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피스 프로 3를 잘 사용하고 있다가, 바닥에 실수로 한번 떨어트린 이후로 액정이 거의 반파 수준으로 망가졌습니다.
그런데 이게 참 애매한게, 리퍼를 받자니 단종된 모델이라 가격이 너무 비쌌고 (60만원대), 사설수리를 받자니 가격이 애매한 (20만원대) 느낌이 들어서 직접 갈아보자! 라고 하는 당찬 도전을 시작하게 됩니다... 거기에 떡본김에 제사지낸다고 용량이 작은 SSD도 교체하자! 라는 생각으로 판을 더 키우게 됩니다.. 핸드폰 액정 교체도 직접 해본 적 없는데... 사람이 무식하면 참 용감합니다.
그래서 알ㅁ익스프레스에서 액정을 주문하고, 컴ㅁ존에서 mSATA를 주문했습니다. 2월 초에 주문을 했는데, 춘절이 끼는 바람에 3월을 바라보는 때가 되어서야 도착을 했습니다..
액정은 매우 잘 포장된 양품(?)이 왔습니다. 아주 가끔 액정이 깨져서 왔다고 피드백을 단 글들이 있어 약간 불안했는데, 다행입니다.
SSD는 하루만에 옵니다. 한국은 택배가 참 빨라서 좋아요. 512G는 좀 오버같아서 256G으로 만족하기로 하였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회사 (디오테라) 제품인데, 후기들이 나쁘지가 않아서 일단 질렀습니다.
이제 험난한 여정의 시작입니다. 영상 리뷰들을 보면 쉽게 슥슥슥 해서 액정을 분리하기에 매우 쉬운 과정일 것으로 생각했습니다만... 액정이 많이 깨져있는 상황이라 한번에 스스슥 들어올리기도 힘들었고, 에지간한 열을 가해서는 접착제가 꿈쩍도 하지 않았기에 결국 구석을 깨는 식으로(..) 분리를 하였습니다.. 얇은 것으로 들어서 거기에 안쓰는 카드를 끼워넣는 식으로 살살살 밀어서 진행했습니다.
프라스틱으로 된 얇은 카드도 좋은 옵션입니다. 열풍기로 데우고 접착제와 액정 사이에 카드를 넣어서 스스슥 미는 식으로 하는데, 요령이 생기니 진행이 더 빨라졌습니다.
테두리의 접착된 부분을 전부 분리하면 이렇게 액정이 들리게 됩니다. 묶여있는 저 케이블만 떼어내면 액정과 본체가 분리됩니다.
매우 나사를 풀어야 할 것 같이 생겼지만, 페이크입니다. 표시한 두 부분만 분리하면 되는데, 연두색 부분은 힘을 살짝 가하면 분리가 툭 하고 되고, 오른쪽의 주황색 부분은 위에 접착제로 붙어있는 쇠 덮개를 제거하고, 살짝 힘을 가하면 분리가 가능합니다.
(사실 교체용 액정에서 케이블이 달려나오는지 여부가 중요한데, 제가 산 케이블은 가운데 디스플레이 연결을 위한 검은 선이 포함되어있지 않았습니다. 만약 구매하신 액정에 케이블이 달려나왔다면, 나사를 분리하고, 케이블과 액정을 같이 분리하고, 교체용 액정의 케이블을 연결해주는 식으로 교체하시면 됩니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펜 테스트와 터치 테스트를 해봅니다. 덮고 접착까지 끝났는데 액정이 잘 안되어서 다시 여는 경우는 상상하기도 싫네요 :( ... 누르는 곳에 점이 잘 찍히고, 펜도 잘 인식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 다음 SSD 교체입니다. 표시한 곳에 나사를 풀면 알아서 튀어나옵니다. 살짝 분리해줍니다.
적출한 삼성 128G, 교체한 디오테라 256G mSATA SSD입니다. 기판이 서로 반대방향에 있는 이유는 왜일까요..
기판이 반대편에 있어서, 제대로 연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잘못 연결한 기분이 들게 합니다.
SSD 역시 덮기 전에 잘 인식하는지 체크해줍니다. 액정 분리는 상상만해도 끔찍합니다...
그리고 마무ㅡ리 입니다. 양면테이프를 원래 접착제가 덕지덕지 붙어있던 자리에 발라주고, 액정을 자리에 맞게 붙여주시면 끝입니다.
완료.
호기롭게 시작한 일이지만, 생각보다 너무 힘들었습니다... (약 3~4시간 소요). 30분만에 분리 뚝딱뚝딱 해서 영상 올리는 금손분들을 존경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후한 접착제 인심은 절대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