서 부분 확대시킨 후에 눌러야 할 필요가 없어요.
수천 개의 이메일 목록 중에 전자부품 판매하는 쇼핑몰 '엘레파츠' 에서 온 스팸 메일 중 하나를 고르고 싶다? 엄지손가락을 위로 올려가며, 스크롤바가 호환이 안되는 프로그램이라면 바닥에 내려두고 신나게 화면을 위로 올려주거나 힘들게 스크롤하지 않아도 되요. 트랙패드를 적당하게 쓰담쓰담해주면 팍팍 내려가는데요 뭘.
곰발바닥 버튼을 누르면 왼쪽 하단에 바로 메뉴가 뜹니다. 마우스 오른쪽 버튼 아니면 구형 안드로이드의 메뉴 누르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곰발바닥은 그 이상입니다.
윈도우 메뉴는 딱 그 프로그램에 해당하는 메뉴만 뜨고, 안드로이드는 그 앱에 해당하는 메뉴만 뜹니다.
하지만 블랙베리의 메뉴는 그 프로그램에 관련된 메뉴 외에도 프로그램 전환, 미디어 플레이어 열기, 통화 중 사용중인 경우 통화 관련된 옵션을 바로 조정, 입력 언어 전환 등등이 모두 됩니다.
근데 지금 9900은 이쁜 쓰레기일 뿐이죠. 이메일도 안됩니다. 적어도 블베 10은 되야지만 쓰레기가 아니죠.
이렇게 좋은 폰이 BIS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한다니. 심지어 블랙베리 앱월드도 안열려요. 얘는 BIS때문은 아니지만.
곰발바닥이 달리지 않은 폰은 별로 사고 싶은 생각이 없군요. 하지만 블랙베리 클래식은 큰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OS가 툴 벨트에 최적화되지 않았다는 단점이죠.
툴 벨트에 있는 버튼들은 스크린 상에도 뜨며, 제스쳐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더이상 곰발바닥 키는 저렇게 체계적이고 다기능인 메뉴 스크린을 띄우지 않으며, 메뉴를 띄워도 그 느낌이 다르고, 트랙패드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도 없습니다.
여기서 몇몇 분들은 미라지폰을 사라고 이야기할겁니다.
하지만 얘도 문제가 있는게, 블랙베리만큼 터치패드 가속이 좋지가 않아서 조금 밀면 바로바로 움직이는 장점이 없고,
키감도 블베만큼 찰지지 않습니다. 디자인은 얘도 나쁘지는 않지만 블베가 살짝 더 좋고, 제가 극찬했던 곰발바닥도 없습니다. OS상에서 지원하지 않죠.
한마디로 얘는 잘 만들어졌는데 OS가 최적화에 실패해서 까는겁니다.
요즘 블베는 키보드에 저 센서가 내장되었다고 하는데 여전히 트랙패드만큼의 활용도도 없어요. 그래도 안드로이드 베리에 툴벨트 버튼 필요없고 트랙패드가 돌아와준다면 빚내서도 사겠지만 말입니다. 그나마 안드로이드는 트랙패드를 공식 지원해서 쓰기 좋죠.
좋습니다. 여기서 많은 기글 회원님들은 '그렇게 불만이 많으면 걍 폰을 쓰지 마라' 이런 댓글을 남기고 싶을 겁니다.
하지만 생각해봅시다. 폰을 쓰면서 생긴 불만 등등이 새롭고 쓰기 좋은 폰을 만들게 했죠. 불만은 진보의 어머니입니다(?)
그래서 어떤 폰을 살건지를 정했습니다.
클래식 매물이 살짝 저렴하므로 만약 중고매물이 8만원 미만으로 올라온다면 클래식을 살겁니다.
답없는 관종폰 질문에 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