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6년 전쯤에 샀을 PL-380 라디오 입니다.
휴대폰도 못쓰고 TV도 없고, 신문은 일주일에 한번씩 몰아서 갖다주던 곳에서 세상 돌아가는 꼴좀 알고 싶어서 샀었습니다. 그래서 FM라디오로 뉴스 듣는데 수신률만 높으면 괜찮다는 생각에 이 제품을 구입했었습니다.
라디오 전용 기계의 장점이라 한다면, 신뢰성과 안정성이 있겠네요.
휴대폰 데이터나 인터넷망의 작동을 걱정하지 않아도 잘 작동합니다. 전원버튼을 누르면 켜지고, 소리가 나온다는 신뢰성은 다른 매체에 비할 바가 아니라 생각합니다. 특히 충전하지 않아도 이따금 AA 건전지만 갈아주면 잘 나오니 고립된 환경에서 사용하기에는 좋습니다.
PL-380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한다면 압도적인 수신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음향기기에 내장된 재래식 수신기나 MP3P 등의 내장 수신기에 비하면 완벽에 가까울정도의 수신이 가능합니다. 수신환경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안정적으로 소리를 들려주는 능력은 항상 만족스러웠습니다. 또한 프리셋과 측면의 다이얼을 이용한 선국은 신경을 곤두세우고서는 다이얼을 미세하게 돌리던 수고에서 해방시켜주었습니다.
단점을 굳이 꼽자면 이어폰을 꼽았을 때 들리는 잡음과 음악을 감상하기에는 어딘가 많이 모자라는 스피커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비싸지 않은 가격(아마 4만원정도 줬을겁니다)을 생각하면 불만은 없었습니다.
아무튼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까 싶어서 간단한 사용법을 남겨둡니다.
전원을 켜고 FM 버튼을 짧게 누르면 FM라디오 청취가 가능합니다. FM 버튼을 길게 누르면 알아서 주파수 전체를 검색하고 검색된 라디오 주파수를 저장합니다. 이때 튜닝 다이얼을 돌리면 저장된 주파수 사이를 이동할 수 있습니다. VF버튼을 누르면 다이얼을 돌려서 0.01MHz 단위로 주파수를 바꿀 수 있고, 앞의 숫자 자판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전으로 돌아가려면 VM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음악을 선택할 마음의 여유조차도 없을때 그냥 전원버튼만 누르면 나오는 그런 소리들은 텅빈 방에 혼자 우두커니 앉아있는 적막감을 달래줍니다. 제가 아직도 책상 한켠에 라디오를 놓아둔 이유는, 과거를 반추하며 상념에 잠기는 제 거울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