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로 폰을 사기로 마음먹고 한달동안
이베이에서 제조사 리퍼로 샀지만 1년동안 땅바닥에서 구른듯한 상태로 온 픽셀과
사진으로는 상태가 멀쩡해보여서 중고로 샀지만 받고나서 보니 사진으로 안찍히는 기스와 찍힘이 한무더기였던 U11,
2연타로 물을 먹고 난 뒤 더이상 중고로 폰을 살 엄두가 나지 않아 신품으로 샀습니다.
조건은
예산 40만원
스냅 835
커롬이든 순정이든 안드로이드 순정 혹은 그에 준하는 UI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함
이러니까 후보로 미6과 노키아 8이 남았는데.. 머리로는 미6을 사야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몸은 노키아 8을 지르고 있더군요.
제가 지금까지 가장 오래 쓴 폰이 루미아 920이다보니 노키아에 보정치가 많이 들어가서(...)
렌더링은 둥글둥글하고 투박한데 실제로 쥐어보면 테두리가 상당히 뾰족해서 얇고 날카로운 인상을 줍니다. 우리나라에 출시된 기기 중엔 비슷한 게 없고, HTC 8X와 재질빼고는 아주 유사한 느낌인데... 이것도 우리나라에서 만져본 사람이 손에 꼽을 기기니 별 참고는 안되겠네요.
여튼 이렇게 뾰족뾰족한데다 뒷면이 메탈이라 미끄러워서 안정적으로 잡기가 어려운지라 그립감은 썩 좋지 않습니다. 우레탄 재질 후면 보호필름을 붙이거나, 케이스를 써야 쓰기 편할 것 같네요. 손에서 미끄러지지만 않으면 딱 좋을 느낌이라 우레탄 필름을 붙이면 될 것 같은데 아직 오는 중.....
소프트웨어는 알려진대로 안드로이드 순정 그대로입니다.
시로코가 출시되면서 버려질 줄 알았는데 여전히 픽셀, 에센셜(보안업데이트로 치면 엑스페리아도 추가)에 이어 안드로이드 업데이트 2티어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빠릿하고 배터리도 오래갑니다. 아이폰 6s플러스보다 오래가는 듯 하네요.
한가지 인상적인 것은 슬립 모드에서 전면 홈버튼의 지문인식에 딜레이가 있다는 거였습니다. 지문인식 속도가 느린 건 아니고 주머니에서 폰을 만질 때의 오동작을 방지하기 위한 것 같더군요. (그래서 빠르게 잠금을 풀려면 더블탭으로 화면을 켜고 바로 지문인식을 시켜야..)
근데.. 안드로이드 순정의 단점까지 그대로 가지고 있네요. 무음모드조차 없어요... OTL
루미아 시리즈의 특징 중 하나인 글랜스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근데 지금은 AOD가 일상화된데다 글랜스 자체도 알림을 받을 앱도 선택할 수 없는 등 윈도폰 시절보다 오히려 퇴보한 상황이라 별 장점은 아닌 듯.
다들 아시다시피 카메라는 절망적입니다.
셔터속도, ISO는 커녕 화이트밸런스조차 바꿀 수 없습니다. 그나마 주간 야외 사진은 구글 카메라의 힘을 빌어 그나마 볼만한 수준이 나오는데 실내는 푸르딩딩하게 찍히는 주제에 보정하는 것 외에 손볼 방법도 없고... 노이즈도 심하고.... (위 실내 사진은 구글 포토로 보정한 겁니다)
한참 전부터 약속했던 프로 카메라는 아직도 개발중입니다. 어제 노키아 기기중 유일하게 RGB+모노 구성의 듀얼 카메라라 개발하는데 시간이 걸렸고, 조만간 개선된 프레임워크와 함께 업데이트할 거라는 해명이 올라오긴 했는데.. 솔직히 큰 기대는 안되네요.
며칠 써본 소감은, 이전에 중고로 구입해서 잠시 만져본 U11과 비교해서 모든면에서 완벽한 하위호환에 가깝다는 것이었습니다. 디자인도 비슷하고, 사양도 비슷하지만 더 늦게 출시되었는데 어떻게 이럴수가 있나 싶네요 ㅡㅡ;
U11보다 나은 거라곤 가격과 국산 폰 못지않게 강력한 셀룰러 신호 세기정도인데.. 애초에 U11이 이정도로 저렴했으면 노키아8은 안중에도 없었을 거라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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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준비 안하고 잡담처럼 쓰다가 리뷰처럼 늘어지니 글에 두서가 없네요.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