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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 가젯 / 테크 : 가전 제품, 멀티미디어, 각종 IT 기기와 여기에 관련된 기술의 이야기, 소식, 테스트, 정보를 올리는 게시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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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urada https://gigglehd.com/gg/120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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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_HomePod_01.jpg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현지시각으로 어제 애플은 세계개발자회의(WWDC 2017)을 개최했습니다. 여기서 애플은 iOS11, 검은색의 아이맥 프로, 10.5인치 아이패드 프로 등 다양한 핫이슈들을 뿌리며 애플 팬들을 열광시켰습니다. 그중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이 가는 제품은 WWDC 2017의 one last thing, 홈팟(Apple HomePod)입니다. 그래서 홈팟만 뽑아서 자세히 살펴볼까 합니다.

최근 IT 분야의 핫이슈는 AI, 인공지능입니다. 일반인들에게 익숙한(?) 인공지능이라고 한다면 애플 시리(Siri), 구글 어시스턴트(Assistant), 마이크로소프트 코타나(Cortana), 삼성 빅스비(Bixby), 아마존 알렉사(Alexa) 등등이 있으며 그 외에 이름 모를 AI들이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전 세계의 주요 IT 회사들이 이렇게 차기 성장 동력으로 인공지능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공지능은 이제 현실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작년에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를 통해 인공지능이 크게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세돌 9단과 구글 알파고의 바둑 대결에서 알파고가 4:1로 압승을 거둠으로써 일반인들에게도 대단한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자의식을 가진 고도의 인공지능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지만, 일부 분야에 한해서는 알파고와 같이 이미 인공지능이 사람의 능력을 넘어선 지 오래입니다. 

물론 알파고 같은 거대(?) 인공지능에 지레 겁을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인공지능은 결국은 사람의 삶을 편하게 만들어 주는 도구입니다.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제체에 탑재된 AI의 이름인 어시스턴트의 뜻은 조수, 보조원입니다. 그 이름이 인공지능의 역할을 가장 직접적으로 말해줍니다. 
물론 인공지능과의 경쟁에서 밀려나는 일자리가 생기는 등의 공포감은 있겠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앞으로는 인공지능을 잘 활용할수록 남들보다 편한 삶을 누릴 것입니다.

 

 

 

 

 

 

 

SK_NUGU.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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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zon Echo.jpg

 

Google Home.png

 

 

현재 일반인들을 위한 인공지능은 시리와 코티나같이 주로 운영체제에 탑재되는 음성비서의 형태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 연장선상으로 최근 유행처럼 번져나가는 제품군이 AI 스피커입니다. 무선 올인원 타입 스피커에 음성인식 기능을 추가한 형태로서 최근에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AI 스피커는 음성인식이라는 기능의 특성상 언어에 민감하므로, 지역별로 독자적인 AI 스피커 시장이 형성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현황을 살펴보면 SK 누구(NUGU)와 KT 기가지니(GIGA Genie)가 현재 시장을 거의 양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네이버가 올여름에 웨이브(WAVE)를 출시할 예정이며 카카오 역시 올해 내로 AI 스피커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북미 시장에서는 아마존 에코(Echo)가 2014년에 출시되어 에코룩, 에코쇼 등 후속 모델들을 전개하며 시장의 선발 주자로 치고 나갔습니다. 여기에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된 구글 홈(Home)이 작년에 출시되며 시장을 양분하는 상황입니다. 
애플이 여기에 시리를 탑재한 홈팟으로 새롭게 북미 및 글로벌 AI 스피커 시장에 뛰어드는 셈입니다. 

 

 

 

 

 

 

 

 

 

Apple_HomeKit-2.jpg

 

 

 

물론 홈팟은 단순히 북미 시장만을 겨냥한 모델은 아닙니다. 애플 시리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20여 국가의 언어를 지원하여 호환성이 높습니다. 구글, 아마존 등 미국 회사들의 AI 플랫폼들은 대부분 아직은 영어 중심이며 외국어 지원은 매우 약한 상황입니다. 물론 시리도 외국어 지원이 각국의 토종 AI 들에 비하면 떨어지는 부분들이 있지만 그래도 다국어 지원이 꽤 준수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애플 홈팟은 출시되자마자 단번에 글로벌 시장의 강자로 떠오를 만한 잠재력이 있습니다. 
* 현재 애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홈팟의 지원 언어는 영어 뿐이며, 다국어 지원은 차후 영어권 이외 국가 출시에 발맞춰 추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WWDC 2017의 발표 내용에 따르면 시리는 여러 기능들을 추가하며 지금보다 업그레이드될 예정입니다. 주요 업그레이드 기능으로는 애플 순정 앱 이외의 다른 외부 앱들과 연동한 음성 명령, 영어를 다른 언어로 번역, 그리고 온-디바이스 인텔리전스 기능이 있습니다. 영어 문장 번역 기능은 처음에는 지원 언어가 중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의 5개국어 뿐이지만 앞으로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인텔리전스 기능은 사용자의 성향을 파악해서 스스로 뉴스를 찾아주는 등 관심 분야의 컨텐츠를 추천하고 다음 할 일을 미리 예측하는 기능을 제공할 것이라고 합니다. 

* 단일 기기의 성능만을 활용하는 On-Device 머신러닝 기술의 경우 클라우드 서버 기반 머신러닝보다 성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일단 이 글의 주제는 아니므로 자세히 다루지는 않겠습니다.
 

 

 

 

 

 

 

Apple_HomePod_02.jpg

 

Apple_HomePod_05.jpg

 

 

물론 홈팟의 장점이 시리 지원에 그치는 것은 아닙니다. 홈팟은 경쟁 제품들보다 디자인과 사운드에 상당히 공을 들였습니다. 기본적으로는 곡선을 살린 원통형의 미니멀한 형태에서 맥프로의 느낌이 살짝 납니다. 표면은 메시 패브릭 위에 깔끔한 패턴을 입혀 고급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알루미늄 메탈의 느낌을 주로 사용하는 기존의 애플 제품과 달라 보이면서도 애플다움이 잘 묻어납니다. 차가운 금속의 느낌이 아닌 따뜻한 느낌을 주는 소재 선택으로 AI라는 무거운 이미지를 벗어나 친근한 느낌을 의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리적 조작은 상단의 동그란 터치 패널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겉으로 보이는 버튼을 다 없애서 애플 특유의 미니멀한 디자인 스타일을 극대화하였습니다. 상단 영역을 탭하여 음악 재생/정지와 볼륨 조절이 가능하며 조작시 시리 특유의 LED 애니메이션 효과가 나타납니다. 하드웨어 디자인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디자인 역시 애플 답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훌륭합니다. 물론 홈팟이 AI 스피커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됩니다. 굳이 본체에 가까이 다가가서 손으로 조작하지 않아도 그냥 음성 명령으로 제어할 수 있습니다.

사운드 설계는 360도 전방위로 사운드를 잘 출력하고 또 음성을 잘 인식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습니다. 사방으로 6개의 마이크와 7개의 트위터 어레이가 고르게 배치되어 있으며, 상단에는 저음용 4인치 우퍼가 위를 향하여 배치되어 있습니다. 트위터는 실내 먼 거리까지 구석구석 사운드를 잘 전달할 수 있도록 빔포밍 기술을 사용합니다. 무지향성 사운드 설계 덕분에 실내 어디에 두어도 훌륭한 사운드를 들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음성 인식 역시 문제 없습니다.
 

 

 

 

 

 

Apple_HomePod_03.jpg

 

 

 

Apple_HomePod_04.jpg

 

 

여기에 애플 A8 칩을 탑재하여 강력한 사운드 보정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장된 저음 보정용 마이크로폰을 통한 자동 저음 보정, 실내 구조와 가구 배치에 따른 에코 보정, 2대의 홈팟을 하나의 방 안에 두면 자동으로 서로를 인식해서 밸런스를 맞추는 보정 기능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능동적인 자동 보정 기능은 스피커에 마이크가 탑재되어 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예전만큼 음질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앞으로는 이렇게 AI 스피커가 알아서 보정을 해 줌으로써 체감적인 음질이 높아질 것입니다.

홈팟의 장점으로 애플 뮤직과의 연동도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애플 뮤직은 이제 한국에서도 정식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국내에서도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홈팟이 국내에서도 충분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편, 홈팟은 오디오 데이터 입력에 유선 연결은 아예 배제하였습니다. 와이파이  에어플레이2 재생을 지원하므로 전원선 이외에는 어떠한 연결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유선 연결을 아예 지원하지 않는 점은 아무래도 불편하게 느끼는 사용자가 있을 것입니다.
 

 

 

 

 

 

 

applehomekit.jpg

 

 

Apple_HomeKit-2.jpg

 

Apple_HomeKit.jpg

 



홈팟이 AI 스피커로서 가장 경쟁력 있는 부분은 사실 디자인이나 사운드 같은 뻔한 요소 말고 따로 있습니다. 홈팟은 사물인터넷(IoT)을 위한 애플 홈킷(HomeKit) 플랫폼과 연동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애플 홈(Home) 앱을 통해 홈팟을 제어하거나, 반대로 홈팟을 통해 홈킷 플랫폼을 지원하는 다른 장치들도 제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홈팟에 대고 "시리야 불좀 꺼줘"라고 말하면 그냥 바로 방에 불을 끌 수 있습니다. 

현재 홈킷을 지원하는 기기들은 이미 꽤 풍부하게 갖추어져 있습니다. 집에 전등이나 스위치를 끄고 켜는 것 정도는 기본이고,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제어, 카메라 보기, 집 문 잠그기 등 방범 기능까지 가능합니다. 여기에 홈팟이 홈킷의 중심 컨트롤러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는 IoT가 얼리어댑터들이나 쓰는 미지의 무언가로 인식되고 있지만, 이렇게 발전하다 보면 언젠가는 영화에서나 보던 IoT 세상이 자연스레 올 것입니다.

물론 애플 홈킷 플랫폼은 인식률이나 가격 등 여러모로 아직 완성도가 갈 길이 멀기는 합니다. 그럼에도 현재 일반 소비자가 접할 수 있는 IoT 플랫폼 중 가장 접하기 쉬운 플랫폼인 것도 사실입니다. 구글도 홈킷과 비슷한 IoT 플랫폼인 안드로이드 씽(Android Thing)이 있지만 홈킷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 
홈팟과 홈킷의 조합은 AI 스피커로서 애플의 생태계가 스마트폰 중심의 고급 IT 기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우리 실생활 전반까지 미칠 만한 잠재력이 있습니다.
 
 

 

 

 

 

 

Apple_HomePod_06.jpg

 

팀 쿡 애플 CEO는 WWDC 2017에서 홈팟을 소개하며 "과거에 아이팟이 주머니 속의 음악 감상 환경을 재창조했듯이 홈팟은 집 안에서의 음악 감상 환경을 재창조할 것"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실제로 애플 아이팟(iPod)은 전 세계 MP3 플레이어 시장을 평정했으며, 아이폰(iPhone)은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시장을 단번에 업그레이드 시켰습니다. 홈팟 역시 홈오디오 환경을 기존에 단순히 음악을 듣기만 하던 수동적인 시스템에서 AI 스피커로 단번에 패러다임 시프트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애플 홈팟은 올해 12월에 미국,영국,호주에서 우선 출시되며 내년부터 전 세계로 판매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가격은 $349(약 39만원)입니다. 이는 $179.99의 아마존 에코나 $129의 구글 홈보다 2배나 그 이상 비싼 가격입니다. 다국어 지원과 뛰어난 음향 성능을 내세우고 있지만 경쟁 제품들보다 가격이 크게 비싸게 책정되었습니다. 이런 점에서는 성능에 타협하지 않고 최고의 성능과 디자인을 추구하는 애플의 성향이 역시 잘 반영된 제품입니다. AI 스피커라는 장르는 현재는 그냥 저렴한 장난감 정도로 인식되고 있는데, 만약 홈팟이 성공한다면 AI 스피커를 단번에 고급 가전기기의 이미지까지 끌어올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 profile
    title: 저사양아라 2017.06.07 06:12
    아이로봇에서 Ai 싫어하는 주인공 집에 놀러온 손님이 음성명령으로 가전기기가 제어가 안돼니 당황하던 장면이 생각나네요.

    트랜드이긴한데 전 무서워서 못 들일거 같습니다. 할아버지 다 됀듯;
  • profile
    Asurada      blog : http://asnote.net 2017.06.07 17:53
    저도 사실 트렌드 베리 슬로우 팔로워라 이런거 잘 안쓰긴 합니다 ㅋㅋㅋ
  • ?
    루키 2017.06.07 14:09
    국내 정발되면 들여놓고 싶네요.
  • profile
    Asurada      blog : http://asnote.net 2017.06.07 17:53
    영어권 이외 국가는 아무래도 언어 지원 문제로 꽤 늦어지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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