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글 옮기는 게 정말 귀찮은데, 이건 정말 재밌게 봐서 한참을 벼르다가 이제야 올려봅니다.
대규모 집접 회로는 이렇게 생산합니다. 웨이퍼를 세척하고 그 위에 산화막을 만들고 회로층을 구성하는 재료 막을 만듭니다. 그 후 빛이 닿으면 변하는 소재인 감광재를 바릅니다. 그 후에 회로 패턴을 본뜬 마스크를 거쳐 빛을 비춥니다. 그럼 회로 패턴 부분은 마스크에 가려져 빛이 닿지 않고, 패턴이 없는 곳은 빛이 닿아 감광재가 반응합니다. 이후 정착 과정을 거쳐 패턴이 있는 부분만 남기고 패턴이 없는 부분을 녹이는 에칭 처리를 통해 회로 패턴만 온전히 남깁니다.
이 회로 패턴이 점점 직아지면서 빛을 비추는 노광 작업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회로 패턴이 작아질수록 트랜지스터를 구성하는 게이트나 배선의 폭이 점점 작아지고 있습니다. 위 이미지는 인텔 7과 인텔 4의 선폭을 설명한 것인데 Contacted Poly Pitch가 해당 공정에서 필요한 게이트의 폭이고 M0이 배선의 폭입니다. 이보다 더 작게 그려야 해당 공정을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 빛의 파장입니다. 빛은 종류에 다라 파장이 정해졌습니다. 예전에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사용하던 고압 수은 램프등은 436nm, Krf(불화 크립톤) 엑시머 레이저는 248nm, Arf(불화 아르곤) 엑시머 레이저가 193nm입니다. 그 외에 F2 엑시머 레이저가 157nm까지 가능했으나 나중에 액침(아래에서 자세히 설명합니다) 기술이 나오면서 지금은 거의 쓰이지 않습니다.
이 436nm니 193nm니 하는 것은 그대로 적용되는 숫자가 아닙니다. 얼마나 미세한 회로 패턴 가공이 가능한지를 따지는 기준으로 해상력을 이야기하는데, 해상력은 이런 공식으로 계산합니다.
해상력 = K (공정 계수) × λ (광원의 파장) ÷ NA (렌즈의 개구율)
이 중에 K는 감광재의 품질이나 조명 등의 처리 계통에 따라 정해지는데 이론적으로는 0.25까지 줄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0.3이 한계입니다. λ는 앞서 말한 노광용 빛의 파장이고요.
위에서부터 광원, 각도, 웨이퍼
NA(개구율)은 위와 같은 구도에서 NA = sinθ가 됩니다. NA의 최대값은 1.0이지만 실제로 이게 되는 건 불가능합니다. 광원과 웨이퍼가 가까울수록 1.0에 가까워지는데 완벽하게 붙일 순 없으니까요.
DUV 노광기와 NA 값의 관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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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종 | NA 값 | |||||
TWINSCAN XT:400L | 0.65 | |||||
TWINSCAN XT:860M/860N/870 | 0.80 | |||||
TWINSCAN XT:1060K/1460K/1470 | 0.93 |
그래서 ASML의 DUV 노광기 건식 시스템에서는 NA 값을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TWINSCAN XT:1060K/1460K/1470을 사용하고 193nm ArF 광원을 쓴다면, K 값이 0.25일때 해상력은 51.88nm, 0.3이면 62.26nm가 됩니다.
DUV 노광기와 해상력의 관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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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종 | 해상력 | |||||
TWINSCAN XT:1060K | ≤80nm | |||||
TWINSCAN XT:1460K | ≤65nm | |||||
TWINSCAN XT:1470 | ≤57nm |
그러니까 DUV 건식 장비에서 해상력이 가장 높다고 해도 57nm가 한계라는 소리입니다.
인텔이 22nm와 14nm 공정을 비교한 것인데, 57nm 핀 피치로는 22nm는 가능해도 14nm는 만들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래서 나온 방법이 액침입니다. 위에서 NA가 최대 1이라고 했는데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공기의 굴절률이 1이라 그렇습니다. 그런대 액체의 굴절률은 더 높습니다. 그래서 광원과 웨이퍼 사이에 액체를 넣어 NA의 값을 1 이상으로 높이는 것입니다. TWINSCAN NXT:1980Di/2000i/2050i에 ArF 광원과 액침 노광을 모두 사용하면 NA는 1.35, 해상력은 38nm 이하가 됩니다.
이걸로 14nm 세대까지는 만들 수 있지만 10nm 이하 공정은 여전히 불가능합니다. 인텔 7에서는 핀 간격이 34nm입니다. 핀 간격이 34nm라는 건 핀 그 자체는 이보다 더 작다는 것이죠. 이제 여기에서 멀티 패터닝이 나옵니다. 1번 노광해서 회로 패턴을 완성하는 게 아니라 조금 어긋난 마스크 두장을 겹쳐서 노광해 패턴을 완성시키는 것입니다. 노광과 에칭을 번갈아가면서 하는 LELE(Litho-Etch-Litho-Etch)나 ADP/SAQP(Self Aligning Double/Quad Patterning) 같은 방법이 있습니다. 이걸로 기계 해상도를 넘어서는 노광이 가능하게 됐지만 마스크 제조 비용이 오르고, 설계가 자유롭지 못하고, 제조에 걸리는 시간이 늘어나 제조 단가가 비싸지는 단점이 생겼습니다.
이제 본론인 EUV입니다. EUV는 극 자외선이라고도 부르는데 파장이 13.5nm로 ArF에서 0이 하나 사라지는 수준으로 짧습니다. 덕분에 보다 미세한 노광이 가능해져 2008년부터 반도체 생산 장비 제조사들이 뛰어들었지만 결국 완성시킨 건 네덜란드 ASML밖에 없었습니다. 니콘과 캐논도 EUV 노광기 개발을 시도했으나 2010년 즈음에 다 철수했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만들기가 엄청나게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왜 어려운지 ASML의 EUV 노광기 구조를 보면서 설명하겠습니다.
우선 광원입니다. EUV를 만드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노광에 쓸 만큼 강한 EUV를 일정한 강도로 연속해서 만드는 건 어렵습니다. EUV 광원 장치를 만든 TRUMPF의 설명에 따르면 대충 이런 식으로 EUV를 만듭니다. 우선 진공 챔버 안에 1초당 5만 방울의 액체 주석(Sn)을 떨어트립니다(그림 3번). 여기에 몇 십KW의 CO2 레이저를 쏩니다(그림 1번). 그럼 그 플라즈마에서 EUV가 생기는데(그림 2번) 이걸 반사 거울로 모읍니다(그림 4번). 이렇게 수집한 EUV를 웨이퍼에 맞춰서 쏩니다.
100W 정도의 EUV 출력을 얻기 위해 필요한 CO2 레이저의 출력은 40KW입니다. CO2 레이저의 효율은 10%니까 이것만으로도 400KW의 전력이 필요합니다. 그럼 EUV 출력을 200W로 늘릴려면 5, 600KW의 전력을 써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UV 노광기 1대당 소비 전력이 1MW라고 하는데 그 대부분을 이 EUV 광원이 사용합니다.
그 다음은 광학계입니다. 위 이미지는 ASML의 DUV 노광기인 TWINSCAN NXT: 1470로 ArF 광원 부분을 빨간색으로 표시했습니다. ArF 광원은 거울로 방향을 바꾸고 렌즈로 빛을 모을 수 있기에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EUV는 파장이 너무 짧아 이를 모을 렌즈가 없습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는 거울을 쓴 반사 광학계로 구성됩니다. 이건 마스크도 마찬가지입니다. DUV에서는 패턴을 남기고 싶은 곳을 마스크하고 나머지를 투과시키는 투과형 마스크를 썼지만 EUV에서는 불가능합니다. EUV를 투과시키는 재질이 없거든요. 그래서 투과형 마스크와 반대로 패턴을 남기고 싶지 않은 부분을 반사시키는 반사형 마스크를 써야 합니다. 이렇게 나온 게 TWINSCAN NXE : 3400의 광학계통입니다. 전부 다 반사식이라 광학계의 배치가 DUV 노광기보다 복잡합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높은 에너지를 지닌 EUV에 노출되면 거울과 마스크가 손상을 입습니다. 광학 계통을 연속적으로 사용하면 거울이나 마스크에 손상이 생기고, 그러면 제대로 된 패턴을 노광할 수 없습니다. 또 EUV는 거울이나 마스크가 높은 에너지의 EUV를 100% 반사하지 못하고 일부를 흡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파괴되거나 열 변형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발열을 낮추고 손솽된 부분의 제거하기 위해 바람을 계속해서 불어 넣어야 합니다. 위 이미지를 봐도 노란색으로 표시한 곳에 흡기/배기구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바람이 보통 바람으로는 안 되고 수소 가스를 불어야 합니다. 이건 굴절률과 흡수율 때문인데요. 수소의 굴절률은 1.028로 공기에 가깝고, 공기는 EUV를 상당 부분 흡수하지만 수소는 흡수율이 낮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수소의 단점은 우리 모두 다 알고 있죠. 산소와 결합하면 폭발합니다.
TSMC 팹15B의 사진인데요. 곳곳에 액체 수소 탱크로 보이는 물건들이 있습니다.
EUV 노광기 라인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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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종 | 광원 | 개구율 | 해상력 | 처리량 | ||
NXE:3400C | 13.5nm | 0.33 | 13nm | 1시간 160장 이상 | ||
NXE:3600D | 13.5nm | 0.33 | 13nm | 1시간 170장 이상 |
이렇게 만든 EUV 노광기는 현재 2가지 모델이 있습니다. 액침 공정을 사용한 TWINSCAN NXT : 2050i는 1시간 당 295장을 만들지만 아직 많이 빠르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광원 출력을 조절하면 처리량이 더 늘어나지만 소비 전력 증가, 거울/마스크 손상 증가 등의 문제가 있기에 TSMC는 그냥 기게를 늘려서 더 많이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해 봤자 해상력이 13nm밖에 안 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개구율이 낮아서인데요. ArF처럼 렌즈를 쓸 수 없다면 액침을 도입해서 끌어 올릴 수도 없습니다. ASML은 차세대 EUV 노광기에서 개구율을 0.55까지 높이고, 이걸 인텔이 쓰겠다고 발표했지만 아직은 먼 일입니다. TSMC는 N3를 양산하고 있는데 N3는 13nm 해상력도 부족합니다. 그래서 GAA를 도입한 N2에선 13nm로 불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