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여느날과 같이 재활용품을 정리하고 나오는데,
구석에서 수상쩍은...
비즈니스 가방이 하나 보이는 겁니다?
뭐, '그냥 가방이구나.'
하고 넘어 지나갈 수 있는 일이었는데, 문득이 그 가방을 손에 쥐고 들어보았더랍니다.
어라?
근데 왠걸, 이거 가방이 꽤나 묵직한 겁니다.
저는 직감했습니다.
'아, 이거 안에 뭔가 있구나.'
삼성? LG?
무엇일까 생각해보며,
그 가방을 갖고 들어와 안에서 열어보니...
어라??
이거 왠 걸,
안에 ThinkPad가 들어있는 겁니다?
배터리가 완전 방전 상태였다 보니
(아마, 연식이 있다보니 장기간 미사용 상태였던 듯 싶습니다.)
어댑터를 연결하고 전원을 켜보았는데
인디케이터에 불은 들어오는데
모니터가 깜깜 무소식이었습니다.
아무래도 화면이 안 들어오니
'이거 이제 완전 고장나버렸네.'
라는 생각에 내놓은 듯 싶었습니다.
납득은 갔습니다.
다만, 화면이 안 들어오는 이유에는 메인보드 고장뿐만 있는 것은 아니니 말입니다.
가장 쉬운 가능성 하나를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완전히 나가버린 듯한 모니터에
플래시를 근처에 가져다 보았습니다.
그러자,
'오케이!'
글자들이 선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이 X200은 보드가 고장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백라이트 CCFL이 나갔을 뿐이었는데
램이랑 하드가 모두 빠진채로 처량하게 버려져있던 녀석이었더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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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 녀석을 간단하게 정비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주워온 직후 사양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CPU : Intel Core 2 Duo P8400
RAM : 없음
저장소 : 없음
WLAN : Intel Wi-Fi Link 5100
배터리 : 3셀 - 완전 방전
화면 : 1280 x 800 (WXGA) - CCFL 망가짐
특이사항 : 외관이 심히 전투형
그래서, 필요한 부품 몇개를 주문하고
급한 것 부터 차례차례 처리해나가기로 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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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램
메모리가 없으면 작동 자체가 불가능하기에
가장 급한 램 먼저 달아주었습니다.
PC3-10600s 4GB 램이 2개, 총 8GB의 구성!
X200이 읽을 수 있는 최대 메모리 클럭은 어차피 1066 MHz (PC3-8500s 속도)까지이기 때문에
PC3-12800s, PC3-10600s 고민하지 말고 더 저렴한 녀석을 달면 그만입니다.
밑판을 열고 메모리 두 개를 장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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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저장소
이제 기본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구색은 갖췄으니
운영체제를 설치할 저장소가 필요하겠죠!
주변에 굴러다니는(?) SSD 하나를 꺼내 장착하도록 합니다.
X200이 인식하는 최대 속도는 SATA2 까지이기 때문에, 무슨 제품을 쓸지 크게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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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배터리
원래 달고있던 3셀 배터리는 부팅, 충전조차 불가능한 구색 맞추기용 상태였기 때문에
사용가능한 배터리를 구하는 일이 이번 작업에서 가장 어려웠습니다.
호환 배터리를 사용해야 하나 싶은 찰나에,
운좋게 X200 9셀 배터리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아주 새것은 아니지만,
기왕이면 호환보다는 정품 9셀을 달아주는 것이 더 낫지 않나 싶습니다 ㅎㅎ
9셀 배터리를 장착한 모습입니다.
방전된 3셀 배터리는 이제 바이 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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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MOS 배터리
메인보드에 부착되어있는 동전 배터리도 교체해주도록 합니다.
사실 원래 있던 배터리에 어느 정도 용량이 남아있는 듯 싶었지만
연식이 있는 만큼 새 배터리로 교체해주도록 했습니다.
배터리를 떼어내서
전선과 스팟용접된 부분을 떼어내도록 합니다.
그리고 집에 남아있는 CR2025 배터리를 양 극과 연결해서
절연테이프로 둘둘 말아주도록 합시다.
보드에 다시 안착시키면
CMOS 배터리 교체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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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LED 백라이트 교체
백라이트를 교체하기 위해
해외에서 자체 몇 개를 구매했습니다.
LED 백라이트를 구매하는 김에
다른 부품들도 몇 개 더 같이 주문하고 말이죠 ㅎㅎ
도착한 물품들입니다.
LED 백라이트와,
전투형 X200의 케이스를 새로 책임질 깨끗한 상판 & 하판
백라이트를 교체해주려면
먼저 LCD를 떼내야 겠죠~!
X200의 화면 베젤을 뜯어내고 그 속에 들어있는 LCD를 들어내주도록 합니다.
LCD를 꺼냈으면
적당히 디스플레이를 분해해서 망가진 CCFL을 꺼내주도록 합니다.
그리고 CCFL 자리에 LED를 넣어주면 끝!
사진 속 아래에 있는 녀석이 망가진 CCFL이고,
LCD 안에 LED 백라이트가 들어가있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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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케이스 교체
그럼 이어서 케이스 교체까지 한 번에 진행하도록 합니다!
원래 상판에서 WLAN 안테나 3개를 떼어내어 새 상판에 붙여줍니다.
안테나는 한 번 떼어내면 접착력을 많이 잃어버리기 때문에
양면 테이프로 다시 붙여주는 센스~
새 상판에 WLAN 안테나 배선 정리를 마치고
LED 백라이트로 교체한 LCD를 얹어주도록 합니다!
LED 백라이트로 교체하게 되면 백라이트와 인버터 사이에 전선이 길게 남는데,
남은 전선을 LCD 밑에 살포시 밀어넣어주면
깔끔하게 전선 정리를 할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잘 들어오나 부팅!
오랫동안 깜깜했던 LCD에 광명이 찾아왔습니다~~
그럼 상판은 다시 화면 베젤을 덮어 마무리하고
이제 하판을 분리해
새 하판에 메인보드와 남은 부품들을 교체해주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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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정비 완료
이렇게해서~~
주워온 X200의 간단 정비가 완료되었습니다.
교체한 상판과
교체한 하판의 모습입니다.
이렇게 따로보면 감이 안오니
원래 있던 녀석들과 비교해보도록 할게요!
원래 상판이 확실하게 전투형이긴 했습니다 ㅎㅎ
하판도 깨끗해진 모습입니다 ㅎㅎ!
화면이 잘 나오니
이제 제 몫을 충분히 해낼 수 있겠군요 흐흐
3세대 뒤의 모델인
X230t 와의 사진입니다~~
자, 지금까지
X200의 간단한 정비 과정을 작성해보았습니다.
본격적으로 하드웨어를 교체하는 갈아엎기 시리즈보다는 더 쉽고 가볍게 진행된 작업이었습니다.
이로써 주워온 X200도 혼자서 제 몫을 해낼 수 있는 상태가 되었네요 ㅎㅎ
사실 갑작스럽게 생긴 ThinkPad이다보니
아직 명확한 목적이 있는 녀석은 아니지만은,
가볍게 들고다닐만한 X 시리즈 제품이니
어딘가 쓸만한 구석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ㅎㅎ
무선랜카드 교체나
추가 확장카드 등은 전혀 신경쓰지 않았는데
이 부분들은 필요하면 그때 그때 손봐주도록 해야겠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