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의 22년 2분기 실적 발표가 얼마나 충격적이었는지는 이미 글이 많이 올라왔는데요. 어닝 콜을 정리한 글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투자 관련 사이트인 시킹 알파에서 인텔을 검색하면 이런 것들이 뜬다고 합니다. 재난급 실적, 호러쇼 등등등.
인텔의 2분기 매출은 153억 달러로 작년 2분기의 196억 달러보다 40억 달러 가량 줄었습니다. 4월의 예측치와 비교해도 27억 달러가 줄었으며 총이익은 50% 아래로 떨어진 44.8%입니다. 그것도 이 숫자가 non-GAAP이기에 GAAP로 계산하면 36.5%까지 떨어집니다. 작년 2분기엔 59.8%와 57.1%였으니 수익이 크게 떨어져 적자가 됐습니다.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입니다. 매출은 30억 달러 줄었고 영업이익은 40억 달러에서 11억 달러가 됐습니다.
인텔 판매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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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 2021년 | |||||
데스크탑 | 22억 8900만 달러 | 27억 9200만 달러 | ||||
노트북 | 47억 5100만 달러 | 67억 3400만 달러 | ||||
기타 | 6억 2500만 달러 | 7억 2700만 달러 | ||||
합계 | 76억 6500만 달러 | 102억 5300만 달러 |
코로나 특수가 줄어들기도 했지만 노트북 매출이 20억 달러가 까인게 큽니다. 또 경쟁 상대(AMD)와 싸우면서 이익율이 떨어졌는데, 39%를 보던 영업 이익율이 14%까지 급락했습니다.
더 심각한 게 데이터센터와 AI입니다. 55억 달러에서 46억 달러로 매출이 9억 달러 줄었고, 영업 이익은 21억 달러에서 2억 달러, 영업 이익률이 5%로 떨어졌습니다. 그 이유는 OEM에 재고가 쌓여 있고 ASP 평균 판매 가격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이것도 다 AMD의 압박 때문이지요.
새로 설립된 네트워크와 엣지 그룹은 매출이 늘긴 했지만 이익이 크게 줄었습니다. 이건 만든지 얼마 안 됐으니 그러려니 하더라도 영업 이익율 10%는 너무 낮습니다. 그래도 NEX의 영업 이익이 2억 4100만 달러, 데이터센터/AI의 영업 이익이 2억 1400만 달러니까 훨씬 낫네요.
유일하게 좋은 기록을 세운 곳이 모빌아이입니다. 매출 4억 6000만 달러, 영업이익 1억 9000만 달러로 원래 덩치가 크지 않았지만 지금은 인텔 데이터센터 부문과 동급의 영업 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AXG(GPU, 그래픽)은 그래픽카드를 팔아야 숫자가 나올텐데 여긴 그러려니 칩시다.
파운드리 서비스도 지금은 투자 단계니까 손실을 볼 수밖에 없는데, 문제는 매출이 줄었다는 겁니다. 현재 인텔 파운드리 매출의 대부분은 인텔의 22/14/10/7nm가 아니라 타워 반도체에서 인수한 아날로그/전력 반도체 제품들입니다. 인텔은 매출이 줄어든 이유를 마스크 생산 매출이 줄어들고 새 제품의 생산량이 줄었다고 설명합니다.
이런 안 좋은 분위기는 3분기에도 계속 이어집니다. 여전히 총 이익이 50%가 되지 않습니다.
또 결산 발표에서 언급하진 않았지만 Form 10-Q 노트에서는 데이터센터/AI 그룹의 옵테인 메모리 사업을 정리하며 CXL은 계속 지원해 나간다고 했습니다. 이것 때문에 5억 5900만 달러의 재고 손실이 매출에 반영됐다고 하네요. 옵테인 사업은 축소하지만 기존 고객과의 계약은 계속합니다.
올해 3월의 스토리지 필드 데이 23에서 인텔 옵테인 그룹은 CXL용으로 3세대 옵테인 메모리를 도입하겠다고 했는데 이건 취소가 된 셈입니다.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갑자기 단종하진 못할테고 새 시스템에서 지원하지 않으며, 기존 고객들에게는 재고를 공급하는 식으로 줄여나갈 듯 합니다.
원래 3D Xpoint를 제조하던 마이크론은 여기서 철수하고, 생산 공장은 TI에 매각했습니다. 인텔도 중국 대련의 팹68에서 3D XPoint를 생산했지만 이건 SK 하이닉스에 매각합니다. 또 데스크탑용 옵테인도 정리해 나갈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이런 점을 감안해도 데이터센터/AI의 매출이 유독 낮은데, 그 가장 큰 이유는 사파이어 래피드가 아직도 출시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지금은 아이스레이크-SP의 3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가 판매 중이나, 이건 사파이어 래피드와 플랫폼이 호환되지 않으며 구형인 DDR4 메모리와 PCie 3.0만 지원하고 CXL도 지원하지 않으며 AMX 같은 최신 명령도 지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지금 시점에서 데이터센터에 도입하기에는 매력이 떨어집니다.
원래 사파이어 래피드는 2021년에 출시될 예정이었으니 아이스레이크-SP가 이렇게 늘어질 이유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2022년 8월까지도 사파이어 래피드가 출시되지 않았으니 고객과 OEM 모두 예상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원래 서버 제조사는 아이스레이크-SP의 재고를 줄이고 사파이어 래피드의 재고를 늘려야 했는데 사파이어 래피드를 살 수 없으니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어닝 콜의 마지막 질의 응답은 사파이어 래피드 관련 질문이 많았습니다. 인텔은 NVIDIA DGX-H100이 사파이어 래피드를 도입하고, 매출이 줄어들고 사파아어 래피드의 생산 준비 비용 때문에 영업 이익률이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파이어 래피드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스테핑을 준비해야 했고, 아직도 양산을 시작하지 못했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나아질 거라 설명합니다.
사파이어 래피드의 생산 자체는 전 분기에 하고 있으나 주력 모델은 아닌 걸로 보이며, 출하량이 많은 모델의 테이프 아웃은 이제 되었으며 이건 올해 하반기에 출시됩니다. 여기서 '생산된 모델'과 '테이프 아웃된 모델'이 어떤 건지 밝히진 않았습니다.
사파이어 래피드를 생산하기 전에 준비금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사파이어 래피드의 주요 모델이 품질 지표를 도달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품질 지표에 도달해야 생산 재고 확보를 중단하며, 이렇게 만든 제품 중 일부가 '팔릴 가능성'이 있어 이걸로 올해 말-내년까지 충당금의 일부를 회수할 수 있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인텔은 설계와 생산 기술 개발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것이 틱-톡처럼 발전해 나가도록 재구축하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사파이어 래피드의 '실패'는 분명하며, 품질 기준을 높이는 중이라고도 했습니다. 사파이어 래피드는 올해 일부 모델만 출시되며 대부분은 내년에 출시, 인텔 매출에 미치는 영향 역시 내년부터 해당됩니다.
이렇게 보면 일부는 만들고 본격적인 양산은 아니라고 하는데, 그 먼저 나온다는 '일부'조차도 평범한 데이터센터 OEM에 들어갈지 의문입니다. 슈퍼컴퓨터에 납품하기로 한 특수 용도의 특정 모델만 먼저 나왔을 수도 있겠지요. 또 사파이어 래피드가 23년으로 연기된다면 원래 2023년에 나올 예정이었던 에메랄드 래피드의 일정 역시 밀릴 수 있습니다. 인텔은 두 제품이 똑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며 모두 순조롭다고 말하지만, 이대로라면 사파이어 래피드는 출시된지 반년만대 후속작이 나오게 됩니다.
하긴 노트북쪽은 젠3 APU쪽 CPU/GPU 성능 및 전력 소모까지 인텔을 압도하다시피 했으니...
12세대가 나오면서 좀 달라지긴 했는데 12세대는 전력소모가 너무 처묵해버려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