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AMD의 역량이 R&D의 현격한 차이에도 오히려 더 나은 상황인데.
당장 ZEN2만 해도 전혀 다른 TSMC 7nm공정과 GF 7nm공정에서 동시에 개발을 진행해 버립니다... (루머상으로는 심지어 14나노 때도 TSMC 16나노 개발을 동시 진행했다고 하죠.)
그러다가 GF가 중간탈락 하는 위기상황에서도 일정 차질 없이 바로 TSMC로 갈아타는데 성공했죠.
인텔은...
인텔에 만약 그러한 다중공정 동시포팅 능력이 있었으면 진작에 서니코브, 즉 아이스레이크를 자사 10나노 TSMC 7or 10나노 SF 8나노로 포팅해서 그 중 한두개를 골라먹으면서 2018년에 출시했을 겁니다. 그렇게 자사제조와 외주를 병행하다가 자사공정이 다시 회복되면 자사위주로 가든지 폭망하면 외주 위주로 가든지 했겠죠.
하지만 인텔은 그렇게 할 수 없었습니다. 심지어 유일하게 외주경험이 있던 아톰 라인업 일부 조차도 실제 개발까지 중국에 아웃소싱한 후 후속 진행이 보고된 바 없죠.
이 이야기는 파운드리 업계의 표준화된 EDK 및 PDK를 기반으로 한 마이크로아키텍처 및 공정포팅 개발환경이 기존 인텔의 내부 개발환경보다도 훨씬 유연하면서도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R&D 리소스가 현격히 딸리는 AMD가 오히려 인텔도 할 수 없었던 개발방식을 선택해서 성공할 수 있으니까요.
더불어 이 이야기는 인텔이 만약 AMD와 유사한 구조조정에 성공할 경우 R&D인력이 대폭 감축될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격변 수준의 조직축소는 내부적으로 심각한 저항에 직면할 수 밖에 없죠. AMD가 거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실제로 죽기 아니면 변화하기라는 양자택일의 코너에 몰려 있었던 게 주효한 것이었고요.
그 행동주의 펀드쪽의 요구처럼 팹을 외주화 시키는 것 하나만으로는 전반적인 상태를 호전시키기 힘든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예 개발체계가 전반적으로 시대에 뒤떨어진 게 문제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