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안 쓰려고 했는데 이런 기사를 봐서 씁니다. 인텔 CPU 공급난 지속…PC업계 '꽁꽁' 얼었다 http://www.etnews.com/20191129000177
기글 회원분들 입장에서는 이해가 잘 안되실 수도 있어요. 인텔 CPU 주문했는데 재고가 없다고 안 주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가격이 급격하게 뛴 것도 아닌데, 왜 자꾸 공급이 부족하다고 그러나...
그런데 공급 부족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대형 제조사들의 불만이 많고, 인텔에서 공개 편지까지 써서 사과했다는 뉴스야 예전에도 몇 번 올렸었지요. 한정된 물량 안에서 어느 시장에 CPU가 얼마만큼 분배되느냐의 차이라고 해야 할까요?
저 위에 링크 건 기사 중에 이런 문구가 있어요. “물량이 부족해 웃돈을 주고 비공식 유통경로(그레이마켓) 제품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공급이 부족해 그레이마켓에서조차 물건 구하기가 쉽지 않다”
한마디로 정부 납품 PC에 그레이 CPU가 들어간다는 소리지요. 실제로 국내 인텔 CPU의 공급량 중 절반 이상이 벌크라고 합니다. 그만큼 일반적이고/정식 경로로 유통이 안 된다는 소리에요.
이러니까 마케팅 업체들도 힘을 싣어서 푸쉬하기가 쉽지 않다네요. 인텔이 쓰는 대행사/마케팅 업체가 각 분야별로 다르게 해서 3개가 넘는다고 하는데, 그 중 어떤 업체는 실적이 워낙 안 나와서 짤릴수도 있다고 하고요.
반대로 AMD 같은 경우는 한국에 작정하고 물량을 들어왔습니다. 라이젠 5 3500X 같은 경우 아시아 태평양 시장의 물량 절반 이상을 당겨왔어요. 10만개까지는 안 되고 5만개는 훨씬 넘고요.
AMD가 싸게 푸니까 인텔이 거기에 가격을 맞춰야 하는데, 정작 물건은 구하기가 힘들고. 조립 PC나 게임 쪽에 AMD 제품이 많이 보이는 건 이런 공급 문제도 크다고 봐야겠지요. 물론 CPU 완성도가 높아졌으니까 그렇게 쓸 수 있었겠지만, 반대로 인텔 공급에 문제가 없었다면 AMD가 지금 수준으로 점유율을 올릴 순 없었을듯. 리사 수는 여러모로 천운을 잡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