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 쓰기 귀찮으니까 3단요약 갑니다.
- 어제(18일) 아침, 중앙일보가
과학자 250명 "에어팟 등 무선 이어폰, 암 발생 위험"
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냅니다. 전세계 과학자 250명이 에어팟 등의 무선 이어폰이 전자파 때문에 암 발생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호소문을 UN(인데 기사상에서는 이걸 또 “유럽연합”이라고…)과 WHO에 제출했다는 내용이지요. 매일경제 등 다른 언론도 이 기사를 베낍니다. 심지어는 UN을 유럽연합이라고 잘못 서술한 것까지 그대로 베꼈어요.
- 같은 날 오후, 과학전문매체인 동아사이언스에서 팩트체크를 합니다. 결론은 가짜뉴스. 기사의 근거가 된 과학자들의 호소문은 2015년도에 나온 것이고, 에어팟은 언급하지도 않았으며(애초에 에어팟은 2016년에 처음 나왔음), 그나마 서명에 참가한 과학자들도 상당수가 내용도 모른 채 다른 교수가 서명해달라고 해서 이름만 빌려준 모양입니다. 애초에 가정용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수준의 전자파가 암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증거는 아직까지도 나온 것이 없습니다.
- 오늘(19일) 아침, 중앙일보가 위 기사가 오보임을 인정하고 정정보도를 합니다. 그러나 이 기사를 베껴갔던 다른 언론사는 아직 정정기사를 내보내지도 않았지요. 이에 미디어오늘에서는 사건의 전말과 함께 아직도 정정기사조차 쓰지 않은 언론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기사를 게시하였습니다.
의사들의 의견에 따르면, 정말로 전자파 때문에 암이 발생하는 거라면 휴대전화가 보급되기 시작한 것이 이미 한 20년이나 되니까 머리 쪽에 생기는 암의 발병률이 20년 전에 비해 확연히 높아지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겠느냐고 하더군요. 참고로, 미국 국립암연구소에서는 Fact Sheet를 통해 “휴대폰과 관련된 가장 큰 건강상의 위협은 폰질하다가 발생하는 교통사고”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휴대폰이나 에어팟의 전자파를 걱정하기보다는, 운전 중이나 걷고 있을 때 폰을 들여다보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