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제가 가진 서피스 고는 64GB eMMC에 4GB RAM 모델입니다.
당연히 쾌적하게 인터넷을 하거나 문서 작업을 할 정도는 아닙니다. 약간의 답답함을 감수하면 충분히 쓸만한 사양이라고 말 할 수 있지만요. 사양이 사실 노트북이나 PC와 비교했을때에는 확실히 낮은 편인거지, 쿨러도 없고 가벼운 PC다 가정하면 이정도면 사양이 나쁘지 않아요.
그리고 정말 서피스 고는 잘 만든 태블릿입니다. 물론 요즘 얇은 배젤에 가볍고 화면 쨍한 태블릿이 많아 그에 비하면 꿀리는 제품이지만 풀버전 윈도우가 돌아가는데 가격이 저렴한(물론 별매 포함하면 저렴하진 않습니다만...) 제품으로 보면 잘 만든 제품이예요. 기본적으로 완성도가 높습니다. 베터리도 어느정도 가구요. 별매를 포함해서 조금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한다면 필기입력이 가능한 터치펜과 키감도 좋고 보들보들한 느낌에 터치패드도 엄청 좋은데 이게 커버 기능까지 되는 타잎 커버 까지 해서 한다면 정말 잘 만든 태블릿입니다.
왜이렇게 서피스 고를 포장하나면, 그걸 망치고 있는게 윈도우 10 이거든요. 대략 한달째 쓰고 난 감상평은, 이렇게 좋은 기기를 이렇게 망쳐버렸을까 라는 겁니다. 단순히 윈도우가 터치 친화적이지 않아서, 터치 친화적인 UI 는 사실상 망한 UI인 것으로 인한 부분을 모두 제외하고서라도 문제가 많습니다. 물론 몇가지는 성능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긴 하지만, 그건 또 그거 나름대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몇가지 예를 들면.
1. 주기적인 랙, CPU 점유율 상승등이 발생해서 이야 이거 좀 문제가 있는것 같은데... 라고 생각했더니, 바탕화면과 윈도우 테마를 자동으로 전환해가며 설정해주는 기능이 문제라는걸 찾아냈어요. 이 기능이 상당히 시스템 리소스를 잡아먹는 모양이네요. 근데 그거 말고도 몇가지 더 있는거 같은데 계속 찾아보고 있어요. 보이시나요? 위의 화면에서 작업 관리자 띄워두고 어느 녀석이 범인인가를 찾고 있는 모습이???
2. 기본적으로 기기는 와이파이 다이랙트 전송을 지원하는 모양이예요. 그런지만 아무리 와이파이 다이랙트를 통해 파일을 전송하려 해도 서피스고가 받아드리는 것 자체를 모르는 모양입니다. 결과적으로 와이파이 다이랙트로 전송 가능한 기기로 뜨지만 정작 전송을 하려고 해도 전송이 되지 않습니다....
3. 시작 메뉴를 열면 필연적으로 2~3초의 늦은 반응으로 시작 메뉴가 열립니다. 마찬가지로 멀티테스킹 또한 필연적으로 2~3초의 늦은 반응. 그리고 그게 시너지로 작용해서 태블릿 모드로 전환되었을때는 끔찍합니다. 도대체 이걸 쓰라고 만든건지 의심이 되요. 물론 늘 그러는건 아니지만, 필요하다 생각해서 쓸 때, 버버버버버버ㅓ버버버버버버버벅 하는 모습은 정말 참을 수 가 없네요.
4. IR 카메라를 이용한 얼굴 인식은 잠금 시간이 길었거나, 껏다 켰을때에는 거히 사용하지 못합니다. 얼굴 드리밀고 10초 ~ 20초 기다려야 해요. 이게 하드웨어적 문제냐 라고 하면 그건 아닙니다. 당장 화면을 잠시 껏다 다시 켜서 얼굴 인식 시키면 정말 1~2초도 안되서 잠금이 풀리거든요.
5. 윈도우 잠금 방식 중 동적 잠금 방식이 있습니다. 소지하고 있는 스마트 기기와 블루투스 페어링하여 연결이 끊길 경우 잠금을 해 주는 것이지요. 하지만 안됩니다. 제 폰이 아주 특이한 폰이라면 모르겠는데, 평범한 안드로이드 폰이거든요. 페어링 자체가 실패합니다. 정확히 서피스 쪽에서는 페어링 완료가 뜨는데 스마트폰 쪽에서는 페어링 실패가 뜨는 서로 다른 반응을 보입니다. 이러면 못써요.
6. 도대체 기본으로 깔리는 윈도우 앱들은 뭔가요. 서피스 필기 관련 앱만 한 4~5개 되는 것 같습니다. 기본 윈노트, 화이트보드, 캡쳐 및 스케치, 이상한 자동차 그림 위에 서피스팬으로 그림을 덧그릴 수 있는 앱, 서피스 팬을 통해 사진을 편집하는 앱등등... 안그래도 작은 용량인데 일단 기본으로 깔고 시작하니 당연히 용량이 부족할 수 밖에 없습니다...
7. 언제나 그랬지만 기본 동영상 플래이어와 그루브 뮤직 자체도 잘 써보려 했지만서도, 도저히 불편해서 쓸 만한 게 못되네요. 일단 플래이 리스트 파일 조차 제대로 지원되지 않는 것들은 상종할 필요가 없습니다. 바로 팟플래이어를 깔게 됬네요.
하지 못한 말은 엄청 많은데,,, 여튼 마음에 드는게 하나도 없어요. 오로지 하드웨어 완성도만 아주 좋게 보이고, 그나마 풀 윈도우가 들어가서 내가 원하는 작업이 가능하다 정도 밖에는 없네요.
얼마전에 서피스 고 관련 글에 달린 댓글을 본 것중 공감되는게 있는데, 하드웨어 만드는 부서와 소프트웨어 만드는 부서가 분명 서로 싸운게 틀림 없다고... 했던 말이 공감됩니다. 애초에 그냥 둘은 다른 회사다! 라는게 오히려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이네요..
여튼 Windows 10은 그냥 똥입니다. 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