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gigglehd.com/gg/soft/7923127#comment_7925250
아래 사건들은 윗 소식글에서 시작이 되었습니다. 구글플레이 뮤직이 이제 장사 안한다. 돈되는 유투브뮤직으로 다 갈거임. 그래서 플레이뮤직은 10월에 스밍이 닫히고.. 12월에는 라이브러리까지 싹 밀어버린다는 그런 충격적인 뉴스였습니다. 저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아니 한국에서 그 구글 플레이 뮤직 그거 도대체 누가 쓰냐 다 멜론벅스로 스밍듣거나 아니면 아예 FLAC 넣어다니지.. 헌데 저는 100기가 넘게 처박아 놓고 필요할 때마다 적당히 꺼내듣는 방식이었거든요 아이고 망했써요
사실 저는 구글 플레이 뮤직을 베타때부터 써 온 골수 유저입니다. 이게 10년도 더 전에 구글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개인소유의 음원을 구글서버에 올려놓으면 보란듯이 스트리밍으로 쏴줄게 ㅇㅇ 공짜로 ㅇㅇ 2만개까지 ㅇㅇ> 라는 실로 놀라운 컨셉의 서비스였습니다. 아니 공짜란 말이지? 물론 그러다가 그 옆에 우리가 유통하는 음원도 하나씩 사고 그러면 좋겠네 하는 것이 개발당시 구글의 희망이었지만요..
당대 개발자들 포럼에서 본 건이 주목받았던 것이.. 아닌게 아니라 그때 스마트폰은 저장용량이 8기가 16기가 그러고 있을 때였고.. HDD들어가는 아이팟은 되어줘야 80기가야 120기가야 하면서 세상 자랑을 할 수 있던 그런 시대였으니까요. 저는 그때 모토로라의 가성비 SKT 스마트폰을 썼었는데요.. 외장메모리칩을 크고 비싼 걸로 꽂아놓아도 음원파일들을 마음껏 채우다 보면 아니 사진 찍을 공간이 없어서.. 촬영 많으면 밖에서 로컬 음원파일을 허겁지겁 지워대고 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멜론벅스 이런거 쓰면 좋았겠지만 하하 그때는 말이죠 하하)
아니 그런 중에 이렇게 음원 스트리밍에 무제한 라이브러리 업로드를 받아주는 서비스라니 세상에 말이죠. 구글 리더, 구글 포토와 함께 이 구글 뮤직은 아니 구글 니네 땅파서 장사하나 질문하게 만드는 서비스였습니다. 용량의 제한은 없고, 그냥 곡 수에만 20000개 리미트가 있었는데요.. (이것도 향후 5만개로 상향) 제가 20년 이상 걸려서 열심히 모은 값이 1만6천여개 정도였으니 개인 사용자 입장에서 사실상 한계는 없다고 봐야겠죠.
다만 이러한 <개인소유 음원의 서버업로드와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는 법적으로는 미국내에서만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도 그러할 것이 미국법이 적용되지 않는 곳에 대해서는 저작권법이라든가 해서 법률적으로 정리가 전혀 아니되어있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한국에서는 서비스가 되지도 않았고. 사실은 서비스 가입도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얼리어답터들은 VPN으로 일단 가입만 제대로 뚫어 놓으면 실제 스트리밍으로 사용하는 위치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내었고. 저 또한 그렇게 가입을 했습니다. 그리고 안드로이드에 APK 설치하는 것은 뭐 일도 아니고요. PC에서도 웹브라우저 등을 통해서 접근과 활용이 굉장히 손쉬웠습니다.
그리고 더욱 매력적인 것은 이게 컴퓨터 여러대, 휴대폰 여러대에서 묻지마 동시접속이 충실히 가능했다는 점이었습니다. 모바일에서, 데스크탑에서, 회사에서 집에서 동일한 나만의 뮤직 스트리밍을 쓸 수 있는데 그런데 공짜라니요.. 이런 무제한적인 접근 때문에 (아이디 공유하면 모두가 공짜 ㅋㅋ) 문제가 생긴 관계로 향후에는 ID당 재생가능기기 5개 한정 인증으로 제한을 걸게 됩니다.
업로드는 웹에서도 적당히 가능하지만 이런 전용 업로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여기에 폴더(하위폴더까지 자동으로 읽어줘요)를 지정해 주면 그냥 묻지마 업로드가 잘 됩니다. 오케이 누르면 트레이에 숨어가지고서는 밤새 알아서 업로드를 해 줍니다. 속도도 준수하고요. 업로드된 음원들은 ID태그에 기반해서 라이브러리 셋팅이 되어서 서버 속 나의 계정에 이쁘게 저장이 됩니다. 이 업로드 프로그램이 정말 기능이 좋았던 거 같아요. 하드에 들어있던 앨범 수십수백개를 업로드 걸어놓고서 출근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휴대폰 어플리케이션에서는. 스트리밍된 음원들의 캐싱 개념과 함께, 사용자가 지정하는 특정 앨범, 사용자가 좋아요를 누른 곡, 사용자가 만든 플레이리스트 등을 아예 로컬에 미리 다운로드 받게 하는 기능까지 있습니다. 게다가 스밍의 음질, 다운로드 음질, 다운로드 파일 용량 관리 등등 UI적인 부분에서도 부족함이 없었죠. 음원유통사 광고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고요. 완성도가 참 괜찮은 구글 공식 앱이었습니다. 그리고 누차 강조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무료로 지원되는 서비스라는 것이 참 대단했습니다. 한참 나중에는 무려 아이폰 앱스토어에도 공식 앱이 올라오기도 했어요. (아이폰 구글 뮤직은 요즘 들어서 그나마 쓸만해졌어요)
그래서 저는 지난 10여년간 이 서비스를 참 잘 썼습니다.. 앨범갯수 1790여개, 곡 갯수로는 1만6천여곡, 라이브러리 용량은 100기가 이상. 참 열심히도 썼다 싶습니다. 100기가 저거 다 들고 다닐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서버에 넣고 원할때 원하는 곡 찾아듣는 건 정말 호사였습니다. 그리고 10여년 동안 라이브러리가 쌓이다 보니 실제 음원자료의 정리와 보존에서 더 큰 의미가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게 100기가 하면 클라우드 개념에서도 사실 적은 용량은 아닌데요. 뭐 이게 그대로 구글 서버 용량을 차지하느냐 하면 그건 당연히 아니고요.. 구글 뮤직 저 혼자 쓰는 거 아니니까.. ID태그와 MD5해시 등을 통해서 실제 중복되는 파일은 서버에 위치시키지를 않습니다. 모든 클라우드의 기본인 개념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파일서버에 있어 중복되는 파일들은 항상 있을 수 밖에 없는 거겠지만요)
이 구글 뮤직이 다 좋은데 정말 좋은데 서비스 공급자 입장에서는 참 돈이 아니 되었습니다. 서버비용 대역폭비용은 부담이 되는데. 전세계는 커녕 미국 내에서도 크게 수익이 좋은 서비스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일본까지는 진출해서 무어라 해보려 했는데 결론적으로 잘 안되었죠. 서비스하는 아티스트도 확 좀 늘려보고, 크롬캐스트 연동도 해보고, 뮤직비디오 연결서비스 같은 것도 해보고, 라디오 스트리밍 기능도 넣고, 팟캐스트 기능도 넣어보고... 좌우간 수익을 좀 내볼려고 지난 10년간 이런저런 시도를 했는데요. 그냥 다 잘 안되었습니다. 반면 유투브는 세상 온갖 삼라만상이 다 들어있는 그런 곳으로 완벽히 성장했죠. 이제 사람들은 유투브에서 뮤직비됴를 틀어놓는 것으로 음악을 듣습니다. 그렇게 되었습니다. 모바일에서 유투브 백그라운드 실행만 된다면 당신은 세상을 가질 수가 있는 거죠.
그래서 구글은 사업정체성도 애매하고 수익은 시원찮은데 저같은 고인물 체리피커들만 드글거리는 이 서비스를 보란듯이 때려치고.. 효자상품 유투브를 채널로 하는 음원유통사업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서비스는 올해 내 폐쇄한다는 카운트다운이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비통한 심정을 뒤로 하고 라이브러리를 백업하려 했습니다. 사실 그간 공짜로 잘 쓴거죠. 이제는 NAS에 파일 올려놓고 대충 들으면 되는 건가 하는 그런 생각을 했는데요. 파일도 파일이지만 10년간 경험치 쌓인 라이브러리가 없어진다는 것이 사실 충격과 공포입니다. 신보는 앨범 단위로 업로드해서 좀 듣다가 괜찮다 싶은 트랙은 좋아요 같은걸 눌러주는데 그것만 해도 몇천곡 되거든요. 물론 유투브뮤직으로 이전해놓긴 했지만 저는 그 서비스를 쓸 생각이 별로 없으니.. 암튼 고민은 있다가 하고 먼저 저 라이브러리들을 로컬에 다운로드를 해야겠죠.
120기가의 자료는 58개의 2기가짜리 파일이 되어서 돌아왔습니다. 저 링크를 눌러서 다운로드를 받으면 되는 건가. 내가 이럴 줄 알고 지난 겨울에 진즉 기가인터넷을 신청했던 걸까.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지 말입니다.
그렇게 신나게 다운로드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생각보다 속도가 좋더라고요.
는 어림도 없지 ㅋㅋㅋ
아 뭔가 회선에 노이즈가 끼었나.. 싶어서 여러번 다시 해 보았지만 비슷했습니다. 일정 속도로 일정 용량 이상 넘어가면 뭔가 에러가 생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라이브러리 백업을 포기했습니다 ㅋㅋㅋ 이제는 그만 놓아줄때도 된 거 같기도 하고요.
구글은 실제 사용자가 얼마나 되던 간에 생각보다 서비스를 잘 접습니다. (주제문이라 강조합니다) RSS 구독서비스의 바이블이라 불리우던 구글 리더는 그렇게 사용자가 많았는데도 과감히 접었지요. 구글 피카사도 구글 포토 나오면서 접어버렸고요 (구글 피카사 3.0 프로그램은 웹사무용으로는 진리였습니다. 써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거 어도비 라이트룸하고 기본개념이 같아요. 더욱 쉽고요.. 그래서 공식홈은 날라갔지만 지금도 다운로드 링크들이 개인 블로그들에 살아 있슴다). goo.gl 이 단축주소 서비스도 접고.. 암튼 아니다 싶으면 뒤도 돌아보지 않는 손절을 잘 합니다. 근데 기업이란 그런 거죠. 실리콘밸리에 금이나 석유가 나오지 않는 이상 땅파서 장사하기에 서버와 회선은 비용이 있습니다.
사실 제가 가장 염려되는 것은 이 구글이 구글 포토를 접어버리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정말 많이들 찍잖아요. 그 중 적지 않은 수가 구글 포토의 무제한 업로드 기능을 활용합니다. 원래 1200만화소로 시작했다가 요즘은 1600만화소로 받아주고 그리고 그보다도 충격적인 것은 사실 동영상 업로드를 받아준다는 것이죠.. 얘들은 땅 파면 NAS 하드디스크가 나오고 그러는 건가. 싶기도 한데. 그러지는 않을 것이고. 수익성이 없는 이 서비스를 전세계 대상으로 신나게 벌이고 있다는 말이니까요. 그래서 언제가 되었던 간에 필요가 없어지면 또 접게 되겠죠. 하지만 어떻게 지금까지는 버티고 있는데 말이죠.
그래서 저는 구글 딥마인드 이런 AI들이 전세계 사람들이 구글 포토로 업로드하는 수억의 사진들을 실시간으로 위치정보까지 싹 다 읽어가면서 지구정복 꿈나무로 자라는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약관상 가능하게 되어 있습니다 ㄷㄷㄷ) 그렇게 빅데이터를 열심히 모으면 빅브라더가 되는 거죠. 하지만 그렇다고 당장 지금부터 제가 으윽 구글 극혐 구글 포토 안써 이럴 수는 없겠죠. 이미 늦었거든요... 구글 캘린더, 구글 메일, 구글 포토, 구글 킵, 구글 드라이브.. 없으면 당장 안되는 것만 해도 이 정도입니다. 그렇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통해 저는 이미 개인정보란 개인정보는 모두 구글늼께 몽땅 가져다 바친지 오래고 그 대신 생활의 편리함과 상당한 업무 효율을 얻게 되었거든요.. 현대사회 직장인에게 시간은 곧 돈입니다. 그렇게 인터넷의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빠워와 스피드를 얻은 그런 것에 비길지 모르겠습니다. 구글 네이버 마소 같은 2020년대 빅브라더들은 그렇게 저를 참 잘 알고 제가 혹할 만한 적절한 광고를 제시합니다. 제가 그 광고에 털리는 댓가로 구글은 저에게 서비스를 공짜로 쓸 수 있게 해줘요. 하지만 문제는 제가 돈이 없어서 구매력이 없는 거죠 ㅋㅋㅋ 안드로이드폰 사서 쓰는 거랑 유투브 광고 좀 보는 그런거 말고는 이 구글에 10원이라도 줘 본 적이 있나 싶습니다. 그래서 이 서비스들이 언젠가 예고없이 훅 망해도 저는 할 말이 없겠지요.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어차피 호로록 팔아버린 저의 값싼 영혼 제발 그 서비스라도 계속해 달라는 별 희한한 결론을 내면서.. 이만 두서없는 글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비조심 물조심 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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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있다 내용 추가합니다!)
이 졸문이 기글 대문에 걸리게 된 이후로 많은 사용자께서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한편 댓글 중 인터넷의 현자 집단지성의 상징 쿠클라델 선생님께서
아니 자네 그렇게 테이크아웃으로 뻘짓하지 말고 업로드 하던 전용매니저 프로그램으로 다운로드를 받아보게 거기에 그 기능이 있지 않은가..
라고 말씀해 주셔서 저는 어머나맙소사 하면서 인식의 대전환을 할 수 있었고
그 다운로드 기능을 통해 대부분의 라이브러리 파일들을 로컬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전혀 힘들지 않았지 말입니다.
역시 끝날때까지는 끝난게 아니었나 봅니다.
쿠클라델 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드리면서 이렇게 기록을 마무리해보려 합니다.
모든 기글 식구분들께서 즐거운 음감생활 하시길 바랍니다. 음악만이 나라에서 허락하는 유일한 마약이니까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하는순간 플레이뮤직에 올려뒀던 노래가 싸그리 날아가버렸던게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