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을 기름에 담그는 쿨링 방식에 대해선 전에 몇번 올린적 있었는데, 이번에는 새로운 소식입니다. 기름 대신 바닷물을 쓰는 방법과, 기름을 써서 쿨링했을 때의 문제에 대해 설명했네요.
우선 바닷물부터. 일본 국립 정보학 연구소의 프로젝트입니다. 일부 슈퍼컴퓨터는 Fluorinert나 NOVAC 오일에 시스템을 담궈서 온도를 떨어트리는 방법을 도입하고 있지요. 냉각 효율이 공냉보다 뛰어나다는 게 장점. 하지만 이런 액체들은 비싸죠.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는 비싼 액체 대신 보다 저렴한 방법을 찾기 위해 해저 데이터 서버인 프로젝트 Natick을 실험 중입니다. 다만 이건 거대한 통을 담그는 거니까 직접적으로 바다물에 넣는 건 아니죠.
반면 일본 국립 정보학 연구소는 시스템 표면을 코팅해서 직접 바닷물에 담금으로서 쿨링을 합니다. 2013년부터 시작한 실험이라고 하네요. 바닷물은 싸고 구하기도 어렵지 않다는 장점이 있죠.
실험에 사용한 메인보드입니다. 기화시킨 수지 기판의 부품 내부까지 들어가 균일한 피막을 형성하는 화학적 코팅 성장방법을 사용해서 parylene(파릴렌) 수지로 코팅했습니다. 이게 너무 얇으면 방수 기능이 떨어지니 최대 두께인 120μm로 처리.
코팅만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메인보드의 USB 핀이나 포트 등 필요 없는 건 모두 떼어냈습니다.
2016년 5월 11일에는 이렇게 준비한 시스템을-
진짜 바다에 투하.
한달이 채 안된 6월 2일에 끄집어냈습니다. 해조류가 많이 자랐네요. 하지만 시스템은 정상 작동중.
55일 후인 7월 27일에 올리자 홍합과 조개가 아주 잘 자랐습니다. 무게가 5~6kg 늘어났다고.
이건 실패 사례입니다. 에폭시 수지로 코팅한 시스템이지요. 점도가 높으면 투입이 어렵고 낮으면 굳기 전에 늘어지지요. 이쯤 되면 코팅이 아니라 봉인일듯.
다만 물에 넣기도 전에 실패. 온도계를 잘못 붙였다나..
이건 밀폐 용기에 PC를 넣기 위해 디자인한 케이스입니다.
커버를 방수 처리하고 20개의 나사로 박았습니다. 허나 3일만에 침수해서 실패.
방수 설계된 산업용 PC 케이스를 사용했습니다. 실제로 바닷물에 넣어도 잘 작동했으나 쿨링 성능이 기대만큼은 아니었다고. 이렇게 밀봉된 케이스를 기름이나 Fluorinert로 채우면 간단하게 쿨링이 해결되겠지만요.
이 연구실에는 애즈락 Q1900DC-ITX 메인보드가 많이 있었는데, 실험 조건에 맞는 제품이 이것 뿐이었다고 합니다. CPU자체를 내장한 메인보드에다가 AC 어댑터로 동작하는 걸 찾았거든요. CPU가 메인보드에 직접 붙어 있으면 소켓 주변의 코팅이 쉽고, AC 어댑터면 처리가 편합니다. 또 이 메인보드는 튀어나온 부분이 적고 발열도 낮다고.
위 시스템은 2년을 목표로 장기 테스트를 진행중입니다. 평소에는 일정 간격으로 핑을 보내서 살아있는지를 확인 중.
이번엔 기름 냉각입니다. 전에 셋팅해둔 기름 냉각 시스템인데, 6개월 전에 켰을 때는 작동했는데 이번에는 작동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6개월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기름 속에 일년동안 잠겨져 있었던 시스템입니다. 우선 기름기를 제거하고 무수 에탄올로 세척해서 말렸다고 하네요. 다른 메인보드에서 테스트해본 결과 CPU는 정상.
다만 메인보드는 곳곳에 기름 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소켓과 CPU 사이에 먼지가 들어간게 탄것처럼 보이는 곳도 있다고. 소켓을 청소하니 켜지긴 했지만 5분만에 종료. 아마도 캐패시터가 기름을 먹었거나, 소켓에 여전히 문제가 있거나, 메인보드 자체가 기름을 먹어 부풀어버리면서 패턴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닌가 의심 중입니다.
그래서 다른 시스템을 셋팅. 이번에는 고무 코팅을 하기로 했습니다.
부품과 케이블은 미리 연결하고 카스킹 테이프로 보호 처리한 후, 3번 정도 스프레이를 뿌려 코팅처리한 다음 4시간 건조를 거쳐 마스킹 테이프를 떼어냈습니다.
어쨌건 정상 작동중. 이게 잘 될지, 얼마나 갈지는 테스트에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