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기존에 Apple 기기에서 게임은 사치품이었습니다.
구형 Mac에서는 간간히 나오기는 했으나, Apple 스스로가 끊어 내었고 Apple Silicon으로 완전히 이주한 지금은 아예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지요.
사용자들이 Unix임을 착안하여, Wine과 Apple의 Rosetta 2, 그리고 Direct X to Vulkan, Vulkan to Metal을 활용하여 Windows용 S/W를 구동하거나, 아니면 아예 게임에 특화된 CrossOver 같은 몇몇 상용 S/W를 구매하기도 합니다.
VM 위에 올려서 돌리기도 하지요.
그리고, 이전까지 Apple은 뒤에서 뒷짐지고서 방관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완전히 Mac에 게임이 없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는지 하나 둘 매년 WWDC에서 맛보기로 게임사를 통해 포팅하여 보여주기도 하였지요.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WWDC23에서 시선의 주인공은 당연 Vision Pro 였습니다.
가격이나 성능이나 놀라움에 극에 달하였으니까요.
이건, 기존에 사용자도 새로운 사용자도 놀라웠음을 부정할 순 없을 겁니다.
물론, 그 와중에 저런 대단한 기기를 그저 앉아서 평면을 바라보는 방식으로만 홍보를 할 수 있었냐는 관련 커뮤니티의 비판이 있었지만, 모두가 알고 있듯이 AR 기기로 소개한 이 기기는 VR 기기이고, 기존 VR 기기에서 하던 것들을 할 수 있지요.
당연히 이 제품을 보고서 VR이 쌓아온 기존 컨텐츠를 가져올 수 없으면, 가격에 비해서 너무 할 것이 없다는 언론의 의견도 당연히 나올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Apple도 이를 의식한 것 같습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Apple이 이번 WWDC에서 Vision Pro를 소개하기 전에 간략하게 소개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Game Porting Toolkit 입니다.
그저 개발자를 위한 도구인 것처럼 Apple은 소개하고 넘어 갔으나, 실상 이를 살펴보면 이건 Steam OS에서 구동되는 Proton과 동일한 물건입니다.
그러니까, Apple 기기에서 Windows에서 구동되던 게임을 실행할 수 있게 만드는 Apple의 공식적인 도구입니다.
이미, Steam OS에서 잘 만들어진 Proton이 약간의 손해는 있을지언정 대부분의 게임을 잘 구동하게 함을 입증하였습니다.
그리고 Apple도 이전에 Rosetta 2를 통해서 기존 x86으로 만들어진 S/W를 충분히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 주었지요.
이번 Apple의 Game Porting Toolkit도 마찬가지입니다.
Apple이 현재 Homebrew를 통해서 배포하고 있는 이것은 현재 Windows에서 Direct X 12로 구동되는 게임들도 Apple의 Mac에서 구동하게 합니다.
이는 앞으로 다가올 자사의 Vision Pro를 선보이는 것에 있어서 기존 개발된 컨텐츠들을 쉽게 가져오게 함으로서, 초반에 컨텐츠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피하고 겸사겸사 이전까지 Mac이 작업용으로 뛰어난 이유는 작업만 할 수 있다는 비판아닌 비판을 치우려는 것 같습니다.
물론, 공식적인 사용은 개발자가 Toolkit을 통해서 Apple 제품을 위한 컨텐츠 이식에 활용하는 것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일반 사용자가 그저 Homebrew를 통해서 설치하고 그저 간편하게 Steam OS에서 Proton이 그러했던 것처럼 Windows의 게임을 구동하는 것입니다.
한편으로 걱정이 되는 것은, 이렇게 Apple이 Windows 게임을 호환 방식으로 구동하게 함으로서, 앞으로는 Mac을 위해서 개발을 하려는 사람은 더욱 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걱정이 크지 않은 이유도 아이러니하게도 어차피 Mac에 출시되는 게임은 전무한 것과 다름 없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