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교체하려고 질문글도 올렸었지만 결국 존버하는것으로 굳어져서 그냥저냥 지냈었는데, 어쩌다 보니 케이스를 하나 얻어왔습니다. 어차피 책상아래쪽에 두고 쓰는데다가 한번 집어넣으면 볼일이 없어 기존 케이스에 별 불만이 없었는데, 최근들어 방청소 중 케이스 지지대 왼쪽 뒤 부분이 박살났습니다. 어찌어찌 테이프로 감아두긴 했는데, 결국 오늘 교체했네요.
그러나 커스텀 수냉에서 케이스 교체란 여러모로 권장되지 않는 작업입니다. 일단 기존 케이스에서 부품들을 분해하는 작업이 오래 걸립니다. 냉각수 빼고, 파이프 빼고, 피팅 빼고, 워터블럭과 라디에이터에 잔존냉각수가 있기 때문에 물막이 피팅을 달아준 후에야 주요부품 탈거작업에 들어갑니다. 뭐 여기까진 숙련되면(?) 금방 합니다만. 새 케이스는 당연하게도 라디에이터 장착 위치가 다릅니다. 그렇다는 것은? 수로를 수정해야한다는 것이죠. 열풍기와 남은 파이프를 꺼내다가 다시 만들어줬습니다. 두번은 못할짓이네요. 다음엔 하드튜브가 아닌 PVC 소프트튜브로 넘어갈까 하는 충동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밴딩실력이 늘어난건지 파이프가 깔끔하게 나와줘서 기분좋게 넘어갔네요.
그러고보니 정작 케이스 이야기는 안했는데, 브라보텍 트레저 X8 830T라는 제품입니다. 일전에 어떤분이 케이스 선정리공간이 메인보드 SATA포트를 다 막는다고 올려주신적이 있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일반적인 ATX 사이즈까진 큰 간섭없이 조립이 가능했습니다. 다만 상품DB에서 자랑스럽게 써둔 '고급진 분체도장'은 번들팬을 탈착하면서 보니 벌써 우수수 떨어지고 있고, 번들팬 장착용으로 쓰인 검정색 나사도 품질이 안좋아서 검정가루가 마구 휘날렸습니다. 그리고 케이스 지지대쪽에 붙여진 스펀지 품질은 정말 안좋아서, 케이스를 두는곳마다 검정색 자국이 남네요ㅡㅡ 제값주고 샀으면 아까울 뻔 했습니다. 브라보텍은 광고DB에만 신경쓰지 말고 기본적인 품질에 신경좀 써야할 듯 합니다. 다만 굳이 장점을 꼽자면 팬컨트롤러에 슬롯이 많아서 다 꽂아진다는 점, 하드베이 탈거가 되서 큼직한 파워서플라이도 쉽게 설치가능하다는 점, 두꺼운 강화유리가 이전에 쓰던 아크릴보다 깔끔하고 방음성능도 괜찮은 편이라는 것, 확장성이 전보다 조금 나아진 점 등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