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용으로 일을 하기 위해 샤오미 미 패드 2를 샀었습니다. 당시에는 윈도우가 실행되는 태블릿 중 가장 작으면서도 그나마 쓸만한 물건이라 생각했었거든요.
여기서 비상용이라는 건 항상 휴대가 가능해야 하고, 멀쩡한 노트북을 빤히 두고서 괜히 짐덩어리를 하나 더 넣는다는 말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진짜로 어디 놀러 나갈때도 카메라 가방에 넣어두고, 해외 나갈때도 노트북과 함께 챙기고 그랬어요.
하지만 갈수록 귀찮아지다보니 짐에서 빼놓고, 결국은 서랍 어딘가에서 썩어가고 있었는데 최근 들어 다시 이걸 꺼내게 됐습니다. 안드로이드 공기계가 하나 필요해져서요. 마침 예전에 윈도우/안드로이드 듀얼부팅을 설치해 두기도 했었고요.
그런데 이제 보니 도저히 못쓰겠군요. 무슨 웹서핑 하나 하는데도 버벅거리고 느려 터졌어요. 메모리를 계속 비워봐도 소용이 없습니다. 2GB 램에서 OS가 기본 절반을 먹으니 남은 1GB론 힘들어서 그러려나요.
그리고 배터리도 쭉쭉 줄어들입니다. 하루에 쓰는 시간은 얼마 안 되는데, 대기 상태로 몇 시간 방치한걸 켜 보면 팍팍 깎여 있네요. 악명 높은 인텔 아톰을 넣었으니 이건 당연한 결과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이게 2015년 11월에 출시된 제품이니 5년이 넘었지요. 컴퓨터도 5년 전에 출시된 건 빼도박도 못할 구형인데 모바일은 말할 것도 없겠죠. 겉보기에는 요새 제품이랑 크게 다를 것도 없어서 웹서핑 정도는 문제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갤럭시 NX나 갤럭시 카메라의 실패 요인 중 하나로, 매년 업그레이드되는 AP 성능과 앱 생태계를 따라가지 못해서 그렇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지요. 오래된 제품에 제가 너무 많은 걸 바라고 있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