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집으로 이사하고, 집을 채울 가전제품, 가구들을 하나 둘 씩 들여놓고 있는데, 이거만큼은 필요하겠다 싶어서 구매한 로봇청소기입니다.
인테리어 하면서 문틀도 다 없앴겠다... 어차피 짐도 많지 않고, 하루에 12시간 가까이를 회사에서 보내다보니 집에 들어와서 청소 하려니 꽤 힘들더라구요.
전에는 원룸에 살아서 청소기 한 10분만 돌려도 깨끗해졌다면, 지금은 아랫집 신경도 써야 하고, 청소 시간만 해도 꼼꼼히 하면 30분 가량은 쓰게 되고... 집에 들어와서 청소하고 밥하고 하다보면 벌써 잘 시간입니다...
그래서 샀어요.
사실 로봇청소기는 처음 구입은 아닙니다. 삼성 파워봇 이라는 청소기를 군대 있을때 돈을 모아서 부모님 가게에 사드렸었는데, 그걸 이제 대략 6년 가까이 쓰고 있거든요.
그당시에도 로봇 청소기가 성능이 안좋다 뭐다 하긴 했지만, 로봇 청소기를 돌림으로써 꽤 사람의 손이 덜가도 되는건 사실이여서 큰맘 먹고 구매했더니 아주 좋아하셨습니다.
여튼, 어쩌다 보니 가전제품을 모두 LG꺼로 맞추고 있고, 후에 들어올 TV도 아마 LG걸 쓸 예정입니다만, 확실히 어설픈 중소 브랜드 보다는 그래도 대기업 제품들이 여러가지 면에서 신경을 덜 써도 되고 디자인 부터 해서 기능까지 적절히 들어가 있어 나쁘지는 않습니다.
로봇 청소기도 마찬가지인데, LG는 약간 특이한 제품 라인업을 가집니다. 가장 싼 제품 - 기능 몇개 추가 및 성능 약간 업글된 제품 - 내가 넣을 수 있는 기능은 다 때려넣겠어! 제품 이렇게 하고 이걸 세대별로 출시하는데요. 저는 그나마 2018년 최신 제품중 가장 싼 제품으로 골랐습니다. 가격은 대략 50만원 아래. 삼성 파워봇 기본 기능 비슷한 제품 처음 살때만 해도 100만원 가까이 줬었는데 많이 저렴해졌네요.
여튼, 제품은 가장 싸기 때문에, 위치확인용 천장 카메라 1대와 초음파 센서 3개(180도 커버)가 전부인 제품입니다. 요즘 뭐 카메라 두개 세개 정도는 기본이고, 범퍼 센서등 여러가지를 가지는데, 이건 전면 초음파 센서 밖에 없네요.
그래서 그런지 너무 저돌적입니다. 규조토 발매트를 놔뒀는데, 이걸 툭 치고 반쯤 걸친 다음 타 넘어갑니다. 가구들 태두리는 기본으로 한번씩은 툭툭 치고, 샤시 틀 같은 경우는 어떻게든 넘어갈려고 애씁니다. 벽 걸래받이는 일단 쳐보고 가는듯. 삼성 파워봇 제품과는 다르게 범퍼 센서가 아니여서 그런가 몇번 간 곳은 어느정도 장애물을 기억하는지 조심히 벽이랑 가까워지다가 벽에 박지 않고 적절한 선에서 돌아 나갑니다. 하지만 일단 자신이 모르는 곳은 그냥 저돌적으로 툭툭 쳐보는듯.
나름 LG는 인공지능 어쩌구를 넣었습니다. 6년전에 출시된 삼성 파워봇도 자신의 위치를 적절히 찾아내어 장애물에 방해받지 않고 꼼꼼히 처리하는데, 그거랑 크게 인공지능 면에서 차이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여튼 위에서 말한대로 일단 몇번 가본 곳은 최대한 조심히 하는것은 확인.
청소가 끝나면 청소 다이어리라는 결과를 볼 수 있는데, 청소를 어떻게 했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필요한 기능인가는 일단 집어치우고. 적어도 센서상 그린 지도는 꽤 정확합니다. 신뢰가 되는군요.
뭐 흡입 성능은 상당히 좋습니다. 사실 아무리 안좋은 로봇 청소기라도 왠만한 일반 핸디형 진공 청소기랑 비교하면 비슷하거나 우위를 가집니다. 로봇 청소기가 흡입 성능이 안좋다고 생각되는건 그냥 신뢰의 문제거든요.
저는 청소를 매일 하기도 하고, 아직 새 집이라서 그런지 먼지가 많거나 하지 않습니다. 이틀동안 두세번 돌렸는데 먼지통에 아주 약간의 먼지가 보이긴 하는데, 확실히 바닥이 뽀송하니 괜찮은것 같아요.
걸래판을 꼽으면 턱을 안넘는데, 가끔가다 약한 턱은 넘어놓고 '아차! 여기 올라가면 안되는데' 같은 행동을 합니다. 그게 좁은 공간에서 그렇게 하면 결국 탈출을 못해서 끼였다는 경고를 내보냅니다. 앞에서 쓸어담는 솔? 팔? 은 상당히 약해서 구부러기진 잘 구부러지는데 잘못하면 깨먹을 수 있다네요.. 확실히 저게 있고 없고의 차이는 분명한데, 내구도가 약한건 어쩔 수 없나봐요..
그외 충전대를 찾아놓고 이상한 커브로 들어와서 충전대를 계속 밀다가 충전을 못해서 징징거리는 이상한 증상도 있습니다.(그냥 똑바로 들어오면 될 것을 굳이 옆에서 들어와서 충전대를 밉니다.) 센서류가 많지 않다보니 아무래도 장애물에 끼이거나 의도한대로 가지 못했다 하면, 여지없이 한참 해맵니다. 솔직히 6년 된 삼성 파워봇이랑 비교하면 이쪽이 인공지능이 떨어지는듯. 밥상 같은 다리가 있는 것들은 일단 밀고 봅니다. 그래서 청소 돌리면 밥상부터 해서 의자랑, 규조토 발매트 같은건 그냥 여지없이 위치가 다 틀여져 있습니다. 미는 힘이 세서 로보킹 터보인가...
걸래는 걸래질의 의미보다는 미세먼지 닦는 정도의 기능을 합니다. 물걸래질을 기대하면 안되고, 진공 청소만으로는 빨려지지 않는 바닥에 눌러붙은 먼지들을 살짝 닦아내기에는 충분한 듯. 굳이 물걸래 느낌을 내려면 물을 덜짜고 청소포등을 몇겹해서 놔두는 것도 좋습니다.(물론 제품 설명서상으로는 하지 마라는 행동이긴 한데(바퀴에 청소포가 끼이기 쉽습니다.) 꽤 잘 됩니다. 세네겹 해서 적절히 도툼하게 하면 밀리기도 잘 밀리고 잘 닦는듯... )
청소 시간이 꽤 긴 것도 있습니다. 뭐 이건 로봇 청소기의 공통된 문제긴 합니다. 터보 모드 지속시간이 짧은건지 아니면 터보 모드를 켜 놓으면 자동인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터보 모드가 처음에는 엄청 쎄다가 어느순간 약한 파워로 돌아다닙니다.
어쩌다보니 LG 가전제품으로 다 통일중이긴한데, 이건 청소기도 포함해서 약간 별개의 문제점을 얘기하면...
뭔가 하나같이 나사가 빠진 기능들을 넣어둬서, 결국 이런 IoT 기능들이 편하지가 않군요. 청소기 같은 경우도, 사실 청소 모드를 선택하거나 할 순 없고, 청소 시작 중지 충전이동, 청소 예약(1회, 일주일기준 반복) 정도 외에는 기능상 쓸 수 있는게 없습니다.(수동 조작은 사실상 의미 없으니 넘어갑시다) 다른 제품들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넘어가고...
일단 애가 저돌적이긴 하지만 나름 저렴한 가격대에 적절한 성능을 가진 대기업 제품이라는 그 하나만으로 어느정도 점수를 가져가긴 하지만 굉장한 퀄리티나 섬세한 청소력등은 기대하면 안되겠습니다. 그리고 로봇청소기는 일단 바닥에 뭔가 없다는 전제 하에 돌리는 제품이라서 사기전에 고민 한번 해보시는게 좋습니다.
결론.
굳이 막 반짝반짝한 집을 만들고 싶거나, 미칠듯한 귀차니즘으로 청소를 일주일에 한번 정도밖에 안하는 집에서는 이걸로 효과 없습니다. 근데 매일매일 돌린다고 하고, 적절히 치워주고 닦아주고 한다면, 확실히 그 수고를 덜 수 있고, 편합다.
멍청한건 아마 센서가 몇개 없어서 그런것 같은데 상위 제품으로 가면 좀 덜 멍청할 것 같고, 차라리 범퍼있는 삼성 제품으로 가는것도 좋을 것 같아요.
나름 만족중입니다.
로봇 청소기로 완전히 해결되는 때는 언제일까요. 처음 로봇청소기가 나왔을 때도 대충 컨셉이 비슷하지 않았나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