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비상용으로 쓰기 위한 윈도우 디바이스가 필요했던 적이 있습니다. 샤오미 미 패드가 3부터는 윈도우 버전이 나오지 않는다는 걸 알고, 미 패드 3가 나온 다음에야 부랴부랴 미 패드 2 윈도우 버전을 알리에서 샀어요.

 

그런데 비상용이 늘 그렇듯 어지간해선 쓸 일이 없습니다. 처음에는 발표회에 가서 워드 치는 용도로 썼는데, 지금은 그냥 스마트폰에 블루투스 키보드 붙여서 쓰는 게 훨씬 더 편하더군요. 윈도우가 필요한 작업들도 갈수록 줄어들고요. 하다못해 홈택스의 세금계산서 같은 작업도 안드로이드 앱이 나왔으니까요.

 

그래서 그냥 자리만 차지하던 애물단지가 된 녀석을 어떻게든 쓸 구석을 찾아보자 싶어서 윈도우 10 + 안드로이드 듀얼 부팅을 설치해 봤습니다. 말은 복잡한데 작업은 간단합니다. 선구자들이 한 몸 던저 친절하고 자세하게 작업해둔 내역이 있으니까 그걸 그대로 하면 됩니다. 

 

저는 여기서 봤어요. 이미지도 여기에 나온 걸 썼습니다. http://en.miui.com/thread-419845-1-1.html 하지만 남들이 이렇게 만들어둔 것도 정작 쓰자니 의외의 복병이 많네요.

 

Mega.nz에서 다운로드를 무료로 받기가 참 힘든데, 대용량 파일을 공유하는 방법 자체에 한계가 있으니 어쩔 수 없고. USB에 부트 이미지를 넣는 과정에 USB 메모리가 돌연사했네요. 부팅 메뉴는 한번 들어갔더니 나오지도 않고, NTFS로는 안 붙어서 FAT32로 재시도하고. 무엇보다 미패드가 충전+USB 허브 사용이 안 되다보니 충전을 꽉 해두고 허브 꽂아서 작업하는 등 여간 귀찮은게 아니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나온 화면.

 

 

4조각으로 파티션이 난 (그나마) 멀쩡한 스토리지를 아주 난도질내야 합니다. 안드로이드+윈도우 듀얼 부팅이 다 그렇죠 뭐.

 

 

설명에 20분 걸린다고 써졌길래 안 믿었는데 진짜였어요.

 

 

안드로이드 로고가 뜨니까 성공한줄 알았으나...

 

 

안드로이드 자체는 깔렸는데,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필요했던 가장 큰 이유인 넷플릭스를 깔지 못하네요.

 

 

apk 파일을 여기저기서 받아 시도해 봤으나..

 

 

모두 실패. 에러 메세지/증상은 제각각이지만 결국은 다들 실패.

 

그래서 넷플릭스는 포기했습니다. 안드로이드 디바이스는 크롬에서 넷플릭스를 실행하려 해도 앱을 쓰라고 메세지만 뜨지 뭐가 더 나오질 않네요.

 

안드로이드를 최신 버전으로 올려볼까 생각도 들지만, 그렇게 하면 듀얼부팅이 날라간다는 말을 봐서 그건 포기. 그걸로도 해결은 안되지 싶어요. 중국제 기기는 DRM 레벨이 어쩌구 저쩌구 하는 설명을 봐서.

 

그럼 넷플릭스를 볼 때만 윈도우로 전환해야하나 싶은데.. 윈도우가 처음에는 그럭저럭 쓸만했는데 필수 업데이트를 지 혼자서 주루루루룩 받고 나니 참 느려졌군요.

 

결국 듀얼부팅 작업 전에도 계륵이고 지금도 여전히 계륵입니다. 지금 안드로이드를 아톰으로 돌릴 순 있어도 2GB 램은 참 후달려 보이더군요. 이대로 쓰다가 나중에 정 필요하다 싶으면 안드로이드 패드를 하나 사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