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gle을 쓰는이유는 다름이아니라요,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어느 여름의 한밤중, 빤스위에 반바지 알몸에 난닝구만 걸친채로 G모 공킥업체의 구형 킥보드를 빌려타던 중이었습니다. 나인봇 ES4 모델인데, 그래서인지 나인봇 맥스와 같은 고급모델을 사용하는 업체에 비하여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물론 코딱지만한 손잡이달린 발판따위에 서스펜션 따위는 있을리가 ㅇ벗으니 몸은 열라 고생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자주 가는 장소로 이동하기에 버스비보다 저렴하면서 시간도 아낄 수 있기 때문이죠. 본인 소유 킥보드 배터리가 충전이 안되있을떄 자주 씁니다.
어느 시골길을 달리던 도중, 킥보드가 멈춰섭니다. 물론 안전한 상황은 절대 아닙니다. 고장을 방지한다고 멈추는건 좋은데, 작은 바퀴가 달려 안정성이 매우 떨어지는 손잡이 달린 발판이 예고도 없이 전자브레이크를 훅 걸어버리면 초보자라면 넘어질 수도 있겠구요.
디스플레이에는 공산당 혁명을 일으켜서 소련을 재건국하고 싶어지는 색상의 몽키스패너 아이콘과 함께 속도 표시창에 15라는 유언을 표시하고 있었고, 동시에 몰겜실이나 다름없었던 10년전 모 초등학교 컴퓨터실의 싸구려 메인보드에서나 날법한 비프음으로 자신이 심영과 같은 고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그나마 소리가 크진 않아서 다행인것 같습니다만.
뭐 G모 업체에 채팅으로 따지니까 환불은 칼같이 해줬는데, 폭풍우에도 버티던 나인봇이 당장 이정도 비를 맞았다고 맛탱이가 갈리는 없을테니, 뭔가 다른 이유가 있겠죠. 그러던 와중 본인을 위해 악천후와 저전압 등 온갖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모터를 풀파워로 굴려주었던 기계의 유언과도 같았던 15라는 공포와 절규의 숫자가 떠오릅니다.
그리고 다시 생각해 보면, 이 에러는 도로의 불균일한 노면을 지나가고 나서 3초 정도 뒤에 생겼다는 겁니다. 분명히 충격과의 인과관계가 있겠죠.
아 ㅋㅋㅋ 충격으로 전자브레이크 제어부 자석 떨어진거라고 ㅋㅋㅋ
여기서 의문이 들기 시작하는거죠. 아시다시피 지금껏 아날로그 값을 디지털 전자기기에 입력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왔었는데요, 그중에서도 전동킥보드의 쓰로틀이나 게임기의 트리거 스위치와 같이 '연속적인 버튼 입력값' 을 입력하기 위해서는 홀센서와 가변저항이라는 두 가지의 옵션이 있습니다.
홀센서는 자기장을 측정하는 도구이고 가변저항은 그렇지 않거든요. 이 말인 즉슨, 위의 GLE에서 쓰로틀 스위치와 자석을 연관지어서 문제삼고 있으니 틀림없이 샤오미는 자사의 나인봇 시리즈를 제어하는 스위치에 작은 자석과 홀센서를 적용했다는 소리가 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홀센서를 사용한 아날로그 스위치는 가변저항식 스위치에 비해 초기 생산비용과 세팅비용이 커 원가절감이 어렵다고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위와 같이 자석이 올바르게 고정되지 않아 주행 중 분리될 경우 조작이 불가능한 문제가 생길 수 있구요. 그나마 나은 점은 가변저항식보다 훨씬 정밀하다는 점이 있겠지만, 무슨 전기오토바이나 자동차도 아니고 저속 전동 이동수단에 달리는 쓰로틀은 정밀조작을 요구하는 기기가 아닙니다. 보통 다누름 / 절반누름 / 안누름 정도의 사용패턴을 보이고 있죠.
홀센서는 자석의 상대적인 위치뿐만 아니라 아예 제위치에서 이탈했다는 점을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자석 문제가 발생하면 아예 에러 신호를 보냅니다. 당연히 이렇게 될 경우 컨트롤러에서부터 에러코드를 뱉으며 동작 자체를 거부하며 서비스를 요구합니다. 나인봇 뿐만이 아니라 다른 전동 이동수단의 제어부 역시 홀센서를 사용하고 있으며 비슷한 문제를 공유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예로 전동킥보드에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QS-S4 계열의 계기판 겸용 쓰로틀 역시 충격이 누적되어 자석이 떨어짐으로써 제어부가 먹통이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걸 대리점에 끌고가면 수리를 해준답시고 쓰로틀을 통째로 교환하며 과도한 수리비를 청구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의문이 드는게,
굳이 쓰로틀에 홀센서를 사용하여 생기는 이득이 있을까요? 원가절감도 어렵고 내부 자석의 이탈로 잦은 문제가 발생하는 단점이 있는데도 홀센서를 사용하는 이유는 틀림없이 장점도 있기 때문이겠죠. 대체 그 장점이 뭔지 알고 싶습니다.
팡팡!에 당첨되어 30포인트를 보너스로 받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