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IO Z Canvas를 구입해다 쓴 지도 어언 2년이 되어가는 사이 두 대를 해먹고 리퍼로 세 번째를 구입해서 뭐 이 정도면 드로잉으론 충분하다! 라고 생각을 했지만 어째 AES 펜의 튐 문제가 쓰면 쓸 수록 신경이 쓰이고 - 이게 집 같은 데선 전혀 그렇지 않은데 카페 같은 데 가면 꼭 튀는 곳이 있더군요. 전력공사 같은 데 차이가 있나. - 클립 스튜디오에서 큰 사이즈로 작업을 하면 한번씩은 프리징이 발생하는 불편함이 생기는 고로 별다른 수가 있을까 싶었는데,
여기저길 보다 보니 HP Zbook x2 G4에 대한 프리뷰들이 작년말부터 보이더군요. 분리형 키보드라든가 와콤 디지타이저 장착이라든가... 여러모로 바이오 Z 캔버스와 비교되는 범주에 속한 물건이라 매우 혹하고 있었습니다. 뭐 이미 와콤에서 신티크 모바일 스튜디오 프로를 내놓긴 했지만 이건 신티크 컴패니언과 모바일 스튜디오 프로를 각각 써본 지인의 평으론 영 아니다 싶더라고요. 일단 Zbook x2의 경우엔 8세대 쿼드코어를 집어넣은 모델이 나올 예정이기도 했고.
사실 이걸 굳이 사야 될까... 하고 고민을 몇 달동안 한 건데 결국 지지난 주엔가 샀습니다. 이제 나머지는 20개월 동안의 제가 알아서 해주겠죠(...). 간단한 리뷰라고 했으니 그냥 대충 찍은 사진 몇 장과 함께 설명 들어갑니다.
바이오 Z 캔버스는 12.3인치, Zbook x2는 14인치로 크기는 물론 무게도 꽤나 차이납니다. 사실 디자인이나 키보드의 사용방식은 바이오 Z 캔버스쪽이 더 마음에 듭니다마는...
키보드를 붙인 상태입니다. 키보드는 물리적으로도 연결되지만 블루투스로도 페어링을 하기 때문에 떼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자체 배터리를 내장하고 있고 백라이트도 있군요. 뒷부분엔 따로 충전이 가능하게 마이크로 5핀 단자가 있습니다. 이건 바이오 Z 캔버스도 마찬가지.
본체의 오른쪽엔 지문인식 장치, SD 카드 단자, USB 단자, HDMI 단자, Type C 단자 두 개가 있습니다. 타입 C 단자는 대체 왜 두 개나 있나... 하고 불만을 표했지만(매뉴얼을 안 읽은 저를 욕해봅니다) 이건 둘 다 썬더볼트 3 규격을 지원하는 단자로 나름의 확장성을 꾀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전원 케이블 위치는 영 마음에 안 드는군요. 어차피 왼쪽이 더 황량한데 왜 저기다 굳이 놔뒀는지 원.
왼쪽엔 전원 버튼과 볼륨 버튼이 있습니다. 맨 아래엔 켄싱턴 락 단자가 있군요. 나름 비싸다고 넣어준 듯.
전면에는 좌우로 동일한 배열의 키가 있습니다. 터치 기능을 끄거나 켤 수도 있고, 기능을 부여해 뭔가를 불러오거나 해당하는 키를 누르는 등의 조작이 가능합니다. 다만 화면이 들어온 상태에서 장치를 이동시키거나 할 때 여기가 곧잘 눌리는 편이라 영...
앞서 말했다시피 키보드는 분리가 됩니다.
뒷면은 매우 휑합니다. 위/좌우로 배기구와 방열을 위한 요철이 있는 정도. 그나저나 벌써부터 관리를 안 한 티가...
키보드에는 펜 홀더를 삽입할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합니다. 홀더를 카드 넣듯이 밀어넣으면 끝.
사실은 정사각형의 디자인을 더 좋아하지만 뭐 어쩌겠어요. 이렇게 만들었는데. 어쨌든 키보드를 본체에 덮으면 알아서 절전 모드로 들어갑니다. 이건 다른 2 in 1 태블릿과 동일.
외적인 모습은 이렇고, 이번에 구매한 물건의 사양은 이렇습니다.
Intel Core i7-8550U(1.80-4.00GHz)
32GB RAM
512GB NVMe SSD
Nvidia Quadro M620 2GB
4K 디스플레이
정도 되겠습니다. 바이오 Z 캔버스가 47W짜리 i7 4770HQ를 집어넣었었기 때문에 최소한 거기에 준하는 성능이 필요했고 Zbook x2를 사게 된 결정적인 요인이 됐군요. 신티크의 경우엔 7600U 같은 걸 집어넣었으니 아웃이었고... 어쨌든 15W짜리 주제에(물론 버스트 모드로 들어가면야 더 잡아먹겠지만) 47W짜리 성능 이상을 뽑아내니 역시 세대차는 어쩔 수없구나 싶네요. 램은 드로잉 하기엔 꽤 큰 거 아닌가? 싶지만 용도가 디자인용 워크스테이션이다 보니/512GB SSD 때문에 32GB 램 모델을 고르게 됐습니다. 이로써 데스크탑/노트북/2 in 1 디바이스 세 개의 시스템에서 램 32GB 달성을...
SSD 성능은 PM951을 쓴 바이오 Z 캔버스와 비교하면 순차읽기나 4KiB Q8T8 쓰기에서 눈에 띄는 차이가 존재하는 걸 빼면 나머지는 그냥저낭 웃돌거나 비슷한 정돕니다.
다만 워크스테이션이라고 해놓고 U 계열 프로세서를 넣은 것도 사실은 신경쓰이는데 쿼드로 M620은 대체 뭔가 싶은 건지... 컨슈머용 3D 작업(이라고 해봤자 게임) 이외에 포토샵이나 사진 편집에서 특출나게 향상이 있을지는 좀 의문인 스펙인 것 같습니다. 불공격 노멀 스코어론 2500~2600점대였으니 GTX 650 노멀 정도로 추측합니다만... 이렇 거면 차라리 GTX 1050을 넣든가 싶기도. 뭐 이건 제가 클립 스튜디오 말곤 딴걸 쓸 일이 별로 없을 거라 생기는 불만이긴 합니다.
14인치에 4K 디스플레이로는 역시나 DPI 100%는 많이 무리고, 타협해서 200%로 놓고 쓰고 있습니다. 16:9 비율을 개인적으로 싫어하고 3:2(2560*1704)였던 바이오 Z 캔버스쪽의 화면비가 더 마음에 들긴 하지만 뭐 해상도 앞에선 화면비를 논하긴 좀 거시기한 듯. 게다가 넌글레어 패널이라 빛반사가 생기지 않아 이건 좋군요. 색감은 막눈이긴 하지만 바이오 Z 캔버스나 이 물건이나 그런 쪽엔 신경을 쓴 물건이라 쨍하고 좋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와콤 EMR로 회귀하니 역시 와콤은 와콤입니다. 선보정이 없는 그림판 같은 어플리케이션에서도 끊김 없이 잘 그어집니다. 싸구려에서 허구헌날 생기는 외곽오차나 튐 현상따윈 없습니다. 물론 비싼 물건에 그런 문제가 있었으면 진작에 난리가 났겠지만. 물론 EMR 방식의 기본적인 오차보정은 해두는 편이 좋습니다. 손이나 펜의 각도에 따라 이 부분에선 차이가 상이할 수 있으니까요.
한 가지 더 불만인 건 유선랜 단자가 없다는 건데 대체 왜 안 넣은 거냐고오... 워크스테이션이면 좀... 뭐 다른 장점 생각하면 이 정도는 충분히 감내는 가능합니다. VGA 성능보단 덜하죠. 네.
여담으로 구입하고 나서 온 윈도우 10의 버전이 1803도 아니고 1709도 아닌 1703인 것은 좀 에러인 듯. 파일이 생성된 날짜는 올해 3-4월 정도라 묵혀논 재고는 아닌 것 같고요. 업데이트 시간이 오래 걸려서 그냥 USB 미디어로 밀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스탠드 얘기를 좀 해야겠는데, 이 물건은 스탠드를 펴서 세워놓으면 화면회전/터치 키보드 작동을 먹통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처음엔 이걸 몰라서(여기서 또 매뉴얼을 안 읽어본 티를...) 로그인 화면에서 왜 터치가 올라오질 않는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드라이버도 업데이트하고 오만 짓을 다 해도 같은 증상이라 그냥 포기해 버렸는데 무심코 스탠드를 접고 펴다 보니 적용되는 걸 발견하고 허탈해진 경험이 있네요. 이건 어디서 수정할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 그냥 귀찮아서 당분간은 놔둘 생각입니다.
이상 리뷰같지 않은 리뷰는 대충 하고 바이오 Z 캔버스와 Zbook x2의 데스크탑 이미지를 올려봅니다. CPU-Z, HWMonitor, CrystalDiskMark 등의 성능을 대충 비교해 볼 수 있겠네요.
바이오 Z 캔버스
Zbook x2 G4입니다. 클릭하면 잘 보입니다.
테스트 겸 시간 때우기용 낙서들. 기존에 그리던 것들의 작업효율을 높여야 되는데 귀찮아서 탱자탱자 놀고나 있고...
끝.
그리고 썬더볼트도 있겠다 다음번엔 eGPU 박스로 뵐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진짜 끝.
언젠가 로또 맞으면 사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