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리뷰나 사용기라고 하긴 좀 그래서 일반 탭에 일단 써놓겠습니다.
데스크톱 맞추는 데 회의를 느껴 그동안 GPD WIN 3에 아키티오 노드 타이탄+지포스 GTX 1660 슈퍼 조합으로 연명하고 있었읍니다. 이렇게 거치해놓고 쓰는 경우 작업이나 게임으로는 충분한 상황이었습니다만...
붙여놓은 장치들 다 떼고 이것만 들고 나갔을 때는 아무리 사이즈가 귀엽고 가볍다지만 해상도는 안 귀엽고(1280x720), CPU가 4코어고. iGPU 호환성이 여전히 메롱이고, 들고 나가서 간단한 게임을 하려고 해도 15W는 줘야 쓸 만하게 돌아가고, 터치식 키보드는 열불터지고, 썬더볼트 eGPU는 이제 슬슬 좀 아니지 않을까... 싶었고요.
뭣보다도 트리거네 스틱이네 몇 번 해먹어서 하도 뜯어보는 바람에 배터리 연결하는 메인보드 접점에 손상이 일어나서인지 배터리를 교체한 뒤에도 용량을 제대로 인식 못하고, 이것 때문에 전원공급을 받고 있는 상황에도 배터리만 사용하고 있는 걸로 인식돼서 절전 모드로 들어간다던지하는 문제가 생겨 최근에는 말그대로 오늘내일하던 상황이었단 말이지요...
해서 GPD WIN 4가 뿅하고 도착했습니다.
사실 4월에 펀딩 넣은 건데 펀딩 막바지에 6800U 모델을 7840U로 바꾼다고 단종을 시켜버리는(...) 행태에 마냥 기다리던 상태였고요. 2023년 버전이 출고되는 12월까지 참고 있었던 겁니다.
다만 유통사에서 발송지연에 대한 사과의 의미로 스펙을 상향해서 보상해줬는데, 6800U+32GB RAM+1TB SSD 모델이 7480U+64GB RAM+4TB SSD+거기에 독까지 추가 증정으로 둔갑해 버리지 않았겠어요? 기다린 보람이 있었읍니다.
윈도우 11 홈 버전이 설치돼 있었습니다. 켜고 나서 초기 세팅하는 도중 갑자기 재부팅을 하더군요. 이때부터 순탄치 않을 거라는 조짐을 느꼈습니다만...
SSD는 렉사의 아레스 4TB입니다. 바이윈이나 다른 중화의 기상이 느껴지는 물건이 아니라 메모리라면 짬바가 되는 렉사를...? 어차피 중국 회사에게 인수당했지만서도.
읽기/쓰기 속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데스크톱에서 PM951 꽂아서 쓸 때도 빠르다고 좋아했건만.
메모리는 64GB지만 작업 관리자에서는 48GB로 표시됩니다. 인텔의 경우엔 그냥 공유만 해서 전체 메모리가 표시되는데 암드는 아예 설정한 만큼 똑 떼서 쓰게 하는군요.
그나저나 GPD 요놈들 2023 모델 카탈로그엔 메모리 속도를 7500MT/s로 표기해놓고 실제로 도착한 물건에는 6400MT/s로 세팅해놨더군요. 대역을 최대한 높이면 기기가 불안정할 가능성이 있을 거라는 소리겠죠.
게임 도우미에서 TDP를 36W 주고 CPU-Z를 돌려봤습니다. CPU-Z 점수는 매우 마음에 듭니다.
CPU-Z에서 표시되는 최대 TDP는 28W지만 최대전력제한이 그것보다는 좀 더 여유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심심해서 44W를 적용하고 벤치를 돌려봤지만 점수는 36W와 차이가 없었습니다.
내장 그래픽인 라데온 780M으로 테스트한 파이어스트라이크 점수.
USB4+아키티오 노트 타이탄+GTX 1660 슈퍼를 연결했을 때의 점수.
WIN 3(1195G7)+썬더볼트 3 단자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GTX 1660 슈퍼를 연결했을 때의 점수. CPU 때문에 점수가 벌어졌군요.
점수놀이는 뭐 대충 이랬습니다만...
수요일에 물건을 받아 테스트하면서 온갖 문제가 터지더라고요. 게임을 하거나 뭔갈 돌리고 있으면 별다른 징후가 없는데 켜놓고 잤다가 일어나보니 재부팅, 켜놓고 회사에 갔다왔더니 아침 8시 30분쯤 이미 멈춰 있는 상태...
일단 윈도우 11 상태에서 장치 관리자를 열고 숨겨진 장치들을 보니 7480U를 사용하는 자사 물건들에다가 죄다 똑같은 이미지를 돌려 쓰는 건지 연결도 안 되어 있는 오만 장치들이 튀어나오질 않나, 장치명에 한자가 들어가 있지 않나...
열받아서 그냥 밀어버리고 윈도우 10을 설치했습니다.
그렇다고 윈도우 10에서는 괜찮았는가? 초기 설정 후 eGPU를 연결한 뒤 이벤트 로그에서 이벤트 17, WHEA-Logger 오류가 1초에 10번씩은 주륵주륵 올라가질 않나 지문인식 센서 드라이버가 오프라인이라는 경고가 뜨질 않나... 가장 중요한 재부팅이나 멈추는 문제는 이때까지 있었단 말이죠?
어쨌든 이 문제는 잠깐 제껴두고 오늘은 처음에 연결하려다 실패한 Oculink를 통한 eGPU 연결을 시도해봤습니다. WIN 4를 기다리게 한 중요한 이유들 중 하나였죠.
인클로저 없이 기판에 그래픽카드와 파워를 연결하고 WIN 4 본체에 연결했더니 참 흉물이군요.
처음 연결했을 때 Win 4 전원을 켜자마자 그래픽카드에도 전원이 인가돼서 팬이 돌아가고, 장치 관리자에서도 그래픽카드가 분명히 디스플레이 어댑터 목록에 추가되어 있는데 오류로 인해 장치를 사용할 수 없어 모니터로 화면 출력이 안 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설마 케이블 문제인가 싶어서 쿠팡에서 6만 원 넘는 Oculink 케이블까지 주문했었습니다만 오늘 테스트해본 결과 이 케이블을 사용하면 그래픽카드에 전원조차 들어가지 않았고요...
이리저리 해외 포럼이나 국내 사이트를 뒤지다 이 문제는 왠지 다들 겪고 있는 문제였던 것 같고(nvidia error 43으로 검색하면 질문 글들이 여럿 나오는군요), 관련 게시물들을 뒤지다 보니 해당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네, 이걸 사용하니 정상적으로 그래픽카드가 작동하는군요.
돈은 돈대로 쓰고 시간은 시간대로 쓰고 이거 참 꼴이 말이 아니었습니다만... 어쨌든? 어찌어찌 연결이 됐습니다? 로그인을 반드시 한 후 장치를 불러오는 썬더볼트/USB4와는 달리 본체와 eGPU가 Oculink로 연결된 상태에서는 WIN 4의 내부 디스플레이를 거치지 않고 바로 모니터에 로그인 화면이 출력되고요. 지난 달에 구입한 MSI 모니터의 최대주사율인 144Hz도 문제없이 적용되고 엔비디아 제어판에서 지싱크 사용도 가능한 걸로 표시됩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던 에러 17이나 지문인식센서 오프라인 경고는 아예 뜨지를 않습니다. 이게 다 USB4 때문이었냐?!
그래서 USB4와 비교하면 성능이 어떤가... 파스 점수가 13% 정도 증가했군요.
더 좋은 그래픽카드를 사용하면 성능의 차이는 더욱 벌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맞지 않는 아크릴 케이스에 어떻게든 구겨넣었더니 그래도 좀 안전해 보이는군요.
어차피 다른 물건도 주문한 게 있어서 WIN 3은 SSD를 뽑아내고 어떻게 처리할지를 고민해봐야겠습니다. 2TB SSD를 안 쓰고 놔두기도 뭣하니.
사실 위에 언급한 문제 외에도 생전 본 적 없던 이벤트 번호(10016)의 오류가 표시되질 않나... 별 문제는 아니라지만 찜찜해서 검색해봤더니 이건 그래도 해결방법이 명확하게 나와 있어서 조치를 끝냈습니다. 이제 좀 뭔가 생각대로 돌아간다는 느낌.
...해서 게임 몇 판 돌려본 다음 귀찮음을 무릅쓰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제 프리징이나 재부팅만 없으면 완-벽할 텐데요.
그나저나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게이밍 UMPC인데 UMPC로써 이 물건에 대한 평가가 없다니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느라 물건의 본연의 기능을 테스트하진 못한 상태였던 것이지요...
다만 트러블슈팅 이외에 이 물건에 대한 몇 가지 느낌을 말하자면:
GPD는 왜 아직도 다른 UMPC 후발주자들처럼 핫키로 UI를 띄울 수 있는 자체 튜닝(TDP, 주사율, 해상도 등등)용 앱을 제공하지 않는가
초기 세팅된 OS의 상태가 도대체 왜 이런가- USB 메모리라던가 디스크라던가 이것저것 장치를 연결해놓은 흔적이 잔뜩 있어서 좀 불쾌했음. 이런 물건 하루이틀 만들던 양반들도 아닌데?
부착되어 있는 LCD 디스플레이는 랜드스케이프(가로) 배치임. 매우 칭찬하고 싶음.
eGPU 사용 중 내장 그래픽이 켜져 있으면 스터터링으로 게임을 못 할 정도인 인텔에 비해 암드에서는 내장 그래픽을 활성화해도 서로 별다른 간섭이 없음
윈도우 11은 여전히 쓰기 싫다
그럼 4주 후... 아니 나중에 추가로 리뷰를 하는 것으로 하고 오늘 글은 여기까지. 돈 좀 남으면 중고로 RTX 3080이나 3080 Ti를 사볼까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