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제곱mm까지 축소한 고성능 CPU의 다이 크기
AMD가 출시한 라이젠 7은 8개의 CPU 코어를 통합하는 하이엔드 CPU입니다. 새로운 디자인의 젠 마이크로 아키텍처 기반이며, 인텔의 하이엔드 데스크탑 CPU 코어 i7-6900/6800 시리즈(브로드웰-E)와 경쟁합니다.
라이젠 7의 다이는 서밋 릿지입니다. 다이 크기가 212.97제곱mm에 8개의 CPU 코어를 통합한 CPU 치고는 작습니다. 4개의 코어로 구성된 CPU 컴플렉스를 2개 탑재합니다.
AMD CPU / APU의 다이 크기 변화
기존의 AMD APU는 다이 크기가 250제곱mm 정도였습니다. 다이가 작다는 건 그만큼 생산 비용이 낮다는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프로세스가 미세화되며 웨이퍼 프로세스 공정이 복잡해져 웨이퍼 제작 비용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이가 크다면 제조 비용이 기존 프로세스보다 늘어나기에, 작은 다이는 제조 비용에서 유리합니다.
AMD는 서밋 릿지의 8코어 다이를 서버에 사용할 것으로 보이나 서버용 CPU 치곤 다이가 작습니다. 이전 세대의 AMD 하이엔드 CPU는 CPU 모듈 4개를 통합한 불도저 계열 CPU가 32nm 프로세스로 300제곱mm 대 크기였습니다.
불도저는 4 모듈로 정수 연산은 8코어 8스레드의 병렬 실행입니다. 서밋 릿지는 8코어에 SMT로 16스레드 병렬 실행이 가능하며 크기는 2/3입니다. AMD는 28nm 공정으로 CPU 코어가 들어간 CPU를 만들지 않았기에 1세대의 프로세스가 생략됩니다.
AMD의 젠 계열 CPU와 불도저 계열 CPU의 다이 비교
글로벌 파운드리의 14LPP
서밋 릿지는 글로벌 파운드리의 14nm 프로세스인 14LPP로 제조됩니다. 일반 14LPP 프로세스에다 CPU에 최적화한 배선층을 포함한 캐패시터인 MIMCap 옵션을 더한 공정입니다.
14LPP는 글로벌 파운드리가 삼성에서 라이센스 받은 2세대 14nm 프로세스입니다. 인텔의 14+ 프로세스뿐만 아니라 초기 14nm 공정보다 성능이 강화됐습니다. 구체적으로는 FinFET의 핀의 높이가 높아져 트랜지스터의 성능이 향상됐습니다.
삼성/글로벌 파운드리의 14LPP 프로세스
서밋 릿지의 다이를 경쟁 상대인 인텔의 브로드웰-E와 비교해도 서밋 릿지가 다이가 작습니다. 브로드웰-E는 246제곱mm의 다이 크기를 지녀, 212제곱mm의 서밋 릿지보다 더 큽니다.
사실 브로드웰-E 다이는 탑재된 CPU 코어가 10개에 캐시 용량도 많고 다이에 쓰지 않은 부분도 있습니다. 그걸 빼면 비슷한 수준이나, 제조 공정 기술이 뛰어난 인텔과 같은 수준의 다이 효율을 실현한 건 분명합니다.
서밋 릿지의 다이를 브로드웰-E와 비교
인텔이 공정 기술은 뛰어나지만 코어는 AMD가 작음
서밋 릿지의 다이가 상대적으로 작은 건 CPU 코어의 클러스터인 CCX (Core Compulex)가 작아서입니다. 젠 아키텍처의 CCX는 4 개의 젠 CPU 코어와 8MB의 공유 L3 캐시를 통합합니다. 각각의 CPU 코어에 512KB의 L2가 들어 있어 L2 / L3 캐시 모두 10MB가됩니다. 젠은 이 CCX를 기본 모듈로 구성합니다.
젠의 CCX
CCX는 긴밀하게 연결됐으며 L3 캐시 액세스도 대기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이도록 배치했습니다. 14nm 프로세스에서 CCX의 크기는 44제곱mm입니다. 이 크기에 14억개의 트랜지스터가 담겨 있습니다. 덧붙여서 서밋 릿지는 2개의 CCX가 새로운 온칩 패브릭으로 결합됩니다.
CCX의 다이 레이아웃
AMD의 젠 CCX를 인텔의 CPU 코어 클러스터와 비교하면 그 크기의 차이를 잘 알 수 있습니다. 인텔의 14nm 프로세스 세대인 스카이레이크/카비레이크는 1개의 CPU 코어에 2MB의 LL(라스트 레벨) 캐시 슬라이스와 링 버스 스톱이 포함됩니다. 4개의 스카이레이크/카비레이크 CPU 코어는 아래와 같은 구성이 됩니다. 같은 4코어 8스레드, 8MB LL 캐시 클라스터에서 다이 면적은 49제곱mm. AMD의 클러스터보다 10% 정도 큽니다.
AMD와 인텔의 14nm CPU 코어 클러스터 비교
서밋 릿지와 스카이레이크/카비레이크는 모두 14nm 공정으로 제조됩니다. 서밋 릿지가 글로벌 파운드리의 14LPP, 스카이레이크는 인텔의 14nm, 카비레이크는 14+ nm입니다. 그러나 같은 14nm라 해도 두 공정엔 큰 차이가 있습니다.
14라는 노드 숫자는 같아도 프로세스의 각 부분 크기를 비교하면 인텔이 작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게이트의 간격인 CPP(Contacted Poly Pitch)는 89%, 배선 간격을 나타내는 1x Metal Pitch는 81%입니다. 즉 인텔이 프로세스 기술 밀도가 높고, 같은 면적에 더 많은 트랜지스터와 배선을 넣을 수 있습니다. SRAM 셀 크기도 인텔이 72%로 작습니다.
그럼도 불구하고 CPU 클러스터 크기는 AMD가 더 작습니다. 이것은 CPU 아키텍처 및 회로 기술의 차이에 의한 것입니다. 특히 효율적인 마이크로 아키텍처가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입니다.
인텔과 파운드리 제조 공정의 형상 크기의 차이
AMD가 ISSCC(IEEE International Solid-State Circuits Conference)에서 공개한 인텔과의 비교
저전력 코어의 크기에 다가선 젠 코어
ZEN과 스카이레이크/카비레이크 CPU의 코어 컴플렉스를 비교하면 CPU 코어 자체의 크기에서 AMD가 작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젠 CPU 코어 + 512KB L2 캐시의 크기는 ISSCC의 발표에 의하면 7제곱mm이며, 인텔 스카이레이크 CPU 코어 + 256KB L2 캐시는 8제곱mm 이상입니다.
인텔은 명령 디코드 영역이 넓어 부동 소수점 연산 유닛(FPU)의 규모가 두배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젠 코어가 작습니다.
젠의 CPU 코어
역대 AMD CPU 코어와 비교하여도 젠 코어는 작습니다. 아래는 14nm의 젠, 불도저를 확장한 28nm의 엑스케베이터, 32nm의 불도저 코어를 비교한 이미지입니다.
젠은 싱글 CPU 코어에 2스레드 SMT며, 엑스케베이터와 불도저는 모두 1모듈에 2개의 정수 코어와 2스레드를 병렬 실행합니다. 같은 2스레드를 실행해도 젠 코어의 크기가 매우 작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젠 CPU 코어와 엑스케베이터, 불도저의 CPU 모듈
물론 젠은 14nm, 엑스케베이터는 28nm, 불도저는 32nm라는 공정 기술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엑스케베이터는 GPU의 배선 옵션을 넣어 만들었으며, 젠은 더 고성능인 CPU 배선 옵션을 썼습니다.
젠의 CPU 코어는 L2 캐시 관련 부분을 제외하면 6제곱mm 이하입니다. 이 크기는 AMD의 초기 저전력/소형 코어인 밥캣의 4.9제곱mm에 가깝습니다. AMD는 큰 고성능 CPU 코어와 작은 저전력 CPU 코어를 함께 개발/제조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젠 코어는 크기에서 저가형 코어 수준에 가까워졌습니다. AMD는 젠에서 CPU 코어를 통합하고 앞으로 저전력 코어는 개발하지 않는고 분명히 했습니다. 젠 CPU 코어 크기를 보면 그 이유를 잘 알 수 있습니다.
역대 AMD CPU 코어의 크기. 불도저는 2코어가 융합 된 모듈
덧붙여서 PS4와 Xbox One은 모두 AMD의 저전력 CPU 코어인 재규어를 사용합니다. 만약 이들 진영이 차세대 게임기를 AMD 아키텍처로 만든다면 젠을 쓸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말해서 AMD 아키텍처를 계속한다면 CPU 코어의 선택은 젠밖에 없습니다.
이 경우 재규어는 제조 파운드리를 가리지 않는 신시사이저블 코어지만, 젠은 물리적 설계의 최적화를 생각할 때 파운드리를 다른 곳으로 바꾸기가 어렵습니다.
에를 들어 PS 5가 젠 기반이 된다면 제조 파운드리도 글로벌 파운드리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글로벌 파운드리는 14nm 다음에 10nm를 건너뛰고 7nm 공정으로 전환하는 걸 계획하고 있습니다. 젠 기반이라면 차세대 게임기는 7nm 공정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문단은 상당히 많은 추측이 들어갔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