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아이씨뱅큐라는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아두이노용 9V USB-A to DC 케이블을 하나 샀습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중국에서 수입해서 이윤붙여 파는거겠죠. 하지만 가격차이도 적을뿐더러 네이버페이로 할인받아서 거의 배송비만 지불하고 샀습니다(...)
용도는 사용하던 공유기입니다. LVSUN 사의 5포트 USB-PD QC 3.0 동시지원 충전기에 꽂아서 기존의 9V 0.7A짜리 직류전원공급장치를 대체할 목적이었죠.
그런데 도착한걸 직접 USB테스터에 물려보니 전압을 5V밖에 뱉질 않습니다.
보통 이런류의 케이블은 길쭉한 입력측 단자에 QC 혹은 USB-PD로부터 고전압을 끌어오라는 명령을 내리는 칩셋이 삽입되어있기 마련인데요
이와같이 말입니다.
그런데 이 상태에서 전압계를 들이밀어 측정하면
사진과 같이 9.07V가 찍히는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즉, 이 케이블은 내장된 칩셋이 QC나 USB-PD 프로토콜에 명령을 내려 바로 9V를 뱉어내도록 하는게 아니라, 저 길쭉한 단자 안에 승압회로가 내장된 형태라는걸 알 수 있습니다.
알리 등지에서는 이러한 QC나 USB-PD에 명령을 내려 원하는 전압을 바로 뱉을 수 있게 하는 USB 트리거같은 제품이 널리고 널린걸 볼 수 있습니다. 그냥 9V짜리 트리거를 내장해도 될텐데 왜 굳이 이런 귀찮은 방식을 썼는지 이해가 안되네요.
그 방식이 충전기의 성능에 따라 전력을 더 안정적으로 뽑아낼수도 있는데말입니다.
비슷한 제품으로 12V짜리 케이블도 있는데, 이러한 승압식 회로의 한계로 인해 전류를 최대 700mA까지밖에 뽑아내질 못합니다. 12×0.7=8.4W죠. 한계가 너무 명확합니다. QC를 이용하면 최대 18W는 물론이고, 트리거를 사용해 강제로 끌어낸다고 치면 LVSUN 사의 제품은 USB-A 단자에서도 최대 65W까지 뽑아낼 수 있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한계를 넘은 출력을 내도 안정적으로 동작합니다. (자사에서 별도 제품으로 판매하는것 중에 USB-A to DC 케이블이 따로 있기 때문에 이런 기능을 넣어놨습니다.)
저는 가능하면 12V 2A를 먹는 셋탑박스도 같은 방식으로 대체하고 싶은데, 이러한 트랜스포머 내장형이 아니라 QC를 통해 12V를 끌어내는식의 USB-A to DC 케이블은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