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의 모든 동물에게 있어서 산소는 필수적입니다. 산소가 약간이라도 부족하면 생물체가 살아갈 수 없죠.
산소 포화도, 간단하게 새츄레이션이라고 하는데. 환자의 상태를 의미하는 바이탈 사인 중 하나입니다. 이 수치는 일정 범위 이상일 경우 환자에게 해를 끼치며 약간이라도 떨어지면 치명적이므로,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할 때 이를 측정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SpO2는 산소포화도 측정법 중 가장 대중적으로 쓰이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혈색소 중 산소를 포함한 혈색소의 비율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Hb가 헤모글로빈이고 HbO2는 산소를 포함한 헤모글로빈이니. 아시다시피 헤모글로빈에는 산소가 결합하여 온몸에 산소를 분배시켜주기 때문이죠. 이를 측정하는 방법은 크게 침습적 방법과 비침습적 방법으로 나누어집니다. 전자는 혈액가스를 직접 분석하는 방식이고 후자는 바로 아래에 제시된 방법으로 정맥에서 산소포화도를 측정합니다. 이를 Pulse Oxymeter, 펄스 옥시미터라고 합니다.
위의 그래프는 펄스 옥시미터의 기본 원리가 되는 헤모글로빈의 특성 중 하나인데, 산소를 포함한 헤모글로빈과 그렇지 않은 헤모글로빈이 가시광선과 적외선 영역에서 서로 다른 흡광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650nm대에서는 산소가 붙지 않은 헤모글로빈이 더 많은 빛을 흡수하고, 950nm 영역대에서는 산소가 붙은 헤모글로빈이 더 많은 빛을 흡수하고 있습니다. 그니까 간단하게 말해서 색깔이 변하는거죠. 물론 피가 파란색이 되는건 아니겟지만.
따라서 펄스 옥시미터에는 두 개의 LED가 달려 있습니다. 당연히 하나는 Hb가 많이 흡수하는 파장의 가시광선이고, 나머지 하나는 HbO2가 많이 흡수하는 적외선이 되겠죠. 이 두개의 LED가 빠른 속도로 번갈아서 깜빡입니다. 일반적으로는 660nm과 940nm 파장의 빛을 내는 LED가 사용됩니다. 각 LED별 현재 측정된 값에서 측정된 수치의 최저값을 제하는 방식으로 다른 세포에서 생성되는 측정의 오차를 줄이며 연속적인 값을 측정합니다. 이렇게 측정되고 노멀라이징된 값은 최종적으로 마이크로프로세서에 입력되고 각 값별 산소포화도 수치를 Lookup Table에서 찾아서 최종적으로 디스플레이에 표시합니다.
아 그리고, 심장이 박동하면서 모세혈관 내 혈액의 부피가 달라져서 빛의 투과율이 일정 주기로 변화합니다. 이를 통해 용적을 측정하는 방식을 Photoplethysmogrph라고 하며, 용적계라고 불 수 있겠습니다. Beer-Lambert 법칙이란게 있는데 쉽게말해 이거때문에 물질의 양에 따라 빛 투과율이 비례관계를 이룬다는 거고, 따라서 빛을 쏘기만 해도 실시간으로 용적이 변화하는 정도를 잴 수 있습니다.
심장이 뛰면 혈관 내 혈액의 용적이 일정한 주기로 변합니다. 따라서 이 사이 간격을 잼으로써 심박계 용도로 사용 가능하죠. 갤럭시 워치나 운동용 심박계에 들어있는 빛이 깜빡이는 센서가 바로 이 방식을 응용하는데, 펄스 옥시미터도 결국 LED가 하나냐 두개냐의 차이일 뿐 근본적으로는 PPG 측정기가 맞으니까... EKG보다는 부정확한 방식이지만 심장박동수 측정용으로도 쓸만은 합니다.
그리고 심장박동수 측정기능은 시판되는 개인용 펄스 옥시미터에 들어가는게 좋습니다. 충분히 구현 가능한걸 일부러 빼버릴 필요도 없고, 이 기능을 넣어주면 심박계 기능이 있어서 2in1 기기라는걸로 마케팅에 써먹을 수 있으며, 실시간 PPG 표시 바 (위 영상에 나와있는 LED막대다섯개) 기능을 통해 현재 기기가 똑바로 작동중인지를 기기내부 에러감지가 작동하기 전에 바로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죠.
마이크로프로세서 기술의 발전으로 옥시미터를 작고 저렴하게 만들수 있게 되었고, 웨어러블 기술이 발전하면서 스마트워치에 저 기능을 넣어두고 네트워크와 연결하여 실시간으로 개인의 건강정보를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30년전에 21세기의 사람들은 이렇다! 이것이 바로 미라이노 라이프데스까 라면서 온갖 쌩쑈를 떨던게 바로 현실이 된거죠..
대표적인 예로는 이번에 새로 출시할 삼성 갤럭시워치 3에 HbO2 측정기능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사실 그 전에 나온 갤럭시워치 1이나 따로 구매가능한 운동용 심박센서 등에도 HbO2 측정은 안되지만 PPG 측정방식으로 현재 심박수를 측정해주기도 하고. 여압장치 없는 비행기를 운행하는 경우에서도 자주 쓰입니다. 이 경우 산소가 부족하면 그냥 몽롱해지다가 죽어버리기 때문에.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이 연구는 마이크로프로세서는 커녕 LED도 상용화되지 않던 1930년대에 나왔습니다. 뭐 그때로서는 큰 의미가 없어보이는 헤모글로빈의 성질 중 하나일 뿐이었을 텐데, 컴퓨터 처리기술과 LED가 나온 후대에 들어서 1972년 최초의 전자식 펄스 옥시미터가 개발되어 8년 후 상용화되고 2020년 코로나 19의 조기진단에 사용하기까지 아주 많은 기여를 한 중요한 연구가 된거죠.
하지만, 위 방식으로는 세츄레이션을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혈중 산소에 관여하는 독극물 중독의 경우 그러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일산화탄소 및 청산 중독이 그러한데, 이들 물질과 결합한 헤모글로빈의 경우 흡광도가 HbO2 및 Hb와는 다른 양상을 띄고 있어 일반적인 펄스 옥시미터로는 측정이 힘들고, 대신 고가의 제품은 이 케이스까지 고려하여 제작되기 때문에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그리고 피부색이나 환자의 움직임 등 노이즈가 많이 유입되기 때문에, 당장 상기한 저 기능만 적용할 경우 실제 세츄레이션과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위의 연구를 기반으로 정밀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중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1995년 마시모라는 회사는 환자의 움직임과 동맥에서 나오는 신호를 필터링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그 외에도 인체에서 나오는 다양한 노이즈 신호로부터 세츄레이션과 관련된 신호만을 추출하는 알고리즘이 연구 중에 있습니다. 뭐 모션을 감지해서 평균값 계산을 늦춘다던지...
한국어도 만만찮지만 적어도 짧잖아요. Photoplethysmogrph라니 세상에나. 국어로는 광용적계 네글자 선에서 컷 가능한 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