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글을 올린 적이 있지만,
몇년 전 Casio FX 9860Gii를 구매하였는데,
Casio Prizm 시리즈 출시 이후로 FX 9860에 들어가는 CPU의 아키텍쳐 구조 자체가 변경이 되어
인터넷에 9860용 프로그램이라고 떠도는 것들 중 70% 이상이 실행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이 녀석은 CAS도 안되서 이건 뭔 내가 계산기를 쓰는건지 계산기가 날 쓰는건지...
내가 계산기를 위해 희생해야 하는 기분이라서 영 맘에 안드네요.
구매 당시 고민하던게, HP-50G와 9860Gii였습니다.
당시 HP 50G가 단종수순을 밟던 시기여서 8-9만원 정도 굉장히 싼값에 많이 풀려서 둘 중 하나를 고민하였으나
주변인들이 카시오를 강력 추천 + 카시오는 에뮬레이터가 없어서 사용해 보고 싶었다는 점 + 무엇보다도 당시 저에게는 카시오 베이직을 포함하여 여러모로 사용법이 쉽다는 점 때문에 9860으로 가버렸습니다.
나란, 멍청하기 짝이 없는 놈은 이를 11만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샀고 4년째 후회 중입니다.
차라리 그때 존버를 좀 더 해서 89나 nspire을 걍 사버릴걸.
오랫만에 그때 생각이 나서 네이버에 hp 50g를 쳐보니 재고떨이 하는 곳이 조금밖에 남아있지 않더군요.
그래서, 이 녀석을 4-5만원 사이에 팔고 3만원을 보태서 HP 50G로 업그레이드를 하려고 합니다.
게다가 HP 50g 정도면 대학을 졸업하고 공학도의 길을 가면서 평생 쓰기에도 손색없는 수준의 훌륭한 성능 아니겠습니까.
솔직히 카스 기능 없는 9860은 그냥 계산기만 쓴다고 해도 너무 부족한 성능입니다. 어차피 언젠가는 새거 살거 지금 팔고 업그레이드 해버리고 싶네요.
HP 특유의 공돌공돌한 감성RPN, 게다가 오랫동안 명맥을 이어온 HP의 계산기 시리즈는 매니아 층이 굳건하죠. 해외 포럼 가보면 충분한 양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한몫 하고요.
카시오와 달리 구형 제품용 프로그램이 신형 제품에도 완벽히 호환됩니다. 어느 수준이냐 하면, 48과 49용 프로그램이 모두 50에서 돌아갑니다. 걱정을 안해도 되요.
그런데 질문이 있습니다.
- 아무래도 해상도가 딸리는 공학계산기의 특성상, 여기서 복잡한 식을 입력하기에는 RPN을 사용하는게 반쯤 필수적일 듯 하네요. 이게 진입장벽을 높이고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방식인데 제가 잘 적응할 수 있을지요.
- 윈도우 10에서 지원하지 않는 드라이버는 구형컴이나 가상머신으로 극복하려고 하는데, 이런 물건, 가상머신에서 잘 작동할까요?
- 카시오 같은 경우에는, 계산기 프로그램이 카시오 베이직으로 시스템 내에서 실행되는것 하나, C언어로 구현된 애드온 프로그램 하나 이렇게 두 가지로 나뉘어졌습니다. HP 50G는 계산기 내에서 모든 프로그래밍이 가능한가요?
- 이런 계산기류는 2GB 미만의 '그냥 SD' 를 필요로 하는데, 이건 대체 어디서 구해야 하나요.
- 그냥 Ti-89나 nspire 중고를 알아보는게 훨씬 더 마음이 편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