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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2018년보다 더 더울거라는 이번 여름, 하필이면 출퇴근마저 편도 45Km
덥다고 잠을 설쳤다가는 졸음운전으로 저세상 갈수도 있는 상황.
그래서 전기세고 뭐고 사람이 살아야 하는게 우선이니 창문형 에어컨을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왜 창문형인가... 제방 바깥이 바로 아파트 외벽인데다가 실외기 앵글 설치 허가가 안나는 곳입니다.
다른곳으로 실외기를 뺄려면 배관을 천장을 통해 끌어와야 하는데, 차라리 집 인테리어를 다 때려부수고 리모델링을 한다면 모를까 사람이 살고있는 집에선 불가능한 공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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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인가 재작년부터 창문형 에어컨의 인기가 늘어나기 시작하긴 했는데, 판매하는 제품이라는게 거진 다 중국산 제품 OEM 방식으로 떼다 파는 제품이더군요.
그마저도 전자레인지 마냥 가로형 타입이 대부분이라 미닫이 창문을 쓰는 제 방에는 그리 적합한 방식이 아닙니다.
세로형 제품은 2019년 기준으로
나우이엘 NEC-W12000
21센추리 CYW-719AR
파세코 PWA-2100W
이렇게 3개만 국내 쇼핑몰에 등록 되어 있습니다.
일제 제품 (토요**, 코**) 직구할까 생각도 해봤지만 안그래도 전기를 퍼먹는 에어컨을 돌리는데 전기 효율을 떨어트려버리는 다운 트랜스를 쓰는건 제 머리로는 용납이 안되서 해외 직구는 말끔히 포기했습니다.
3개의 남은 제품중 나우이엘건 아예 전기인증조차 안받았고 (= 미출시 상태)
21센추리는 제가 아는 그 센추리 에어컨이 아니라 주식회사 미란이라는 홈페이지도 없는 영세 수입업자 제품이고
남은건 파세코 제품밖에 없었습니다. 설상 가상으로 국산이란게 중국산보다 출력도 높고 더 싸네요?
https://gigglehd.com/gg/4985775
그렇게 주문을 했는데 이번엔 배송지연이 걸리기 시작합니다. 주문폭주라서 어쩔수 없다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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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에 LG에서 인버터 창문형 에어컨을 내놓는다고 해서 LG전자에 문의까지 해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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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지가 헬지했습니다. 믿고 사줄려고 했는데 자기들 제품군에 팀킬날까봐 안팔려나 봅니다.
그렇게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6월 4일 밤에 파세코 에어컨을 수령하게 됩니다.
뭔 에어컨 하나 사는게 이리 힘들어서야.. 싶지만 작년 폭염을 생각해보면 벌써부터 에어컨을 지르는 사람이 폭주하는게 이해가 됩니다.
하다못해 저희집 멍멍이 마저 기다렸단 표정이군요(?)
추가로 에어컨 박스에 눕히지 말라고 되어 있는데, 눕히지 않고 배송해주신 경동화물 직원 여러분께 경의를 표합니다.
박스 전체의 무게는 27.9Kg
사용설명서와 설치 가이드
설치 가이드 만큼은 컬러인쇄 + 밀착샷을 좀더 찍어줬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설치 가이드가 직관적이지 않아 좀 헤맸어요.
게다가 포장상태도 상/하부에 스티로폼 받침대가 끝인데
옆구리에서 한대 치기만 해도 제품에 상처 날것 같은 포장상태 입니다.
친환경이라고 해야할지 포장에도 원가절감이라 해야할지...
실제 설치전 시험가동부터 해봅니다.
설치 다 했는데 컴프레셔가 안돌아 간다거나 냉기가 안나온다던가 하면 아주 열받을것 같아서요.
제품 후면에 컨덴서와 컨덴서 냉각을 위한 바람 구멍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하부의 응축수 배수 마개는 평소 사용시에는 막아놓고 사용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응축수가 컨덴서 쪽으로 비산되면서 자연 증발하도록 되어 있다고 하네요.
그래도 시험가동때문에 응축수가 쌓인걸 먼저 배수를 해주고 설치를 진행해줍니다.
에어컨을 들어올릴때 일정 각도 이상 기울어지면 응축수가 쏟아져 나올수 있으니까요.
필터는 그냥 부스러기 필터.
공기청정기능 이런건 기대 안하는게 좋습니다.
설치 하는곳은 제 방 창문입니다. 혹시라도 에어컨 설치하다 추락으로 인해 플스나 노트북이 깨지는 일을 막기위해 설치장소 주변을 먼저 치우고 시작합니다.
설치할 공간만큼 블라인드를 떼버리고
거치대를 창틀에 끼우고 높이조절로 창틀 위/아래에 딱 맞게 늘려줍니다.
고정은 동봉된 창틀 보호대를 나사와 창틀 사이에 끼운다음, 거치대가 절대로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세게 조여주면 됩니다.
그리고 빗물받이 고무를 창틀에 붙여주면 우선 거치대 설치는 끝나게 됩니다.... 만
이쪽 창문에는 방충망이 없습니다.
방충망이 없는 창문을 열어야 에어컨을 돌릴수 있게 되는건데, 그 수많은 모기나 각종 해충들을 어떻게 대처할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결국 에어컨을 통째로 반대편 창문으로 옮겼습니다.
저것때문에 창문 유리도 빼고 완전 난리였네요.
시험 가동
찬바람 잘 나오고 진동은... 석고보드 벽임에도 그리 심하게 울리는 편은 아니네요.
에어컨을 다시 떼고, 단열재로 창문 틈새를 막는 공사를 시작합니다.
창문이 열려있는 상태고, 창문 틈새로 공기가 드나들수 있는데
공기순환 = 냉방효율 저하 입니다.
막을수 있는만큼 최대한 막기 시작합니다.
창문 사이에 단열 스폰지로 막는건 필수고 (여기가 가장 큰 구멍이 되니까요.)
창틀과 거치대 사이를 막아주는 고무 커버가 따라 오지만, 이걸로 바람을 완전히 막기엔 역부족이라 단열스폰지로 덧댑니다.
창문 유리와 거치대가 만나는쪽도 동일하게 처리합니다.
다시 에어컨을 거치대에 달고, 이제는 당분간 에어컨을 뗄 일이 없으니 나사로 완전히 고정시킵니다.
에어컨이 설치된 위치와 맞닿는 창문유리는 더이상 움직이지 못하게 동봉된 고정장치로 잠궜습니다.
에어컨 성능 테스트를 위해 방 환경을 조금 가혹하게 맞춰봅니다.
36W 형광등 4개 점등, 플레이스테이션 3, 4 가동, 컴퓨터 4대 (데탑 2대, 노트북 1대, NAS용 미니PC 1대), 모니터 3대 (LED BLU 2대, CCFL BLU 1대)
이 상태서
실내온도 27도 습도 58%
에어컨 실내 흡기구측 온도 25도
이 상태서 에어컨을 가동하여 소음을 측정해 봤습니다.
에어컨 꺼진상태에서 방 내부 소음 42 데시벨
에어컨 가동후 송풍팬 가동시 51데시벨 (파워모드)
컴프레셔 작동시 56 데시벨
조용한 사무실이 50데시벨, 일상 대화가 60 데시벨 정도라고 하는데, 조용하다고는 말 못하겠습니다.
그래도
시동걸고 가만히 서있는 경차의 기본 소음이 46 데시벨
이 경차에서 에어컨 송풍기를 최대한 틀었을때 (에어컨 컴프레셔 OFF) 바람 소음만 65데시벨이니
자동차 에어컨 보다는 조용하다고 할수 있겠습니다.
전력소모는 대략 600W~630W 사이에서 왔다갔다 합니다. (파워냉방모드)
그리고 전력계 측정 수치로 봤을때, 이 제품은 실내 송풍팬과 실외기 냉각팬이 분리된 제품으로 판단됩니다.
(실내기 팬만 회전시 30~60W, 실외기 작동전 릴레이 붙으면서 바람소리 더 들리는데 이때 대략 100W 수준, 컴프레셔 작동 시작하면 600W 수준으로 전력소비량이 증가함.)
냉기 토출온도는 대략 섭씨 9도에서 유지됩니다.
자동차용 냉방장치는 토출온도 섭씨 6도 밑에서 노는데, 이건 자동차용이니까 그렇고 가정용으로 9도면 충분하겠지요.
이 에어컨에 대한 제 한줄 평가는
"시끄럽고 진동있는 전형적인 창문형 에어컨, 하지만 소비자가 요구하는 상품성 (디자인, 가격) 을 갖췄기에 수요가 있을수밖에 없는 제품" 입니다.
아쉬운점이 없는건 아닙니다.
인버터형이었으면 아예 컴프레셔 운전 출력을 대놓고 제어를 해서 더 조용한 제품을 만들수도 있겠지만, 이러면 가격이 안드로메다로 날라갔을지도 모르죠.
획기적인 아이디어 상품.. 까지는 아니더라도 제조업체가 수요예측을 잘 한 제품입니다.
그러니 맨날 주문이 폭주하고 사람들 입소문도 타는 것이겠죠.
저도 제 방이 실외기 두는 곳이랑 완전 반대편에 있어서 여름만 되면 쪄죽는데.. 창문형 에어컨 한번 간보고 있는데 가격대도 은근 있네용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