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시세가 30만원 초중반대까지 떨어졌고, 11월 초에 미국에 다녀와야 하니 폰카와 배터리가 좀 더 나을거란 기대를 품고, 갤럭시 S10에서 갤럭시 S21로 바꿨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지문 인식 센서입니다. S8에서는 이걸 쓰라고 만든거냐 싶었고, S10에서는 정말 성실하고 진지하게 갖다 대야 했는데, S21은 무성의하고 삐딱하게 스치기만 해도 인식이 됩니다. 이제야 쓸만하네요.

 

버튼 위치가 바뀐 게 좀 불편하네요. 쓰지도 않는 빅스비 버튼을 뺀 건 상관이 없지만 볼륨이랑 전원 버튼을 한줄에 주루룩 넣으면서, 전원 버튼 누르려다가 볼륨 다운을 누른 게 한두번이 아닙니다. 전원 버튼이 핸드폰 중간 쯔음에 있으니 클립을 써서 셀카봉이나 삼각대에 고정할 때도 위치 잡기가 까다롭고요.

 

배터리는 모르겠네요. 처음에는 나아졌다고 생각을 했는데 쓰다보니 아닌 것 같아요. 밤에 누워서 웹서핑 하면 쭉쭉 떨어지긴 마찬가지네요. 충전 속도가 한 45W만 됐어도 잠깐잠깐씩 충전해가며 쓰면 된다고 생각했을 텐데요.

 

성능은 좀 빠릿해지긴 했네요. 재시작 후 앱을 시작하거나, 영상 편집기에서 편집하는 속도가 빨라진것 같습니다. 게임이요? 그건 안해서 모르겠습니다. 

 

카메라는 애매하네요. S8에서 S10으로 바꿨을 때도 이게 초점이 맞는거냐 안맞는거냐 궁시렁거렸는데, S10에서 S21로 바꾼 후에도 똑같은 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또 측광 방식이 좀 이상해진 것 같아요. 전에는 그래도 멀티 패턴 측광에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중앙 측광이 되버린 듯 합니다. 구도 중앙에 사람 머리라도 있으면 밝기가 확 올라가버립니다. 

 

대신 6400만 화소 모드로 바꾸면 깡패같은 해상도로 초점 뭉개진 걸 다 커버해 버리지만 이 경우 초광각/망원을 쓰지 못하고 초점을 잡는 것부터 마지막 후처리까지 딜레이가 은근히 길어서 캐치를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네요. 경우에 따라서 6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용량도 문제고요.  

 

또 전면 카메라 품질이 아주 좋아졌습니다. 이제야 지문 센서를 쓸만하다고 했는데 셀카 역시 이제야 쓸만해졌다는 느낌입니다.

 

핸드폰 자체의 문제는 아니지만, 스마트 스위치로 계정을 옮기는데 이게 완전하지가 않네요. 각종 앱에 걸어 둔 자동 로그인이 옮겨진 앱도 있고 그렇지 않은 앱도 있습니다. 이거야 해당 앱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요. 가끔 연락을 받지만 굳이 저장까지는 할 필요가 없는 연락처들은 대충 메모를 써서 기록을 해뒀는데 그게 안 옮겨지고 날아갔고요. 문자 수신음도 보낸 이에 따라서 다른 소리가 나도록 설정했는데 하나도 옮겨지지 않았네요.  

 

요새 구질구질하게 살아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역시 비싼 돈을 들여서 바꿀 필요가 없는 것 같아요. 가장 베스트는 20만원 중반으로 엄그레이드하는 것인데, 시세가 그렇게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