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4일엔가 구매대행으로 주문했던 GPD Micro가 두 달 반에 걸쳐 소식이 없다가 휴가 간 사이 도착했습니다.
그동안 해외 쇼핑몰 눈팅을 쭉 해보고 있었는데(이베이는 여전히 없고 아마존은 근래에 매물이 올라오고 있네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알리에서만 리스트에 올려놓고 팔았던 거 보면 어지간히 뽑아내는 수량이 적나 봅니다. 그것도 어느 정도 수요를 채운 다음에 제작에 들어가는 느낌이... 흐으음. 뭐 직구가 가능하시다면 그냥 직구하시길 추천드립니다. 귀찮아서 옥션에 보이길래 구매대행을 한 건데 가격은 가격대로 비싸고 빨리 받지도 못해서 이만저만 손해가 아니군요.
아무튼 이로써 WIN/POCKET에 이어 Micro를 사는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앞의 두 기종은 할 게 없어서 몇번 굴려보다 팔아버린 건 덤.
사양을 간단하게 말하자면 셀러론 N4100(제미니레이크, 4C/4T), UHD Graphics 600, 8GB RAM, M.2 SSD(128GB)인데 BIWIN이란 SSD 브랜드는 또 처음 보는군요. 이걸 나중에 갈아버릴까 싶은데 2242 사이즈로 나오는 놈들은 좀 비싸고 2280 사이즈에서 쿠크다스처럼 잘라서 쓰는 건... 전부 메이커 아닌 것들 뿐이라 그냥 써 말어 고민만 하고 있는 중입니다. 어차피 이걸로 뭘 하겠느냐만. 콘솔 제어용/들고 다니면서 점검용으로 쓰려고 산 거라 그런 고민이 더 커지는군요.
생긴 건 이렇습니다. GPD WIN 시리즈와 비교하면 힌지가 매우 두껍고 만듦새 역시 꽤나 튼튼한 느낌입니다. 키보드 역시 도저히 빈말로도 좋다고 못할 GPD WIN 1의 키패드보다 시인성도 좋고 타이핑도 그나마 하기 좋습니다. 어디까지나 그나마입니다. 다만 키감 자체는 괜찮습니다. 크기가 문제일 뿐.
키보드 왼쪽 아래엔 마이크와 3.5파이 이어폰 단자가 있습니다. 카메라는 없고 터치 기능도 없습니다. 터치는 괜찮지만 카메라도 없는 건 좀... 생각해보니 얄밉네요. 디스플레이는 1280*720이고 그냥 무난합니다. 그런데 이것도 기본 출력이 세로더군요...
본체 중앙엔 팬속도 조절(끔/오토) 스위치가 있고 왼쪽에 전원 버튼, 왼쪽 가장자리에 마우스 1~3 버튼, 오른쪽에 트랙패드가 있습니다. 두 손으로 잡고 쓰라는 의도가 확실하군요. 양손에 쥐고 엄지로 타이핑하는 것도 나쁘진 않습니다. 한글 각인이 안 돼 있어서 자판을 외우던지 각인을 추가하던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긴 합니다만.
그리고 키보드를 잘 보시면 프린트스크린이 빠져 있습니다. 도대체 이걸 왜 빼놓은 거지? 그런 관계로 화면을 캡처하려면 키보드를 따로 연결하거나 캡처 도구를 열고 힘들게 트랙패드를 조작해야 합니다. 제어용으로 스샷을 찍는다곤 생각하지 않은 건가.
후면은 이렇습니다. RS232 단자, 풀사이즈의 HDMI 단자, USB 3.0 단자 두 개, Type C 단자, RJ45 단자가 있습니다.
사실상 RS232랑 RJ45때문에 산 건데 USB 단자까지 넉넉하게 줘서 좋군요. Type C로는 어댑터를 통해 충전하면서 추가 USB 장치 연결도 가능합니다. 어댑터도 퀵 어댑터... 라고 살짝 큰 걸 주는군요. 아이패드 프로에 꽂아보니 바로 충전에 들어갑니다. 편의점 싸구려 충전기는 몇 초쯤 기다려야 느물느물 충전을 시작하더랍니다만...
좌측엔 USB 3.0 단자가 하나 더 있습니다. 합하면 A타입 단자만 3개씩 있다는 얘기. 거기에 마이크로 SD 카드 슬롯도 있고요. 어째 확장성은 WIN이나 POCKET보다 훨씬 좋군요.
우측엔 별거 없습니다. 구멍이 하나 나 있는데 마이크는 아닐 것 같고... 설마 스테레오 마이큰가(매뉴얼 안 봄).
하단엔 그릴이 여유롭게 뚫려 있고 그릴 안쪽에 작은 팬이 보입니다. 방열에 도움이 되긴 하겠지만 조용한 데선 살짝 느껴질 정도의 소음이 납니다. SSD가 분명히 탈착가능하고 GPD WIN2에서 아예 교체하라고 커버까지 따로 뒀음에도 Micro에선 통짜로 밑판을 들어내야 하는군요. 이건 좀 실망했습니다.
CPU 성능은 셀러론답게 그냥저냥 합니다. 싱글 스레드 점수가 E8500보다 못한 건 좀 웃기긴 한데 클럭 탓이 크겠죠.
그래도 Z8750보단 나은 것 같네요.
SSD도 그냥저냥 저렴한 SATA SSD 수준 그대롭니다. eMMC가 아니기만 하면 충분.
패스마크는... DX9 테스트만 실패했습니다. 혹시나 해서 3DMark '06까지 설치해 봤는데 이건 또 잘만 된단 말이죠? 해상도 문젠가?
대충 소개가 끝났습니다.
그리고 이 물건을 산 이유인 RS232 단자로 스위치 허브에 연결하기 역시 시도해 봤습니다. 그냥 잘 됩니다.
이제 쓸데없이 크고 무거운 바이오 Z 캔버스들고 다니면서 USB to 시리얼 컨버터를 먼저 연결하고 쓰지 않아도 되는 것입니다(이미 사망판정 내리고 배를 갈라논 상태지만요. 아니 배를 갈라서 사망한 거였던가)... 콘솔에도 물리고 유선 상태도 점검하고 inSSIDer로 비인가 와이파이 장비 잡아내는 등(...?)의 작업을 하기엔 좋은 물건이다 싶네요.
배터리 타임은 얼마나 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