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버즈를 산 지가 한달 가까이 되 갑니다. 갤럭시에 붙힐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찾던 차에 버즈 프로의 소식을 듣고서는 당일에 바로 질러서 사용했네요. 이쯤 되면 쓸대로 써 본 것 같아서 사용기를 간단하게 써 보려고 합니다. 주로 ANC랑 조작 위주로요.
일단 많이 언급되었던 문제인데 이어팁이 일반적인 이어폰보다 반사이즈 작은 느낌이 듭니다. M팁을 주로 쓰시던 분들은 그냥 끼우면 밀착이 잘 안 되실 거에요. 평소 쓰던 사이즈보다 한 사이즈 키워야 맞다는 느낌이 드는데 왜 사이즈를 이렇게 했는지 의문입니다. 특히 ANC의 이점을 누리려면 완전히 빈틈없이 들어가야 하는데 헐렁하면 말짱 도루묵이죠.
그리고 생각보다 귀에 끼우기가 까다롭습니다. 이어폰 유닛 자체가 원형이여서 얘가 어느 각도로 들어가는지 감이 안 잡히기 때문에 이리저리 조금씩 돌려가면서 잘 들어가는 포지션을 찾으며 끼워야 하는데 이게 영 귀찮아요. 그러다보니 힘줘서 쑤시게 되어서 귀 조직에 부담이 느껴집니다.
여기서 문제가 하나 나오는데 이 물건은 끼우면서 외부 터치 센서 쪽을 만지게 됩니다. 끼워놓고 '쓰읍 잘 안 들어간 것 같은데' 하면서 위치 재설정 하려고 하면 음악 재생/정지부터 ANC 전환까지 의도하지 않은 동작을 하게 만들어요. 쓰다가도 약간 헐거워져서 정렬하려고 해도 열에 아홉은 의도치 않은 동작을 하게 됩니다. 폰 쪽에서 터치 차단을 할 수는 있지만 매번 그걸 해주는게 더 번거롭죠.
한가지 더 제어 쪽에 불만이 있는데. ANC와 주변 소리 듣기는 폰 조작 없이도 전환이 가능하지만 둘 다 끄려면 무조건 폰에서 설정을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저는 주변 소리 듣기 모드를 거의 쓰지 않는데 길게 눌러서 설정은 ANC<->주변 소리 듣기 모드 고정이에요. 기능을 끄고 있다가 한번 ANC를 켜면 길게 누를 때 무조건 주변 소리 모드로 가져서 둘 다 끄려면 다시 폰에서 설정을 해야 합니다. 귀찮기 그지 없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ANC 성능인데... 추구하는 방향이 다른 회사랑은 좀 다르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일단 ANC 하면 생각나는 그 '화~' 하는 소리와 함께 나타나는 귀에 압력이 걸리는 듯한 느낌이 타사 물건이랑 비교하면 거의 없습니다. 굉장히 자연스러운 ANC 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생각없이 듣다 보면 지금 ANC 모드인지 기능 끔 모드인지 약간 헷갈릴 정도로요.
문제는 소음을 차단해 주는 능력이 타사 대비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아요. 펌웨어를 어떻게 만지는지 시간이 갈수록 ANC 성능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드는데, 최신 펌웨어 기준으로는 도로를 고속으로 지나가는 자동차의 풍절음이나 타이어 마찰소음, 오토바이의 고대역 소음을 잘 걸러주지 못합니다. 저대역도 큰 소음이 나면 뚫고 들어오는 소리가 있구요.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타사 ANC의 경우 속된말로 귀에 공구리를 쳐서 방어를 하는 느낌이라면 이 물건은 촘촘한 필터를 걸어놓는다는 느낌이 아닌가 합니다. 자연스러운 느낌을 추구하지만 일부 통과하는 것들이 있는 느낌이랄까요. 완벽한 차단을 원하시는 분들은 아쉬운 느낌이 들 것 같습니다.
총평은 '자연스러운 만남 추구형 ANC' 정도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걸로 ANC가 정리될 줄 알았는데 1000xm4 욕구가 생기는 그런 물건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