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습기를 샀습니다. 남들은 겨울철 건조하다며 가습기를 사는데 장마도 아닌 11월에 왜 제습기를 사느냐.
제습기가 놓여진 환경을 보면 답이 나오지요? 어항+물고기+물통+빨래+세탁기.
구입 모델은 위닉스뽀송 DGO162-S0. 사실 이쪽은 잘 몰라서 마누라가 찍어본 두개 모델 중 신형으로 샀습니다. 다나와 제습기 인기 순위 2위니까 무난한 선택이었던것 같네요. 인기 1위는 공기청정기를 겸한 모델이라 필요 없고.
제품 스펙은 그냥 다나와 가서 보세요 http://prod.danawa.com/info/?pcode=5252388&cate=17317922
생각보다 박스가 크고, 또 무겁습니다. 제품 본체에 손잡이가 달려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바퀴를 보조하기 위한 용도.
제품 뒷면의 시리얼 넘버를 보고 등록을 해야 a/s가 3년이라는데 귀찮...지만 해야죠 뭐. 카메라 업계에서 많이 보던 거군요.
전면. 별거 없습니다.
앞의 커버를 빼면 물탱크가 나옵니다. 공기 중에서 제거된 습기가 물이 되어 여기에 모이는 거니, 당연히 자주 비워줘야죠.
앞에 수위표시창이 있으니 물이 어느정도 찼는지 가늠이 가능합니다.
처음 사면 이 안에 신발 건조용 Y자 호스가 들어있으니 반드시 빼야 합니다.
상단에는 조작부가 있습니다. 전원을 켜면 조작부가 옆으로 움직이면서 공기 배출구가 드러납니다.
조작은 뭐.. TV 리모콘 쓸 줄 아는 사람이라면 다 될겁니다. 조작부가 움직이는 식이라 내구성이 좀 걱정되긴 하지만.
뒷면엔 공기 필터, 아래엔 전원 케이블을 정리하는 수납부가 있습니다. 지금은 필터 커버를 벗겨서 아래에 내려놨어요.
이런 물건은 전원 케이블 관리하기가 귀찮은데 이정도는 해야할 듯.
전원을 켰습니다. 63dBA. 시끄럽습니다. 내가 지금 일하는 중이오라고 티를 팍팍 냅니다. 오래된 냉장고나 좀 조용한 세탁기가 돌아가는 수준이라 보시면 될 듯.
저 구멍으로 시원하거나-따뜻한 바람이 나옵니다. 안에 보면 뭔가 원통 비슷한 부품이 돌아가는 것도 보입니다. 저기로 뭘 떨구면 대재앙이 일어날것 같은데.. 좀 허술하다는 느낌은 드네요. 필터 부분처럼 망이라도 하나 씌워주지.
그리고 생각보다 전기 많이 먹습니다. 제습 효과를 보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몇시간 돌려야 하는데, 210W면 적은 숫자는 아니죠. 요새 나오는 대형 TV가 이거보다 적게 먹잖아요.
제습 효과에 대해 정확하게 논하려면 물이 얼마가 증발이 됐고 전기세는 어쩌구 이런 이야기를 해야겠는데 그럴 자신은 없고.. 저녁에 빨래해서 널어두고, 3시간 정도 제습기 돌리면 밤에 다 거의 다 말라 있더군요. 어항을 둔 방에 항상 습기가 있었는데 제습기 처음 온날 주구장창 돌려서 습도가 58%로 떨어지니, '공기가 건조하면 엄청 답답하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게 됐습니다.
빨래를 건조하는 게 주 목적이라면 빨래 건조기를 사야겠지요. 건조기에선 빨래를 아주 따끈따끈하게 구워서 내놓는데, 제습기는 그렇지 못합니다. 하지만 건조기를 둘 곳이 마땅찮거나, 최하 60만원부터 시작하는 건조기가 부담되거나, 집에 쌓이는 습기 자체를 없애고 싶다면 제습기가 오히려 괜찮은 방안 아닐까 싶어요. 공간도 덜 차지하고, 가격도 20~30만원 선이니.
세탁기나 냉장고는 생활 필수품이라서 없으면 어떻게 사냐는 소리가 나오죠. 그래서 있는게 당연한거지, 있으면 편리하다는 말은 안 나오는데.. 제습기는 그건 아니에요. 그래서 그런가 있으니 편리하다는 느낌이 크게 와닿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