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의 양자 컴퓨팅 로드맵. 4천 큐빗 이상의 시스템을 계획 https://gigglehd.com/gg/12238970
IBM은 2022년 5월에 양자 컴퓨팅 로드맵을 공개하고, 2025년에 4천 양자비트의 시스템을 실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 내용을 설명한 글입니다.
IBM은 양자비트(큐비트)에 초전도 회로를 사용하며, 양자 프로세서에는 팔콘, 허밍버드, 이글, 오스프리, 콘도르 등의 맹금류 이름을 붙이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2021년 11월에 발표했던 이름이고요. 이후에는 헤론, 플라밍고, 크로스빌, 쿠카브라 의 4개가 추가됐습니다.
2019년의 팔콘은 27큐비트의 프로세서로 양산이 가능한 프로세서를 안정적으로 만드는 걸 목표로 삼았다고 합니다. 현재 실험용이 아닌 상용 시스템에는 팔콘 R5를 사용 중입니다. 2020년의 허밍버드는 65큐비트를 갖췄으며 하나의 칩에 큐비트를 직접하고, 하나의 신호선이 다양한 값을 띠도록 다중화 처리해 신호선의 수를 줄였습니다. 2021년에는 127큐비트의 이글을 공개해 100큐비트를 처음으로 넘어섰으며 3D 패키징을 도입해 더 규모를 늘려 나갈 수 있음을 검증했습니다.
2022년 말에는 433큐비트의 오스프리가 나올 예정입니다. 지금까지는 동축 케이블을 써서 신호를 전달했기에 케이블의 수가 많았고, 동축 케이블을 깔고 토크 렌치를 써서 커넥터를 고정하는 등 설치와 관리가 어려웠습니다. 오스프리는 여러 신호를 묶어서 처리하는 플랫 케이블을 도입합니다. 10mK의 매우 낮은 온도에서도 작동하는 케이블이며, 여기에 동적 회로를 조합해 실행 중의 양자 상태를 측정합니다. 계산 중의 양자 상태에 따라 그 다음 회로의 실행 상태를 바꾸는 일종의 조건 분기입니다. 2023년에는 세계 최초로 1000큐비트를 1개의 칩으로 실현한 콘도르를 만들고, 주변 부품도 개선합니다.
헤론은 모듈화 방식을 사용합니다. 여러 칩으로 나눈 모듈을 다로 개발하고 이를 조합합니다. 헤론은 하나의 냉동기에 여러 칩을 넣고 버스로 연결해 통신합니다. 칩 하나씩 따로 연결된 버스가 아니라 이들을 모두 연결한 버스를 사용하고, 그 중에서 원하는 신호를 선택하는 식입니다.
그리고 양자 게이트도 바뀝니다. 지금까지는 고정된 클럭의 양자 게이트 사이를 수동 소자로 연결하는 교차 공명 방식으로 양자 얽힘을 만들었으나, 헤론은 양자 비트를 그대로 두고 양자 엘리먼트 사이의 연결을 수동 소자가 아닌 튜너블 커플러를 사용햐 양자 얽힘을 실현합니다. 이 방식은 2021년 초의 논문에서 이미 설명했습니다.
2024년의 크로스빌도 모듈 구성을 사용하지만, 여기에선 칩을 나란히 배치하고 그 사이를 매우 짧은 배선으로 연결합니다. 따라서 양자 상태를 유지한 채로 통신이 가능하며 하나의 큰 양자 프로세서처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방식이라면 칩의 규모를 늘리기가 더욱 쉬워집니다.
플라멩고는 크로스빌처럼 배선으로 칩을 연결하는 모듈 구성이나, 이건 1m 정도 되는 와이어로 연결해서 양자 상태를 유지하며 통신을 진행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것도 1개의 양자 컴퓨터로 작동합니다. 대신 거리가 늘어나기에 크로스빌보다는 성능이 떨어집니다. 2025년의 쿠카브라는 모듈화와 통신 기술 2개를 조합해 더 긴 거리에서 대규모 칩을 연결, 4159큐비트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소프트웨어의 개발도 계속 됩니다. IBM은 2021년에 Qiskit 런타임을 발표했습니다. 기존의 컴퓨터를 양자 컴퓨터 옆에 두고 이 두개를 함께 쓰는 구조입니다. 2023년에는 이를 더 발전해 멀티스레드에서도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합니다. 그 외에 모든 처리를 클라우드에서 수행하고 자원을 분배해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기술, 긴 양자 회로를 실행할 때 에러가 누적되어 한계치에 도달하는 걸 막기 위해 실행 단위를 나누고 기존의 컴퓨팅 유닛을 활용해 보완하는 기술, 에러 억제 알고리즘 등이 있습니다.
IBM은 하드웨어를 지속적으로 개발하면서 소프트웨어를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양자 컴퓨터의 실용성을 높여 나가려 하는데, 기존의 컴퓨터에서 계산할 수 없거나 기존 컴퓨터보다 더욱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는 양자 초월이 가능하다는 걸 증명해야 합니다. 그게 언제일지는 알 수 없지만 2023년에는 변곡점이 생기면서 대규모의 시장이 형성되리라 보고 있습니다.
IBM의 이글은 똑같은 크기의 칩 4개를 겹쳤습니다. 관통 전극을 뚫어 칩을 연결한 3D 패키징인데 ,이게 극저온에서 작동하도록 만든 건 IBM이 처음입니다. 이 구성의 장점은 가장 만들기 어려운 큐비트 관련 부분을 최상층에만 유지하고 나머지 층은 공진기와 배선해서 배선 경로를 줄였다는 겁니다. 3D 패키징은 상온에서 작동하는 실리콘 칩에서는 이미 실용화됐으나 극저온에서는 제조 공정과 재료를 모두 바꿔야 합니다.
IBM은 양자 컴퓨터의 발전에서 양, 질, 속도가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큐비트의 양을 늘릴 뿐만 아니라 질, 에러율을 낮추는 것디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 3가지를 모두 고려해서 성능을 정량화한 퀀텀 볼륨이라는 지표를 도입했습니다. IBM은 매 년마다 이를 두배로 향상해 나가겠다고 밝혔으며, 2022년의 목표도 달성했습니다. 속도 역시 물론 중요합니다. 여기서 속도는 1초에 몇 번이나 게이트 조작이 가능하냐는 것인데, IBM의 초전도 큐비트는 원래 속도가 빠릅니다. 여기에 최적화를 더해 실행 속도를 더 높여 나갑니다.
핀란드 블루포스가 개발한 신형 냉동기입니다. 지금까지 양자 컴퓨터에서 흔히 보이던 원통형이 아닌 육각형인데요. 원통형은 내부를 진공 상태로 유지하기 편하지만, 진공 케이스 안에 히트 실드를 몇 층씩 겹쳐 넣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내용물을 더 쉽게 넣고 뺄 수 있도록 육각형 냉동기를 만들었습니다. 내부가 진공일 때 1제곱m당 1톤의 대기압을 버텨야 하기에 그 두께가 상당하리라 추측되며, 3개의 냉동기를 연결해 작동합니다. 앞서 플라멩고와 쿠카브라가 1m의 케이블로 연결된다고 했는데 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3개의 냉동기를 1m의 케이블로 연결하거든요.
다만 양자 컴퓨터만으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양자 컴퓨터와 기존의 컴퓨터를 조합해야 효율적인 활용이 가능하다는 게 IBM의 입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