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우리 집 것보다 더 쪼끄매! 이거 진짜야?"
"당근 가짜지."
"진짜야."
"한번 만져봐도 돼?"
"센드 누르면 안돼."
"샌드가 모야?"
'휴대폰' 이 '휴대할 수 있는 소형 무선전화기' 를 의미했던 2005년까지, '휴대폰' 은 작으면 작을수록 좋은 물건이었습니다.
당시의 휴대전화 관련 첨단 기술들은, 다양한 기능을 포함하고도 더욱 작고 얇게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당연히, 작으면서 기능이 많은 폰들은 가격이 상승하였습니다.
그러나, 현대적인 스마트폰의 대중화 이후로, 휴대폰의 사이즈는 시대를 역행하고 있습니다.
2010년까지만 해도 3.7인치 디스플레이가 다른 폰보다 살짝 더 큰 '대화면' 으로 여겨졌습니다.
4.3인치 액정은 휴대폰이라는 개념의 물건에서 구현할 수 있는 가장 큰 화면 사이즈였으며, 그야말로 '초대형' 이었죠.
2011년부터 '패블릿' 이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화면 크기가 5인치를 넘는 제품은 '휴대폰' 으로 분류하지 않고 독자적인 분류를 만들겠다 이거죠.
삼성에서 출시한 5.3인치의 패블릿 '갤럭시 노트'. 처음부터 '휴대폰도 태블릿도 아닌 무언가' 를 노리고 만들어진 제품입니다.
개발 당시부터 판매량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4G 통신기술과 인터넷 영상 업체의 HD 지원 확대로 인해 휴대전화로 고화질 영상물을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S펜으로 인해 컨텐츠 생산 기능까지 갖추어서 이 제품은 세계적으로 히트를 치게 됩니다.
이때부터 휴대전화의 대형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기 시작했으며, 한 손으로 잡을 수 있는 한계 사이즈에 도달하자, 2017년부터 16:9 화면비율을 깨어 세로 사이즈를 늘림으로써 문제를 해결(?)하였습니다. 그리고 2018년부터는 액정 비율을 더 늘리기 위해 베젤을 최소화하려는 시도가 나왔으며, 그 시도 중 하나가 악명높은 노치 디자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대형화 추세에 이런 짤까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출시한 모토레이저 폴더블 스마트폰은 6.2인치의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갖추고 있습니다. 요즘 기준으로는 굉장히 평균적인 스크린 사이즈이지만 충분히 대화면으로 멀티미디어 컨텐츠를 즐기기에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 커다란 휴대폰을 접으면...
한 손에 꼭 맞는 가로세로 길이에 두께 14mm. 심지어 오리지널 레이저 폴더폰보다도 얇습니다. 대화면 스마트폰을 반으로 접었더니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폴더폰 사이즈가 됩니다. 그런데, 디스플레이에 어떠한 구김이나 접힘도 보이지 않으며 본체의 내구성도 튼튼해 보입니다.
블랙베리 역시 저따구 성능에 80만원씩이나 받아쳐먹는다고 욕을 꽤나 먹었죠. 특히 Classic 모델의 경우, 2015년 출시품임에도 불구하고 스냅드래곤 S4를 넣어두고 50만원 상당의 가격에 판매하여 논란이 된 바가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블랙베리는 실용적입니다. 물리적 키보드의 유무를 떠나, 타 스마트폰에 비해 독보적으로 편리한 통신 관련 기능과 오래가는 배터리, 그리고 상대적으로 높은 내구성과 신뢰성으로 인해 중국에 생산권이 넘어간 지금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오늘 막 출시한 모토레이저 역시 비슷한 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스냅드래곤 710에 6GB 램은 충분히 괜찮은 성능이지만, $1500에 맞는 성능은 아니죠. 이 돈이면 성능이 몇 배는 뛰어난 최신형 아이폰이나 갤럭시 노트 10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고작 접히는 거 하나 갖다가 $1500을 바쳐야 한다는 점은 많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부분이 아닙니다. 그러나, 고성능 스마트폰을 마치 폴더폰처럼 접어서 간편하게 휴대하고, 필요할 때 다시 펼쳐서 대화면으로 즐긴다는 점은 일부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가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만의 특색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폴더블 기술이 발전한다면, 손 안에 반드시 들어와야 하여 정체될 수밖에 없는 휴대폰의 물리적인 제원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보다 큰 화면을 가진 제품을 작고 휴대하기 편하게 만들 수 있으며, 기존 스마트폰의 내구성과 맞먹는 수준의 강도를 구현할 수도 있습니다. 많은 제조사들의 생산으로 인해 가격이 내려간다면, 일반적인 사용자들도 보급형 폴더블 스마트폰을 구매할 수 있게 되어 누구든지 폴더블만의 장점을 누릴 수 있게 되겠습니다.
스마트폰의 미래는 폴더블 폰에 달려 있습니다. 향후 40년 이내, 폴더블은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주류를 차지할 것이며 많은 유저들이 폴더블 폰을 사용하게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다만 노트(공책) 크기의 4:3 비율은 정말 최고 선택이라 여겨질 정도로 첫 단추를 아이패드가 잘 해놨기에 근세기 기간동안 이 분야는 함께 공존하며 잘 유지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