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가끔, 마누라 핸드폰으로 당근마켓에 접속해 고전 컴퓨터나 게임기 같은 게 올라왔나 확인해 봅니다.
그러던 차에 어제는 이 동네에서 패미컴을 판다는 사람을 봤어요.
이렇게 생긴 겁니다.
이게 짝퉁이 워낙 많이 나온 물건이고, 짝퉁은 줘도 안 가질거지만, 진품이라고 확신한 이유가 몇 가지 있었는데요.
1. 본체 정면에 저렇게 '패밀리 컴퓨터'라고 써져 있습니다. 중국 애들이 짭은 많이 만들어도 상표를 맘대로 쓰긴 힘들지요.
2. 게임기에 롬팩 슬롯이 있고, 거기에 합팩을 꽂도록 만들었더라고요. 짭이라면 본체에 다 때려박지 굳이 팩을 뺄 필요가 없잖아요?
3. 게임기에 HDMI 포트가 없고 구닥다리 컴포지트 AV 포트만 달려 있으며, 그걸 굳이 HDMI 젠더에 연결해서 썼다고 하더라고요.
가격은 무려 3만원. 이 정도면 당장 사야 하지만, 시간이 워낙 늦었던지라 오늘 아침까지는 참기로 하고 다른 글은 없나 둘러보고 있었는데요. 똑같이 저 패밀리 컴퓨터를 판다는 다른 글이 보이더라고요.
저 희귀한 물건을 파는 사람이 이 동네에 두 명 씩이나 있진 않을거라 이상하게 생각했는데요. 두 번째로 본 글은 사진이 더 많네요. 그리고 이걸 보고서야 짝퉁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1. HDMI 젠더가 똑같이 생겼습니다. 합팩마저도 똑같이 생겼습니다. 최소한 둘 중 하나는 다르게 생겨야 할텐데요.
2. 박스에는 패밀리 컴퓨터라는 말이 없습니다. FC COMPACT 2라고만 써져 있네요.
3. 결정적으로, 게임 패드의 버튼이 A/B 이렇게 두 개가 아니라 A/B/X/Y더라고요.
이쯤 되니 짝툼임을 확신하고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FC COMPACT 2라고 짝퉁을 파네요. 가격은 신품이 4만원 이하.
전에 일본 갔을 때 MSX 중고 7천엔 짜리를 본걸 사왔어야 하는데.. 이래저래 사서 모을 일은 멀어저만 가네요.