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 기술의 유력 후보 중 하나인 상변화 메모리(PCM)는 열에 약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PCM은 전기 히터로 기억 소자를 가열해 데이터(저항 값)을 재기록합니다. 저항이 낮은 상태(LRS)에서 높은 상태(HRS)로 재기록할 때(리셋 동작)은 매우 높은 온도를 짧은 시간 동안 가열하고 다시 급냉합니다. 반대로 HRS에서 LRS로 재기록할 때는 약간 낮은 온도를 짧은 시간 동안 가열하고 천천히 식힙니다.
PCM의 기억 소자는 게르마늄(Ge)과 안티몬(Sb), 텔루륨(Te)의 비율이 2:2:5인 칼코게나이드 합금(Ge2Sb2Te5)을 주로 씁니다. GST-225나 GST라고 간단히 표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GST로 쓰면 GeSbTe 합금을 의미하지만 비율이 2:2:5인지는 알지 못합니다.
GST-225의 결정화 온도는 150도로 매우 낮습니다. 칼코게 나이드 합금은 결정 상태와 비정질 상태가 있는데, 결정 상태가 LRS, 비정질 상태가 HRS입니다. 결정화 온도가 150도라는 건 HRS(비정질 상태)에 있는 PCM을 150도에서 방치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칼코게나이드 합금 기억 소자가 비정질 상태(HRS)에서 결정 상태(LRS)로 바뀐다는 소리입니다. 즉 150도의 온도가 장시간 유지되면 데이터 불량이 납니다.
따라서 PCM의 사용 온도는 100도 정도가 한계라고 생각돼 왔습니다. 사용 환경이 100도를 넘는 자동차용 마이크로 컨트롤러나 전원 IC에 쓰기 어렵다는 게 PCM에 관련된 상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상식을 파괴한 높은 내열성의 PCM 기술이 등장했습니다. 2019년 5월 12일~15일에 미국에서 열린 반도체 학회, 국제 메모리 워크숍(2019 IEEE 11th International Memory Workshop : IMW 2019)에서입니다.
고온 PCM 기술을 발표한 곳은 STMicroelectronics와 CEA Leti입니다. STMicroelectronics는 메모리 셀의 재기록 관련 특성을, CEA Leti는 열효율을 향상시키는 기억 소자 구조를 고안하고 4Kbit의 메모리 셀 어레이를 만들어서 발표했습니다.
GST-225(표준 구성)를 기반으로 Ge의 비율을 증가
여기에서 각각의 발표를 봅시다. 우선 STMicroelectronics의 연구 성과입니다. 내열성을 높이는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간단합니다. GST-225를 기반으로 하여 Ge의 비율을 높입니다. 그러면 결정화 온도가 상승합니다. GST-225에서 결정화 온도는 150도였으나, Ge의 비율을 늘린 GeSbTe에선 370도까지 늘었습니다.
이 합금을 사용한 소자를 만들어 T-Alloy라고 명명했습니다.
GST-225와 비교한 첫 결과는 데이터 리르페시 리소스입니다. 세트 동작과 리셋 동작의 저항 값은 T 합금과 GST-225가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동작 조건은 다릅니다. T 합금은 보다 높은 온도로 가열해야 리셋됐습니다.
데이터 리프레시 사이클도 T 합금과 GST-225가 거의 같습니다. 10의 7제곱의 리프레시 사이클을 거쳐도 충분한 판독이 가능했습니다.
T 합금을 사용한 기억 소자를 고온에서 방치했는데, 비정질 상태의 판독 전류는 150도의 조건에서 1000 시간을 초과해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또 190도로 온도를 올려 300시간을 넘어서자 읽기 전류가 급격히 늘었습니다. 결정화가 시작됐다는 건 전기 저항이 떨어졌음을 의미합니다.
세트 동작 후(결정 상태)의 판독 전류는 150도에서 1000시간을 넘어서도 변하지 않았으며, 190도로 온도를 높여 500시간이 넘어서도 읽기 전류의 변화는 작았습니다.
기억 소자 전체를 단열재로 묶어 열효율을 높임
다음은 CEA Leti의 연구 성과입니다. 여기도 STMicroelectronics처럼 Ge의 비율을 높인 GST를 PCM의 기억 소자에 사용했습니다. 또 히터의 가열 효율 향상과 인접한 기억 소자 사이의 노화를 줄이기 위해 기억 소자 전체를 절연막으로 둘러싼다는 방법을 고안했습니다.
반도체 공정에서 일반적인 절연막 재료는 SiN입니다. 그러나 SiN의 열 저항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그래서 SiN 대신 열 저항이 SiN보다 3배 가량 높은 SiC를 절연막으로 채용했습니다. 그리고 기억 소자를 둘러싸 SiN 막과 SiC 막 모두 4Kbit인 메모리 셀 어레이를 만들어 재기록 특성을 비교했습니다.
실온에서 4Kbit의 셀 어레이에 데이터 리프레시 동작(리셋과 세트)를 실행했을 때, 저항 값의 편차는 SiN 막과 SiC 막에서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후 1시간의 고온 처리를 거친 후 저항 값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조사했습니다. 온도 범위는 150~250도인데, 150~230도까지 리셋 후 세트 동작을 한 후 저항 값과 그 변화를 비교하니 SiN과 SiC 막에서 눈에 띄는 차이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240~250도의 고온에선 SiN에서 리셋 후 저항 값이 크게 떨어지는 셀이 발생했지만, SiC는 리셋 후에도 저항 값의 변화가 230도 이하 수준이었습니다.
이 테스트에서는 4Kbit의 셀 어레이에서 2Kbit을 리셋 상태, 2Kbit를 세트 상태로 1시간의 고온 처리를 더 진행했습니다. SiN 막에서 250도의 고온 처리를 한 경우에는 리셋 상태의 셀 어레이 중 25%가 저항 변화로 불량 비트가 됐습니다. 이에 비해 SiC 막의 리셋 상태의 셀 어레이는 250도의 고온 처리를 더해도 불량 비트의 발생은 거의 없었습니다.
Ge을 늘린 GST 메모리 셀은 표준 GST-225 메모리 셀보다 높은 온도에서도 데이터 리프레시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메모리 셀 어레이의 재기록 소비 전류는 GST-225 '에 비해 높아집니다. 또 재기록 시간은 GST-225보다 길어집니다. 이런 단점의 있다는 걸 알아둘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