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가 자체 AP를 발표했습니다. Surge S1이란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사실 성능은 다른 회사의 보급기에서 중급기 사이에 속하는 물건입니다. 성능이 그리 좋은편은 아니다 보니 국내 커뮤니티에서는 호평보다 비평이 많은것 같네요. 오늘은 이 AP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살짝 분석해보겠습니다.
아래 기사를 보시면 알겠지만, 샤오미가 AP개발을 시작한 시기는 2014년 10월입니다. 현재는 샤오미가 중국에서 Top5에 간신히 들어가있지만, 2014년엔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3위였던 회사입니다. 스마트폰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는 동시에 스마트폰 외적인 것, 그러니까 IoT에 힘을 쏟기 시작한것도 2014년 하반기부터네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샤오미 태블릿, TV, 공기청정기, 액션캠, 스마트밴드 등 스마트폰 외의 제품도 활발하게 생산하고 있습니다.
2014년이라는 시기에 한가지 더 의미를 둘 필요가 있는데, 중국에서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해라는 것입니다. 중국 무역수지 적자 중 가장 큰 부분이 반도체였기 때문에, 중국은 반도체산업을 대대적으로 육성하기로 결심했고, 지속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이름도 잘 몰랐던 칭화유니그룹이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의 반도체 투자는 팹리스와 파운더리, IDM(종합반도체)를 가리지 않고 이루어졌기 때문에, 당시 최고 매출을 갈아치우던 샤오미도 분명히 지원을 받았으리라 짐작되는 대목입니다.
앞서 말했듯 샤오미는 굉장히 다양한 전자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해당 전자제품의 심장에 해당하는 AP는 퀄컴과 미디어텍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샤오미에선 삼성이나 애플, 화웨이의 AP를 공급받지 못하기 때문에 남아있는 고성능 AP 제조사는 앞에서 언급한 둘밖에 없었고, 특히 성능에 민감한 스마트폰은 좋든 싫든 신제품의 개발이나 런칭시기가 AP제조사의 일정에 맞춰질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왔습니다. 또한 스마트밴드, 로봇청소기, 스마트TV, 액션캠 등 수많은 제품에도 타회사의 AP를 쓰는 상황입니다.
또한 메모리도 마찬가지로 삼성, 하이닉스, 마이크론 중 하나의 것을 쓸 수밖에 없기때문에, 중국 기업이 완제품 판매로 가져가는 수익은 적어질 수 밖에 없는것입니다.
부품구성을 살펴보면, 몇년에 걸쳐 육성한 중국 LCD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부품이 2017년 현재 중국 스마트폰에 탑재되어 있습니다. BOE는 이미 세계 1위의 LCD 생산업체가 되었고요. 마찬가지로, 중국은 메모리반도체의 생산을 앞두고 있고, AP의 경우에도 비슷한 시기에 세상에 나와 빛을 보게 될겁니다. 플래그쉽 성능은 생각보다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미 완제품 마켓쉐어를 충분히 가지고 있기 때문에 AP를 탑재할 수 있는 전자제품의 수가 많고, 여기서 나오는 잉여이익으로 차기 AP를 개발할 수 있습니다. 만약 돈이 부족해도 중국 정부에서 나오는 지원이 있을것입니다. 사실 이미 V970이란 코드네임을 가진 고성능 AP가 존재한다고 루머로 나왔었는데, 이번에 공개되진 않았네요.
번외
LG는 자체AP의 소식이 더이상 안나오는데, AP회사에 종속되어 G6에 821을 넣는 일을 다시 겪고싶지 않다면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메이쥬가 삼성 AP를 더이상 안쓴다고 선언한 것은, 이미 쓰기 어려워졌기 때문에 자기가 먼저 계약을 철회한다는 식으로 세를 과시하기 위함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미 메이쥬 5 부터 삼성AP를 받기 어려워 미디어텍 AP를 종종 사용했었고, 나중에 Pro 라인업을 따로 만들어서 출시하는 경우가 잦았었고요. 삼성에 큰 영향은 없을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