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CY 이어폰이 괴상한 프리미엄이 붙어서 가격이 올랐다가, 얼마 전에는 정가로 돌아갔습니다. 이게 그렇게 (가격 대비) 쓸만하다던데 하나 질러볼까 고민하다가 문득 깨달은 게 있으니.
왜 50만 원짜리 이어폰을 갖고 있으면서, 2만 원짜리 이어폰을 사려 하는가? 였습니다. 그래서 지금 들고 있는거에 충실하기로 하고 쓸 만한 블루투스 케이블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예전에도 MMCX 단자를 블루투스로 바꿔주는 케이블을 샀던 적이 있는데 https://gigglehd.com/gg/2497170 이게 장애물을 은근히 타더군요. 스마트폰을 바지 주머니 안에 넣었을 뿐인데 100보 쯤 걸으면 끊깁니다. 그래서 듣기 싫어지더군요.
그래서 좀 더 강해보이는 게 없다 뒤적거리다가 KZ ZS10 BA10 블루투스 케이블을 질러 봤습니다.
aptX 지원을 내세웁니다. 레이턴시가 낮다는데 음악만 죽 듣는 입장에서 크게 와닿진 않겠군요.
별 5개를 주세요 징징징. 알리에서 파는 게 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죠.
포장을 열진 못하고 찢어야 합니다.
케이블 본체와 마이크로 USB 충전 케이블.
MMCX 단자. 이어폰과 체결은 나름 믿음직스럽고, 귀에 거는 부위도 은근히 뻣뻣합니다.
이 케이블은 본체(?)가 두 개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한 쪽에 조작부와 충전 단자, LED가 있고 다른 쪽에는 블루투스 로고만 있습니다. 배터리와 기판을 따로 나누지 않았을까 추측해 보는데, 그럼 안테나를 좀 더 큰걸 넣지 않았을까 싶어서 샀어요.
뒤집어서. 마이크로 USB 연결 단자에는 커버가 있습니다. 이젠 USB-C로 바꿔줄 때도 되지 않았나요?
이어폰 연결. 햇수로는 참 오래 고통받고 있는 이어폰이나, 요새는 음악을 통 듣지 않는군요.
모듈 부분의 두께.
뒤집어서. +/재생/- 버튼이 보이시죠? 저걸로 볼륨, 탐색, 재생/정지/통화/전원 등을 조작하는 건 거의 국룰과도 같은듯.
오른쪽이 원래 쓰던 케이블입니다. 모듈 본체의 크기는 거의 비슷하군요. 그게 두 배가 됐으니 플라시보 효과가 몰려옵니다.
갤럭시 S8을 업데이트하고 나서 저렇게 배터리 잔량을 보여주는 것 같네요. 마음에 듭니다.
그래서 들어봤어요. 배터리 잔량을 보여주고 미디어 볼륨을 따로 설정하는 건 참 마음에 듭니다. 이어폰/케이블이 아니라 안드로이드의 개선이지만. 스크린샷에 5월 22일이라고 나와 있는데, 스샷은 받자마자 찍었지만 글은 대충 한달 정도 써 보고 쓰는거라 그렇습니다.
소리를 확실히 덜 끊깁니다. 안 끊긴다는 건 아니에요. 예전에는 번화가를 걷는 동안 담배 냄새를 맡는 수준으로 소리가 자주 끊겼는데, 이제는 담배에 불을 붙이는 사람을 목격한 수준으로 줄었어요. 이 정도는 되야 사람이 쓸 만한 물건이지 그 전엔 너무했구나 싶습니다.
통신 거리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머니나 가방 정도는 뚫을만한 강력하고 안정적인 신호...를 추구하다가는 이어폰이 아니라 무기 수준의 무선 기술이 되겠군요. 저한테는 이쪽이 더 필요하지만.
음질이야 이젠 막귀가 되서 그런가 뭐가 달라졌는지 모르겠고.. 예전에는 3.5mm 잭을 뺀다면 라떼는 말이야 3.5mm 잭이 없어서 막 해괴망칙한 젠더 쓰고 그랬어 엉 어디 스마트폰이 스마트하지 못하게 3.5mm를 뺀다고 막 이랬는데, 이제는 블루투스가 워낙 보편화되서 빼도 어쩔 수 없지 않나.. 하고 생각하게 되네요.
배터리 소모량이 워낙 많아서 보조배터리를 줄줄 달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요. 어차피 하루 한 번, 일과를 마무리하기 전에 충전기에 꽂아놓고 자면 된다고 생각해서.
가격은 12달러 쯤 주고 샀습니다. 이 돈이면 그냥 QCY 이어폰을 하나 사는 게 가성비는 더 좋겠으나, 저는 이미 이어폰이 있다보니 어쩔 수가 없네요.
나중에는 슈어의 정품 블루투스 케이블을 써 보고 싶어요. 그건 소리가 얼마나 끊기는가 궁금해서요. 하지만 좀 비싸야 써 볼 생각을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