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아시다시피 메인 리뷰에 무시무시한 가성비를 자랑하는 모니터 리뷰가 올라왔고 하루가 지나서야 그 글을 보게 되었지만, 이미 결제는 되어있고 오늘 아침 택배 기사님이 모닝콜을 울려주셨습니다.
덕분에 저는 12년 묵은 모니터와 억지로 쓰던 우퍼 죽은 2.1채널 우퍼 스피커를 단돈 9만 5천 원에 한 번에 갈아치우는 쾌거를 이룩했습니다.
친절하게도 포장용 상자에 손잡이가 부착되어 있습니다. 택배 기사님도 저걸로 가방 들고 오듯 가져오셨지요.
모니터에 전원이 들어오면 뒷면에 있는 버튼 쪽에서 청색 LED 불빛이 나옵니다. 컴퓨터 전원이 꺼져있을 때는 붉은 빛이 됩니다.
요즘 모니터들답게 매우 베젤이 얇지만 이너 베젤이 약간 존재합니다.
하지만 12년 전의 17인치 5:4 비율 1280 x 1024 해상도 모니터와 비교하면 그저 웃음밖에 안 나옵니다. 직접 비교해 보고 놀랐던 게 사진 각도가 저래서 그렇지 17인치에서 24인치로 늘어났음에도 모니터의 세로 크기는 같습니다. 세월의 격차를 실감했습니다.
문득 사진 찍다가 알았는데 모니터 오른쪽 베젤 사이에 뭔가 되게 작은 쇠 구슬 비슷한 게 박혀있더군요. 뭔가 들어가 박힌 모양인데 나중에 뾰족한 거로 빼봐야겠습니다.
사진을 잘못 찍어 지저분하게 되었습니다만, 확실히 구형 모니터에서 보던 게임 화면이 정말 잘 보입니다. 거기다 CCFL에서 LED로 바뀌면서 광량도 색채도 확실히 달라져서 체감이 더 큽니다. 픽셀도 다 멀쩡하고 대단히 만족합니다.
60Hz 모니터 중에 75Hz를 기본적으로 지원하는 모니터가 간혹 있는데 보통 이런 모니터는 75Hz로 설정하면 약간 화질이 번지는 문제가 생깁니다. 하지만 이 모니터는 제대로 75Hz를 지원하니 그런 문제도 없지요.
겨우 하루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설치 및 실사용하면서 느낀 점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1. 사용 설명서가 있습니다만, 조립을 위한 설명이 없습니다. 필요한가 하실 수도 있지만, IKEA Fail 같은 일이 괜히 일어나는 게 아니죠. 손재주가 부족하다 싶으면 낄낄 님의 리뷰 사진들을 보시면서 미리 익혀두는 게 좋습니다.
2. 무게가 3~4kg이라 가볍고 얇아 손힘에 은근 쉽게 흔들립니다. 옛날 모니터처럼 힘줘서 다루면 위험하고 양손으로 잡는 공간도 좀 불안한지라 조립할 때나 들고 옮길 때 엎어지지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
3. 지지대 조립에 긴 나사 1개, 짧은 나사 4개를 씁니다. 특히 지지대 기둥을 받침대에 조립하는 긴 나사 1개를 반드시 꽉 조여주세요. 조금만 덜 조여져도 모니터가 기울어집니다.
4. 받침대 바닥의 고무가 굉장히 쫀득합니다. 덕분에 책상 위에 잘 붙어있지만 반대로 들어 올릴 때는 약간 힘줘서 떼어내야 해서 들어 올리다 모니터가 갑자기 떨어지면 사고 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5. 아무래도 그냥 전원선만 있는 게 아니라 어댑터가 별도로 있다 보니 책상이 좁거나 배치에 따라 어댑터를 놓을 자리 때문에 의외의 난항이 있을 수 있습니다.
6. 모니터 밝기와 내장 스피커 볼륨 기본 설정이 굉장히 높습니다. 눈 아프고 깜짝 놀랄 수 있습니다. 저는 밝기와 볼륨을 1%로 맞춰놓고서도 시스템 볼륨을 50% 이하로 쓰고 있습니다.
7. 모니터 내장 스피커가 대부분 그렇겠지만 아쉽습니다. 볼륨은 높지만 음질이 낮습니다.
8. Freesync(G-SYNC Compatible)
이번에 NVIDIA에서 지포스 드라이버 417.71부터 G-SYNC Compatible이라는 이름으로 Freesync를 지원합니다. 그리고 이 모니터도 Freesync가 됩니다만 NVIDIA 제어판에서 G-SYNC Compatible을 설정할 수 있는 항목이 생기지 않습니다.
이게 안 보인다면 3D 설정 관리의 전역 설정 탭에서 Monitor Technology에서 G-SYNC Compatible을 선택하고 적용을 하라지만 Monitor Technology에 해당할 만한 항목 자체가 안 보이네요. 제가 지포스 1050을 사용하고 있는데 제 기억으론 1050도 G-SYNC 지원 대상입니다.
근데 설정 설명 첫 문장에 디스플레이 포트 케이블을 연결하라고 되어있죠. 그리고 이 모니터에는 DP 포트가 없죠. 안타깝게도 G-SYNC 호환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 아쉬운 점 ==
이 가격에서 제가 원하던 것들이 대부분 들어 있어 정말 만족합니다만, 그래도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해상도와 피벗과 스피커입니다. 세로로 세우는 피벗이 글을 보기에는 참 좋은 데다 4K의 보급이 2K 때에 비해서는 빠르게 진행 중이죠.
하지만 저걸 다 포함하면 가격은 30만 원을 넘길 겁니다. 스피커도 이 제품은 모니터가 중요하지 스피커는 원래 덤이고요. 낄낄 님의 리뷰에서 보듯 4:4:4 크로마 서브샘플링으로 글자 번짐이 없어 낮은 해상도에서도 선명합니다.
아마 제 옛날 모니터와 동급 사양이 지금와서 8만원도 안 하듯 4K도 10년쯤 지나면 비슷한 가격이 되지 않을까요? 그 때쯤이면 모니터 새로 살 때가 되겠죠. 다만 스피커는 고민을 좀 해봐야겠습니다.
정말이지 가성비를 넘어 갓성비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제품입니다. 고해상도, 고 주사율, 피벗, 모니터 암이 필요한 분들이 아니라면 색 재현율마저도 뛰어나니 급하다면 전문가용에도 임시로 쓸 수 있지 않을까 싶고요. 앞으로 몇 달 계속 써봐야 확실하겠지만 인생 최고의 모니터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가형이나 오래된 모니터하고 이 모니터 화면을 비교하면 색부터 다르죠. 딱 이 모니터 이야기만은 아니지만. 하도 하다보니 '이 녀석은 색재현율 얼마 나오겠네'하고 촉이 오던데 이건 처음 느낌부터 괜찮았어요.
g-sync 호환은 dp 쓰는게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