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한국을 대상으로 “오는 4일(오늘)부터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산업에 사용되는 3품목에 대해 수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이와 관련된 NH투자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규제대상인 3품목 중 포토레지스트의 경우 EUV 공정용 포토레지스트만이 수출 규제의 대상’이라고 합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EUV용 포토레지스트는 현재 일본 기업만이 생산 가능하다는군요.
- <NH투자증권> [반도체산업] 수출 규제 관련 팩트와 일본 내 반응 점검
http://hkconsensus.hankyung.com/apps.analysis/analysis.downpdf?report_idx=530292
이 말대로라면 일본은 삼성전자를 콕 집어 견제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는 TSMC와 7nm 공정에서 경쟁 중으로, 이미 EUV 공정으로 반도체를 양산하기 시작했으며 향후 DRAM 생산공정에도 EUV를 접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한 작년 2월부터 경기도 화성에 EUV 공정을 위한 새로운 라인을 건설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5nm 공정까지도 개발했지요. 파운드리 업계 1위를 위해 EUV에 사활을 걸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일본의 이번 수출 규제가 그만큼 악재일 테지만, 정은승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어떤 위기가 와도 극복해나가겠다.”는 것 외에는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다른 품목들은 어떨까요.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되는 고순도 불산의 경우에는 작년부터 일본의 경제 보복 카드로 사용될 우려가 제기되어 이미 대만 등지로 수입선 다변화가 이루어져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EUV 공정에 필요한 초고순도 제품은 일본 제품의 점유율이 70%를 넘는다네요. 이 역시 일본이 삼성전자를 노렸을 가능성의 근거 중 하나입니다. 플루오린 플루이미드의 경우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원재료인데, 이는 듀퐁 등에서도 생산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3개 회사가 올 하반기부터 양산 예정이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폴더블 디스플레이 제품이 시장에 풀리지 않은 현재로서는 규제의 영향이 비교적 제한적일 것이라고 합니다. 이것도 LG전자는 폴더블 폰을 아직 발표조차 하지 않았으니, 갤럭시 폴드를 출시할 예정인 삼성전자를 노렸을 가능성이 크지요. 결국, 일본의 이번 수출규제는 사실상 삼성전자 한 곳을 집중적으로 노렸을 가능성이 꽤 커 보입니다.
참고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생산되는 포토레지스트(반도체용 감광제)는 주로 NAND 플래시메모리 생산에 사용되는 구형 KrF 노광공정용인 모양입니다. 현재 AP(CPU)나 DRAM 생산에 주로 사용되는 ArF 공정용 포토레지스트 또한 일본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높지만, 전세계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한국의 DRAM 생산을 틀어막았다가 세계적인 메모리 공급부족이 일어나면 일본에 쏠릴 어그로를 생각해서인지 이건 아직 수출을 틀어막지 않은 게 아닐까 싶네요.
근데 당신들 역량은 미국이랑은 좀 차이가 있는것 같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