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쿨프레소가 떨이로 나오길래 한번 용감히 질러봤습니다.
이게 다 아베가 윤전기를 멈춰서 반년 동안 계획했던 일본여행을 취소시킨 탓입니다.
사진이 없는건... 이놈가지고 별별 쇼를 다 하느라 남은 체력을 다 깎아먹은 탓입니다.
평소보다 30분 일찍 퇴근해서 힘이 넘쳐흘렀는데 얼마나 망작이면 저 체력을 다 날려먹었을까요
1. 준수한 점 : 전력소모
전력소모 자체는 매우 준수한편입니다. 최초 기동시에는 냉각기는 가동하지 않고 팬만 기동하는데, 이때는 약 20W정도를 소비하며 냉각기 가동+최고 풍량일때 약 105W정도를 소비합니다. 고전적인 선풍기가 미풍일때 약 50W, 강풍일때 70W정도를 소비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냉풍기 치고는 매우 준수한편입니다.
2. 망작이 된 원인 : 구조적 문제
쿨프레소가 겉보기에는 준수한 스펙을 가지고 있음에도, 망작이 된데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매우 큽니다.
1) 열 배출에 대한 고려를 등한시 하였음
- 해결책으로 덕트를 패키지로 제공하지만, 1.5m정도밖에 안되기 때문에 이 거리안에 열배출할 곳이 없으면 망합니다. 이는 추가적으로 덕트를 연장하면 어느정도 해결 가능하나, 덕트가 길어질경우 덕트에 의한 마찰로 인해 배출력이 약해지므로(...) 추가적인 개조가 따라줘야합니다. 애시당초 열 배출능력이 그리 좋지 않고, 열의 상당부분이 배출풍으로 나가지 않고 본체에 남아있습니다. -_-;;
2) 공간절약을 공기흡입구 설계보다 우선시 한 탓에, 열의 배출 효율 자체가 떨어집니다.
- 일단 냉풍과 배출풍의 흡기가 같은곳에서 이루어지는데다가, 열이 배출되는 뒤쪽에서도 약 50%의 공기를 흡입하기 때문에, 뒤쪽을 차단한다 하더라도 별다른 이익이 없습니다. 왜냐면 덕트를 통해 열을 빼지 않는 이상 자기가 배출한 열중 상당수가 다시 흡입되기 때문입니다. 배출구가 흡입구 바로 위에 있거든요.(...)
이러한 탓에 덕트로 열을 바깥으로 빼주더라도 밀폐된 공간에서 쿨프레소를 돌릴 경우 온도가 빠른속도로 올라갑니다.
3) 공간절약을 위해 팬의 구조가 비정형적이라서 팬의 효율이 떨어집니다.
- 쿨프레소에서는 시로코팬을 씁니다. 물론 시로코팬이 나쁜건 아닙니다. 문제는 공간절약을 위해, 일반적인 황금공식비율로 만들어진 시로코팬이 아니라 비정형적인 시로코팬입니다. 당연히 풍량 대비 소음이 크고, 그 풍압이나 풍량 역시 기대에 못미칩니다. 20~30만원대의 일반적인 냉풍기보다도 약하다는 점을 기억해야합니다.
보통 리뷰에서는 차 에어컨 1~2단 수준의 풍량이라고 하는데, 그보다도 풍량이 적습니다. 터보모드를 작동하여 최고 풍량으로 설정할때 유효 반경은 1미터를 넘지 못하고, 터보모드를 사용치 않을경우 50센치미터 이내입니다.
4) 미칠도록 작은 물탱크
- 습도가 80%정도일때, 약 2시간 30분 가동으로 절반정도가 찹니다. 맥시멈 5시간정도이며, 온도와 습도가 높을경우 유효한 가동시간은 더더욱 짧아집니다. 결국 여기에 대한 해결책은 개조(...)밖에 없습니다. 특히나 물탱크와 본체는 센서로 연동되므로, 이를 어떻게 무력화시키냐가 관건입니다. 팁을 더하자면, 자석(...)으로 작동합니다. 넵.
위의 네가지 장점이 어우러져서 실사용에 매우 애로사항이 꽂피는 물건(...)이 되겠습니다. 이걸 살 돈으로 전기세를 더 내고 에어컨을 돌리는게 정신건강에 더 이롭습니다.(...)
5) 난해한 터치버튼
- 터치버튼을 적용한건 좋습니다. 문제는 이 터치버튼이 꽤나 난해하게 작동을 합니다. 특히 가장 난감할때는 풍향을 조절할때인데, 한번에 원하는 풍향으로 고정하는게 매우매우매우 어렵습니다. 차라리 가느다란 물건으로 직접 풍향판을 조절하는게 수십배는 빠릅니다.
3. 단점만 쭉 나열했으니 장점도...
최고의 장점은 현재 국내에서 시판중인 인버터 방식 에어컨/냉풍기중 가장 저렴하다는겁니다. 만약 주변온도 상관없이 매우 좁은 국소면적만 저렴하게 냉각을 할 필요가 있다면 이걸 쓰면 됩니다.
더불어서, 밀폐된 공간이 아닌 적절한(...)공기 순환체계에서 이걸 쓸 경우에는 그냥 환기를 시키는것보다 온도가 내려가는 속도가 매우 빨라지며, 더불어서 근소하게나마 습도까지 낮춰서 젖은 빨래등을 조금이나마 빨리 말리는 효과도 있습니다. 기본적인 냉각원리는 에어컨과 같기 때문에, 공기중의 습기를 응축시키기 때문이죠. 응축식/수냉식 냉풍기와는 확실히 다릅니다. 근본적인 설계가 에러인건 어쩔수 없지만요.
...물론 이런 전제조건을 맞추려면 배기열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매우 중요한 관건이 됩니다. 당연히 환기가 안되는곳에서는 절대로 쓰지 않는것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