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주말 과제 없는 주말에 기숙사에 틀어박힌 체 웹서핑만 하고 있다가...
문득 '쓰다가 나중에 써멀그리스 재도포 해줘야 하는데 한번 분해해 볼까?' 라는 생각이 문득 스쳐지나갔습니다.
장비(IFi*i* Tech pro toolkit)도 있겠다... 이전에 사용하던 맥프레 13인치도 자주 분해해다가 서멀구리스 발라주고 써멀패드도 붙여준 전적이 있으니 해볼만 하다 해서 시간 때울 겸 해봤죠.
헌데 IFixit Teardowns 에서 왜 1점을 받았는가 라는 생각을 안해본 결과....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는 부재에 걸맞게
상상도 못한 지옥도가 펼쳐졌습니다;;;
팜레스트 하판 여는 건 나사가 10개에서 6개로 줄었으니 뭐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헌데 이상하게 피크로 공간을 벌려줘도 안열리는 겁니다. 이전 맥프레는 그냥 위의 배기구 잡고 열어주면 걸쇠 빠지면서 열리는데 신형 맥북은 하단은 걸쇠가 빠지는데 상단은 열리지가 않는 겁니다.
1. 자세히 살펴본다. 2.힘으로 열어제낀다.
라는 2가지 선택지에서 겁나 비싼 물건인데 힘으로 재끼면 안되겠다 라는 생각에 1번을 택하고 자세히 살펴본게 천운이였습니다.
그 결과.....
양쪽 배기구에 슬리이딩식 걸쇠가 있었으니... 아무리 열어재끼려 해도 안되지.... 허허허헣;;;;;;
영상에도 이거 어찌 여는지는 안나오니 전혀 몰랐네요
만약에 힘으로 재꼈으면 하판 휘는건 기본이고 일단 하판을 못쓰게 되는 것은 물론이요.... 뜯겨나가면서 내부 기판 긁거나 쇼트내서 그대로 Bad END가 나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껍니다 ㅎㄷㄷ;;;
전에는 배기구 잡고 열면 열렸는데 이번에는 배기구가 아닌 하단을 살짝 열고 아래로 당겨야 합니다. 그것도 힘 좀 줘서 말이죠;;;
전에 맥북 분해해 보신 분들 조심하세요.
이건 완벽한 함정이에요.... ㄷㄷ
처음부터 이런 난관에 봉착하고도 일단 열어 재끼고 그대로 살펴봤죠.
아래에서 말씀드릴 최악의 선택으로 한창 분해하던 와중의 사진입니다만....
사진만 보셔도 결과가 어찌 되었을지는 별 말이 필요 없겠죠.
열고 한번 내부 쓰윽 보고 그대로 닫았어야 했는데 써멀구리스 재도포하는 연습이나 하며 계속 속행했습니다.
여기서 포기했다면 좋았을 것을....
그래서 히트싱크의 양 끝단에 보이는 상단의 나사를 풀고... 위의 고무 패킹을 위로 재끼고 때려 했으나....
사실 히트씽크의 나사는 기판 반대편에서 풀도록 되어있던 것입니다;;;;;; OMG;;;;;
그래서 포기하고 다시 덮기 위해 고무 패킹을 제자리로 위치하려 했는데 이것도 이것대로 모양이 요상하니 홈에 맞게 들어가지 않는 것입니다;;;; 허허;;;;;
그러니 이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매인보드 들어내고 저 고무패킹을 원상복구 시켜야 되는 대 참사가 발생하여.... 1시간동안 드라이버 잡고 거의 완전 분해 조립을 시작했습니다.
사진을 찍었으면 좋았을텐데 그럴 여유도 없이 잘못 까딱 하면 날려먹는다는 공포와 멘붕 상태로 하다보니 안찍어서 그냥 글로 표현하겠습니다.
베터리 단자 연결 나사 T4 1개 제거
베터리 단자 분리 및 컨트롤러 단자 제거
모니터 힌지 보호 커버 나사 T4 4개 제거
히트씽크 프레임 고정 나사 8T 2개 제거
썬더볼트겸 전원 단자 IO 커넥터 보호쉴드 나사 T4 4개 제거
터치패드 & 키보드 커넥터 보호 쉴드 나사 T4 2개 제거
이어폰 젝 커넥터 보호 쉴드 4T 2개 제거
터치바 커넥터 보호 쉴드 나사 4T 제거
디스플레이 어셈블리 커넥터 보호쉴드 나사 4T 2개 제거
마이크 IO 보드 커넥터 보호쉴드 나사 4T 2개 제거
잡다 커넥터 8개 분리
좌 우 스피커 커넥터 2개 분리
에어포트 안테나 커넥터 3개 분리
쿨러 커넥터 분리
로직보드 고정나사 6T 6개, 4T 2개 제거....
후 로직보드를 들어올려 원위치 시킨뒤 다시 역순으로....
심지어 장갑도 없어서 식은땀 범벅인 맨손을 휴지와 수건으로 닦아가며.....
각자 규격도 색상도 다른 나사가 몇개야 대체.... (나사 31개, 커넥터 14개, 쉴드 6개 분리)
그렇게 1시간동안 이 귀한 물건 손상 안가게 조심조심하며 완전 분해후 다시 재조립하는 모험을 하고 전원을 올리니.....
어? 안켜지네?자와...자와...자와...
'세상에나... 이제 망했구나 젠장;;;;' 하다가 베터리 단자를 분리했다가 다시 끼워서 그런가 싶어 전원 단자 꽂으니 다행히도 정상 부팅되니.... 결과적으로 재조립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어찌저찌 완전분해 완전조립을 마치고 느낀점은....
써멀 재도포든 내부 청소든 그냥 곱게 사설 방문해서 맡기는게 답입니다.
써멀 재도포->매인보드 적출=오버홀 이라는 공식의 성립입니다.
그냥 자가수리를 거부하네요. 뭐... 청소 정도는 할 수 있지만 팜레스트 하판 분리가 난해해서 다시 까보기가 무섭네요.
심지어 다시 보니 살짝 휜 듯 한데.... ㅠㅠ
이거 한번 더 하면 진짜 심장마비로 세상 하직하겠네요...
여담으로 베터리 커넥터 분리가 나사 하나만 풀고 제껴주면 끝이라 커넥터 손상의 우려가 없다는 소소한 장점과....
트랙패드 분리가 베터리 제거 없이 가능하다는... 분해 리뷰에서 1점 받은 단 하나의 +요소가 장점이라 볼 수 있겠네요.
정말 살면서 친구 노트북 수리해준다고 다 뜯어보고 제 이전 맥북도 다 뜯어봤지만....
이번 신형 맥북 프로 시리즈는는 그냥 자가수리 자체를 포기하는게 편합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자가 수리하려면 메인보드 들어내는 것 부터 기본인데.... 이게 거의 완전분해 수준입니다.
이전 맥북프로나 에어같이 그냥 히트씽크 분리 조차도 메인보드 뒷면에서 나사로 고정되어있으니....
그냥 못한다 보시면 되고요. 추가로 팜레스트 하판 때는 것도 힘도 들어가고 휠 가능성도 있네요.
덤으로 그냥 열어봤다가 삑사리나서 나사 하나가 로직보드 밑으로 굴러가서 안빠지면 완전분해 확정입니다.
심지어 커넥터도 대형화 되어있어서 분리 후 장착시 접촉 불량 우려 및 내구도 저하 혹은 파손이 심히 우려됩니다. 심지어 길이가 길고 크다보니 잘 들이맞지를 않아요;;;
저도 키보드,모니터 커넥터가 크기도 가장 큰데 잘 안끼워져서 고생했습니다. 정말 해먹을 짓이 아니에요 ㄷㄷ
총평 : 전에도 자가수리 하기 용이한건 아니지만 구형 맥프레는 써멀구리스 재도포라도 쉬운 편이지....
신형 맥북프로는 분해하라고 만든게 아닙니다. 파손 위험 요소가 너무 많아요.
그냥 돈주고 사설 센터에 맡기세요. 괜히 자가 수리 시도하다가 기기 날리지 마시고;;
사용한 장비들.... 팁 P5, T4, T6, T8... 그중에 하판 개봉할 때 쓰는 P5는 하도 오래 쓴 것도 있고 녹도 좀 슬다보니 이번에 아예 피로파괴로 뒤틀리며 부러졌네요.
새로 사야겠습니다... ㅠㅠ
P.S
이런 조잡한 글이 메인에 올라가게 되다니.... 감사...! 압도적 감사...! ㅠㅠ
P.S 2
인기글 최상위라니.... ㅎ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