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월 전에 처음으로 그 이름이 등장했던 라데온 베가의 성능이 마침내 정식으로 공개됐습니다.
AMD는 고급형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한동안 빠져 있었고, 중급형 시장은 어느 정도 점유율을 차지했으나 가상화폐 채굴 때문에 RX 580/RX 570의 공급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라데온 RX 베가는 오랬동안 제외됐던 시장에 다시 진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그리고 베가의 답은 전력 효율에 대한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우선 플래그쉽인 라데온 RX 베가 64부터 시작합시다. 이 카드는 지포스 GTX 1080과 비슷할 거라 봤고,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3840x2160 해상도에서 베가 64는 지포스 GTX 1080과 게임 성능이 비슷합니다. 물론 게임에 따라선 결과가 다르지만 평균을 내면 비슷합니다. 문제는 전력 소비량에서 뒤진다는 것입니다. 베가 64는 295W의 전력을 끌어오는데 GTX 1080보다 110~150W 정도 더 높은 숫자입니다. 성능은 같은데 말이죠. 다행이도 베가 64는 가격이 좀 더 저렴하기에 가성비를 갖춘 AMD 그래픽카드를 원한다면 베가 64가 알맞습니다. 허나 전력 사용량과 발열까지 따진다면 베가 64는 애매합니다.
다음은 라데온 RX 베가 56입니다. 베가 56은 베가 64의 90%에 달하는 성능을 지녔지만 가격은 80%밖에 안됩니다. 그리고 지포스 GTX 1070과 비교해 보면 8%의 성능 차이가 납니다. 그래서 베가 56의 경쟁력이 더 뛰어납니다. 여기에 클럭도 낮아 베가 64보다 전력 효율도 좋아 보입니다. GTX 1070보다는 여전히 45~75W 정도 더 먹지만, 다른 요소를 검토해 보면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중요한 건 가격입니다. AMD는 MSRP를 399달러로 매겼는데 이걸 이 가격에 실제 시장에서 구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AMD는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라데온 RX 베가의 가격을 책정했습니다. 경쟁 상대보다 가격이 싸야 경쟁이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베가 10은 크기가 크고 전력 사용량이 많은 GPU입니다. 경쟁 상대인 NVIDIA의 GP102보다 더 크고 더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합니다. 그래도 한동안 포기했던 하이엔드 시장에 재진입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새로운 아키텍트의 시도란 점에선 괜찮을 듯. 다음 세대에서 더 나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