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AP(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성능이 점점 높아지다 보니, 당연하지만 발열도 같이 따라오게 되었습니다. 미세공정으로 줄어드는 전력소모보다 코어를 추가하고 클럭을 올리는 속도가 빠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AP가 거의 독과점시장이다 보니 플래그쉽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선 뜨거운 AP를 그대로 쓰는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공간절약과 성능향상을 위해 뜨거운 메모리까지 같이 패키징된 상태죠. 예전엔 방열판정도로 처리가 가능했으나 이젠 그 수준을 넘어섰고, 그 대안으로 나온게 수냉, 아니 구리 히트파이프죠. AP의 면적자체는 작은편이기 때문에 다른쪽으로 열을 빠르게 전달해서 식히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화웨이 아너 노트 10의 광고영상>
그런데 위처럼 히트파이프 대신 수냉쿨링(?)이라고 광고를 하더라고요. 화웨이 뿐 아니라 중국쪽 제조사 대부분이 마치 스마트폰 내부에 물이 가득 차있는것마냥 광고를 하던데, 당연하지만 구라과장이 많이 섞였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요즘 플래그쉽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히트파이프는 베이퍼챔버(vapor-chamber) 타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안쪽에 냉매가 있긴 하지만 저렇게 넘칠정도로 있진 않다는거죠. 아마 저정도 있었으면 폰을 흔들었을때 찰랑거리는 소리가 들렸을겁니다.
히트파이프 내부 모양은 대략 이러합니다 : https://gigglehd.com/zbxe/90793
베이퍼챔버 타입의 경우 내부에 있는 냉매가 기화-액화를 반복하며 열을 빠르게 전달하게 되는데, 가장 기본적인 열역학에 따라 당연히 뜨거운 공기는 위로, 차가운 공기는 아래로 갑니다. 그런데 스마트폰 구조를 보면 거의 모든제품이 중간을 기준으로 AP는 위쪽에 있고, 히트파이프는 아래쪽으로 향하게 설계되어있습니다. 즉, 효율이 생각보다 크진 않다는겁니다. AP가 아래에 있을 경우 손으로 쥐는부분이 바로 뜨거워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위쪽에 치우친 설계가 많이 쓰이고, 덕분에 히트파이프를 위로 뻗을 공간이 나오지 않게되었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히트파이프 방향에 따른 효율 : https://gigglehd.com/zbxe/4844972
정리해보면 요즘 스마트폰에 쓰이는 쿨링솔루션은 수냉은 아니고 베이퍼챔버 형태의 히트파이프를 심은 것이며, 그 히트파이프가 없는것에 비해선 효과가 굉장히 좋지만 공간적 제약으로 인해 온전한 100% 성능을 발휘하진 못한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